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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2020년 1만원 공약'을 포기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대선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는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과 고용상황,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사정 등 이해관계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어렵게 결정을 내렸다"며 "최저임금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지난 14일 사용자 위원들의 불참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고 올해 7530원보다 10.9% 인상한 8350원을 내년 최저임금으로 의결했다. 최저임금 회의는 노동계와 사용자위원들 모두 한 차례씩 불참한 바 있다. 원칙적으로 최저임금은 심의·의결 과정에 공익위원,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의 합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

정부는 앞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다. 고용지표가 발표되며 관련 지적이 나오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부진 여파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각계에서는 그간 “현재 경제 상황에서 최저임금 1만원은 어려운 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어왔다. 특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정부의 핵심 목표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론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당장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비공개 조찬 회동 이후 "하반기에 있을 수 있는 하방 위험요인을 주목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경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이번에 최저임금을 올린 것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소득분배나 양극화 문제, 취약계층에 있는 근로자를 볼 때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사업자의 부담 능력을 감안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우려가 있다"며 "혁신성장 측면에서 경제를 활용하는 심리적인 마인드를 촉진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볼 때도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이 높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에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와 김 부총리의 발언에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올해 명목상 최저 시급이 10.9% 인상됐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돼 실질적 인상률은 이 보다 훨씬 떨어진다”고 반발하고 있고, 영세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액을 대폭 높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타격받고 고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일자리안정자금뿐 아니라 상가임대차보호, 합리적인 카드수수료와 가맹점보호 등 조속한 후속 보완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근로장려세제 대폭 확대 등 저임금노동자와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주는 보완대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투입되는 세금을 두고 야당 등의 반발이 예상되면서 정부의 향후 대책 발표에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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