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무이자 할부이자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말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대형마트 등 유통매장에서 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중단돼 소비자들의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7일 “소비자 상거래의 60% 이상이 신용카드를 이용하고, 사용금액의 80%가 무이자 할부를 이용해 제2의 화폐처럼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정부, 카드사, 가맹점이 서로 양보 타협하여 해결하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금소연은 “카드사가 대형 가맹점의 ‘무이자 할부’를 전면 중단한 것은 그 동안 소비자 기여는 고려하지 않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며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하는 처사로서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며, 수수방관하는 금융당국 역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상거래 대금의 60% 이상이 카드로 이루어지는 것은 정부의 세원의 투명화, 소득공제 확대 등 카드이용장려 정책에 따라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형성된 거래관행으로 카드이용금액의 80%정도가 무이자할부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카드사들은 대형 가맹점 매출액이 연간 1000억 원 이상인 대형할인점, 백화점, 면세점, 항공사, 통신사 등의 무이자 할부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의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의 개정으로 35년 만에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개편돼 업종별로 적용해오던 수수료율이 연매출 단위로 변경됐다.

연매출 2억원 미만인 영세가맹점은 일률적으로 1.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며, 연매출 2억원이 넘는 가맹점은 최대 2.7%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형가맹점들이 인상되는 수수료만큼 상품가격으로 전가시킬 것으로 예상돼 결국 전부 소비자의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고 금소연은 지적했다.

또한, 보건복지부도 의무가입 대상인 4대 보험 카드수수료를 국세처럼 납입자가 부담토록 법안을 제출할 계획으로 카드사는 수수료 개편으로 인한 예상손실 8천억을 보전하기 위해 부가서비스할인 혜택을 축소하거나 기준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금소연에 따르면 외환위기 후 영수증복권제, 소득공제, 가맹점 가입의무화, 카드사용내역 법적증빙인정, 차별대우금지 등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이 일상화돼 민간소비지출 중 신용카드 이용률이 60%을 넘어 화폐처럼 지급결제 수단이 됐다.

지난 2011년 할부이용실적 86조 원 중 무이자 할부 이용실적이 67조원인 77.8%으로 소비자들은 카드를 제2화폐처럼 사용해 왔다.

금소연은 “신용카드를 화폐처럼 결제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채 금융당국이 수수방관하고 카드사와 가맹점이 계열사 제휴카드의 무이자할부는 그대로 두고 금융계 카드사와는 협상을 미루고 있다”며 “그 동안 매년 수 조원 이상의 이득을 챙겨왔음에도 이자부담을 일시에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금소연 강형구 금융국장은 “결제수단인 화폐의 발행과 폐기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있듯이, 화폐보다 더 많이 사용하여 주요 결제수단이 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가맹점 수수료 증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상품가격에 전가,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납부자부담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가 주도해 서로 타협 양보하고 수수료 인상과 수수료 감면에 의한 손실을 내부적으로 흡수해 소비자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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