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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감원 일을 안 하나 못하나보험사 자기손해사정과 자문의 제도만 없애도 보험민원 절반으로 줄어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 승인 2018.06.25 19:51

[여성소비자신문]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눈앞에 보이는 당장 해결할 수 있는‘소비자에게 불공정, 불합리한 관행’을 고치지는 않고, 민원이 많고,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한다며 국을 신설한다고 인원을 늘리고 있다. 또 수장들은 연일 말로만 금융소비자보호를 외치고 있다. 일을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금융감독원에 작년에 접수된 민원이 7만6357건이고 이중 보험민원이 4만7723건으로 62.5%로 전체 금융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매일 130명 이상 보험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되는 보험은 민원(民怨)산업이 된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보험민원을 유발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보험사의 두 가지 잘못된 행위 때문이다. 첫째는 자기손해사정 때문이다. 소비자가 보험사고를 당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는 자회사인 손해사정회사에 사고조사를 맡긴다.

이 자회사는 보험사가 출자하거나 퇴직 임원들이 만든 회사로 일감몰아주기 부당행위의 대표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이 회사들은 보험사가‘손해율’즉, 얼마나 보험금을 안 주었는가?를 KPI로 평가해 보험사의 의도대로 보험금을“깍거나 안주려”는 악역을 도맡아 수행한다.

장해1급의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장해보험금 청구 환자의 의식상태를 확인한다며, 보호자를 병실에서 내보내고 “꼬집어 보고, 욕하고, 몰래카메라로 촬영”하는 행위를 자행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던 자기 손해사정회사다.

이렇게 소비자가 신청한 보험금을 안주고, 깍고, 강제로 해지시키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 일을 계속할 수 있다. 손해사정은 원래 ‘객관적이고 공정하게’손해액을 있는 그대로 산정하면 되는 업무임에도 불법적으로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보험사의 못된 행동 두번째는 자문의사제도 때문이다. 소비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려 치료를 받게 되면, 환자를 치료한 주치의가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행하게 된다. 이것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는 치료기록과 진단서를 자사 자문의사한테 보내 자문의 의견서를 받는다. 이 의견서는 소비자에게 보여 주지도 않고 소속도 이름도 알 수 없으나, 보험금지급거부의 수단으로 삼는다.

실례로 포항에 사는 김모씨는 급성뇌경색(I639)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 진단보험금을 신청하여 삼성화재는 바로 보험금을 지급했으나, 삼성생명은 환자를 진료하지도 않은 자사 자문의에게 의견서를 받아 급성뇌경색이 아니고 열공성 뇌경색(I69)이라며 일방적으로 보험금지급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사례이다.

이와 같은 자문건수는 연간 9만건 정도 보험사가 의사에게 자문을 의뢰하고 180억 정도의 자문료로 지급한다. 이 의료자문비는 거의 대부분 보험회사가 세금을 내고 자문의사에게 직접 지급되어 병원 수입으로 책정되지 않고 내역도 모르게 의사에게 지급된다. 보험사와 자문의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성 없이‘보험사 의도대로’자문소견을 작성해 줄 개연성이 매우 농후하다.

상계백병원은 연간 7832건의 보험사 자문을 해주고 15억664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지만, 병원은 수입으로 잡지도 알지도 못하고, 의사들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자문의 월평균 자문료 수입이 가장 많은 의사는 월평균 332만원으로 7개 보험사의 자문을 해주고 부수입을 챙긴 의사도 있었다.

이 자문의 소견서를 근거로 보험금지급을 거절당했다는 민원 건수가 연간 1만8천건 정도(한국소비자원 민원 611건 중 124건이 의료자문 거절 민원)라고 추정하니 ‘자문의제도’는 민원발생의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보험민원 발생의 두 가지 원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난 연말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혁신TF팀과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권익제고TF에서 과제로 잡았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말로만 민원을 줄이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겠다고 외치지 말고 원인을 제거하는 일을 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최종구 위원장과 금융감독원 윤석헌 원장에게 ‘일을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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