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우리 정부가 외국 기업이 낸 ‘투자자·국가간소송(ISD)’에서 처음으로 패소했다. 이란계 가전기업 엔텍합 인더스트리얼그룹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과정을 문제 삼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에서 한국 정부가 엔텍합 대주주 다야니가(家)에 730억원 상당을 물어야 한다는 국제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제연합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판정부는 지난 6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기관으로 인정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 정부가 청구금액 935억원 중 약 730억원 상당을 다야니에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앞서 2010년 4월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당시 대주주였던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엔텍합 그룹을 매각 우선 현장대상자로 선정했고, 같은해 11월 엔텍합 그룹은 인수대금의 10%인 578억원을 계약금으로 채권단에 지급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그해 말 엔텍합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투자확약서(LOC) 상 총 필요자금에서 1545억원이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엔텍합은 이를 불복해 2011년 6월 국내 법원에 매수인 지위 인정, 대우일렉트로닉스 주식·채권의 제3자 매각절차 진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듬해 2월 법원은 채권단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는 취지로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다야니 측은 2015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이란 투자자에 대해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상 공정 및 공평한 대우 원칙 등을 위반해 인수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하면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몰취 당한 계약금 578억원 등을 돌려달라는 ISD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국제연합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판정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기관으로 인정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 정부가 청구금액 935억원 중 약 730억원 상당을 다야니 측에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일 이번 중재판정 결과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의 긴급 분쟁대응단 회의를 개최하고, 중재판정 결과를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재판정문을 면일하게 분석하고 중재지법에 따른 취소신청 여부 등을 포함한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13년 동부그룹에 인수돼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이 바뀌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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