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사진=한수원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발전 '월성 1호기'를 폐쇄하고 신규 4기 원전 건설 취소를 결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과 지역 주민 등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결정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수원은 15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설계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새로 추진하던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원전 사업을 종결했다.

"월성 1호기는 후쿠시마 사고 및 경주 지진에 따른 강화된 규제 환경과 최근의 낮은 운영실적을 감안할 때 계속 가동에 따른 경제성이 불확실하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015년 노후설비 교체 등에 약 8000억원을 들여 월성 1호기의 수명을 2022년 말 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이는 1983년 완공돼 2012년에 사용기한 30년을 다 채운 상태였다. 2015년 6월 재가동했지만, 현재는 계획 예방정비에 들어가 잠시 가동을 멈췄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날 "원전 안전 문제 등 계속 운영이 바람직하지 않아 내린 결정"이라며 최종 폐쇄까지 약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수원 이사회는 당초 계획했던 총 6기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중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의 건설 사업을 취소했다. 남은 사업들은 추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결정에 한수원 노조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월성 1호기에 8000억원을 투자해 안전보강을 마쳤음에도 조기폐쇄를 결정한 것은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향후 전력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대북지원 등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월성 1호기 폐쇄는 크게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친 원전계는 국내 원전 사업 축소가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와 한수원의 분석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현장의 체감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전 사업이 축소되면 기존에 세워뒀던 한 해의 업무 계획이 틀어져 막심한 손해가 발생한다”며 “원전을 짓기 위해서 결정됐던 사안이 전부 취소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형 공사에 필요한 장비만 해도 콘크리트 펌프, 크레인, 레미콘, 굴삭기, 조명탑, 발전기 등인데 투입 예정이던 인력까지 고려하면 손해가 클 것“이라며 “특히 콘크리트 펌프의 경우 전국적으로 수백억원의 손해가 났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을 위해 늘려둔 골재 생산량과 인력 투입 등에서 발생한 손실은 따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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