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최근 보건당국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몸에 해롭다”라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권렬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에 직접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궐련담배와 달리 전용기기를 통해 연초를 250～350도 고열로 가열해 배출물을 흡입하는 가열식 담배를 말한다.

불에 태우지 않아 냄새가 적고 일반담배와 비교했을 때 유해물질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흡연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권렬형 전자담배는 오는 12월까지 8000만갑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담배 판매량의 2.2%에 달하는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경쟁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국내에서 50∼6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KT&G의 릴이 20∼30%, BAT코리아의 글로가 10% 순으로 추산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서 타르 등 발암물질 검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국내에 판매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분석한 유해성분은 니코틴, 타르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각국 정부에 저감화를 권고하는 9개성분을 포함해 총 11개 성분이다.

정부는 필립모리스(PM)의 '아이코스(앰버)', BAT의 '글로(브라이트토바코)', KT&G의 '릴(체인지)' 등 3개 회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중 한 개 모델씩 선정해 각각 분석했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에 한해서는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어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해 분석했다.

ISO법은 담배필터의 천공 부위를 개방해 분석하는 방법으로, 일반담배의 니코틴, 타르 함유량 표시에 적용하는 분석법이다.

HC법은 실제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해 천공부위를 막고 분석하며 ISO법 보다 더 많은 담배 배출물이 체내에 들어간다고 가정한다.

궐련형 전자담배 1개비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에 포함된 유해성분 중 11개 성분의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3개 제품의 니코틴 평균 함유량은 각각 0.1㎎, 0.3㎎, 0.5㎎(ISO법) 검출됐다.

일반 담배의 경우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상위 100개 제품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 수준이다.

타르의 평균함유량은 각각 4.8㎎, 9.1㎎, 9.3㎎ 검출됐다.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일반담배의 타르함유량은 0.1~8.0㎎이다.

WHO 저감화권고 9개성분 중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물질(1군)로 분류한 6개 성분을 ISO법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함유량의 범위는 벤조피렌 불검출~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0.8~4.5ng, 포름알데히드 1.5~2.6μg, 벤젠 0.03~0.1μg이 검출됐으며 1,3-부타디엔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 밖에 3개 성분은 아세트알데히드 43.4~119.3μg, 아크롤레인 0.7~2.5μg, 일산화탄소 불검출~0.2㎎ 검출됐다.

반면 흡입부피, 흡입빈도 등이 강화된 HC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유해성분 평균 함유량은 ISO법보다 1.4~6.2배 높게 나타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게 검출됐다는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 발암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분석결과를 담배 제품관리 및 금연정책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한국인의 흡연행태 조사, 담배 유해성분 분석·공개 등 연구 및 이를 위한 법률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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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타르 단순비교는 부적절"

업계 선두주자인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발암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발암물질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타르 함유량의 단순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는 “권렬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의 유해성을 비교한 식약처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며 "배출물의 구성성분과 각 유해물질의 배출량을 비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타르는 담배연기에서 물과 니코틴을 뺀 나머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특정한 유해물질이나 성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것이지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는 마치 디젤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수소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에 들어있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오염물질의 양을 비교하지 않고 단순히 배기가스의 총량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권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의 대체제품이지 금연보조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자장치로 가열해 발생하는 증기에 포함된 니코틴을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흡수하도록 하되 불에 태워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이 현저히 감소하도록 고안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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