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국회의원들에게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KT 전·현직 임직원 4명에 대해 경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KT 관계자 7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한 4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5월부터 작년 10월까지 법인자금으로 주유상품권 등을 구입한 후 업자에게 바로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수법으로 11억5000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 가운데 4억4190만원을 불법 정치후원금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KT 측은 19대 국회에서는 의원 46명에게 1억6900만원, 20대 국회에서는 낙선한 후보 5명을 포함해 66명에게 2억729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 인원을 제외하면 모두 99명의 정치후원금 계좌로 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고,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한편, 경찰이 황 회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황 회장의 거취 문제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월 황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았을 때에도 일부 KT 노조는 이사회가 황 회장의 거취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KT 새노조 측은 성명을 내고 황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황 회장은 즉각 회장직을 사퇴하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KT 이사회는 지금까지의 적폐경영 부역을 크게 반성해야 하고, KT 경영과 관련 내부 중지를 모으기 위해 KT 새노조의 면담 요구에 즉각 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KT 회장의 거취가 논의되는 것이 혹 이전 정권 때처럼 정권 교체 때마다 기업의 수장을 갈아치우는 한 방편으로 논의되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또 정치자금법 위반이 논의된 만큼 정치 자금을 받은 해당 의원들 역시 모두 얼마를 어떻게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내야 공평할 것이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지난 4월 "이 문제로 회장님의 거취가 논의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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