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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 대비하는 공부보다 더 먼저 챙겨야 할 자녀의 마음[부모교육 칼럼]
김진미 빅픽처가족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6.25 18:24

[여성소비자신문]공부를 너무나 열심히 하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가 있다.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아이의 공부스케줄은 빈틈이 없다. 각 과목 학습지는 물론이고 영어, 일어, 한자 등등.

부모의 유난스런 극성에 등이 떠밀린 탓이 아니다. 누구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 스스로 공부를 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일정을 본인이 알아서 척척 정한다.

아이는 모든 공부가 끝나기 전에는 잠을 자지 않는다. 엄마는 그만 하고 자라고 아이를 재촉한다. 간신히 달래서 잠자리에 든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가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일어나 못다 한 공부를 한다.

‘영재발굴단’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야기다.

엄마가 공부하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밤늦게까지 빡빡한 공부 스케줄을 스스로 알아서 소화하는 아이, 얼마나 기특한가. 도대체 이 아이의 공부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타고난 것일까, 학습된 습관의 결과일까?

불행하게도,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되었다.

아이의 엄마는 오랫동안 학생들의 과외지도를 해왔다. 아이는 과외지도 받는 언니 오빠들에게 엄마를 빼앗겼고, 늘 외롭게 주변을 맴돌았다. 어느 날 언니 오빠들이 공부를 잘했을 때 엄마에게 칭찬받는 것을 보았다.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려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아이는 알아차린 셈이었다.

열심히 공부를 하자 엄마가 좋아했다. 아이의 예상대로였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니 엄마의 관심이 자신에게 머물렀다. 아이는 공부해야 할 이유를 알았고, 공부 열정을 갖게 되었다.

아이의 공부 열정은 진짜일까? 아이가 마음 깊이 원하는 것은 공부 자체일까? 아이는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의 공부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바로 엄마의 사랑과 관심.

그렇다. 아이를 움직인 힘은 애정결핍이다. 즉 내적 동기가 건강치 않았던 셈이다. 결국은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없다. 애정 갈구가 공부에 대한 병적인 집착으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많은 엄마들이 이 아이의 공부 열정을 부러워한다. 우리 아이도 저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마음 속 동기와 갈구를 보지 못한 채 말이다.

아이는 칭찬받을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왜곡된 동기와 다친 마음을 치료받아야 한다.

곁으로 드러난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아이의 마음 깊은 곳에 담긴 욕구를 알아차릴 수 없다. 아이의 병든 내면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자녀를 양육할 때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대학, 우수한 성적, 리더의 자리, 남들보다 더 앞서가는 지식 등을 자녀 양육의 목표로 삼는다. 정보력과 자본력을 총동원해 아이를 우수한 인재로 만들고자한다. 능력 있는 엄마가 곧 좋은 엄마처럼 여겨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교육방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발 빠른 엄마들은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사교육을 시작한다. 강남에서는 질문과 토론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하브루타’ 과외수업이 유행이라고 한다. 유치원에서부터 토론식 수업을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달라지는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아이들을 교육시켜야 하는지 엄마들의 고민이 많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바로 아이들의 건강한 마음이다.

아이에게 어떤 공부를 시켜야 할지, 어떤 학원을 선택해야 할지, 미래 사회를 대비해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지를 걱정하기 전에 내 아이의 마음은 건강한지, 내 아이는 행복한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 엄마의 사랑과 지지를 흠뻑 느끼는 아이, 그래서 밝고 유머가 있으며 당당한 아이, 그 아이는 행복한 아이이다. 마음이 행복한 아이는 인생에서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스펙이 좀 부족해도 돈이 없어도 불행해지지 않는다.

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먼저 하자. 엄마의 사랑이 든든해서 안심하고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지게 하자. 친구들의 비난에도 엄마의 지지를 떠올리며 당당히 맞설 수 있게 하자. 엄마의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져 더 바르게 행동하는 아이가 되게 하자.

 

김진미 빅픽처가족연구소 소장  bigpicturefam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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