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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숙의 행복한 시 읽기]촛불
구명숙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8.06.25 18:48

[여성소비자신문] 구명숙의 행복한 시 읽기

촛불

 -K에게
     
구이람

살아가는 길 가도 가도
산 너머 또 산

강 건너 더 큰 바다 파도칠 때도
촛불하나
작은 등불 되어 내 곁에 있네

험하고 먼 길 함께 걸으며
더 외로운 이 손잡고 노래하는 친구

세찬 바람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일그러진 세상 거울 되어
환히 비춰 오는

-시평-

인생아! 너는 왜 그리 알 수 없고 어려운 거니?

숨차게 한 고개를 넘어서면 또 다른 고개가 쏘옥 얼굴을 내민다. 기껏 터진 옆구리를 꿰매고 나면 단추가 떨어져 있다거나 연달아 크고 작은 성가신 일들이 생겨나니 말이다. 물론 인생길은 스스로 고치고 수습하며 새로워지기도 한다. 

혼자서 도저히 해결하기 어려운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만히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사람, 격려해주고 믿어주는 사람 곁에 있다면 삶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으리라. 

아무리 까다로운 인생이라 해도 “험하고 먼 길 함께 걸으며/ 더 외로운 이 손잡고 노래하는 친구” 하나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웃으며 헤쳐가리라. 허물을 감싸주고 미흡한 점을 채워주며, 휘청거릴 때 말없이 어깨를 내어주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따듯한 마음으로 손잡아줄 수 있는 진실한 친구 하나 곁에 있다면, 더없이 행복한 인생이라 하겠다. 

“세찬 바람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일그러진 세상 거울 되어/ 환히 비춰 오는” 사람 내 곁에서 내 소리를 들어주고 있는 그대로 나를 환히 비춰준다면 외롭고 험난한 인생도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다.

자고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둥글둥글 사는 게 좋은 인생이라 한다. 우리 고단한 인생 길목에서 서로서로 위안이 되고, 더러는 제 몸을 태우며 환히 밝혀주는 촛불 같은 친구가 되면 어떠하리.

구명숙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k9350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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