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YWCA연합회 등 시민단체는 30일 한국YWCA연합회 ‘라돈 침대 사태와 시민안전’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대진침대 피해자 모임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등은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설 것을 요구했다.

“현재 국내 법상 가공제품에 의한 일반인 피폭 방사선량은 연간 1mSv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대진 침대 매트리스의 피폭량은 최소 1.37부터 최대 13.73mSv까지로 나타났다.” 제안 발제를 맡은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날 “라돈 검출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지난 25일 정부가 합동으로 발표한 대진 침대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진 침대 매트리스 24종 중 21종이 생활방사선법의 가공제품 안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실상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매트리스는 전부 방사능이 나온다고 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운영위원장은 또 모나자이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대진침대 외 49개 매트리스 업체 중 6개 업체에서 토르말린, 일라이트, 참숯 및 맥반석 등의 첨가물을 사용했다는 신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력안전위는 이 4개 물질을 첨가물질로 표현하면서 생활방사선법상 규제 대상도 아니고 건강상 유해도 없다고 얘기했지만 저는 조심스럽게 토르말린이 방사성 핵종이라는 얘기를 하겠다”며 “정부가 이를 규제하지 않은 데 대해 추후 조사를 해 보겠다”고 밝혔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주장하는 문제는 정부가 그간 ‘음이온 제품’ 등에 특허를 줘 왔다는 것이다. 김 운영위원장은 “실제로 모자나이트를 포함한 많은 물질이 공산품 등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이용되고 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모자나이트는 일반 광물보다 약 2000배 이상 높은 방사능 농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세라믹을 만들 때 모나자이트와 토륨 등이 사용이 되고 있어 천연방사능 핵종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사무용품이나 건강제품, 건축 자재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안위 자료에 따르면 ‘천연에 존재하는 광물이나, 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중 방사능 배출 수준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물질’을 천연 방사성 물질이라 한다. 현재 산업 각계에서 원료 물질로 사용되는 천연방사능 핵종은 ‘토륨을 함유한 모래’인 모나자이트, 토르말린, 인광석, 티타늄, 보크사이트, 지르콘, 알루미늄광, 주석, 석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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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모나자이트 파우더 등은 이번 대진 침대 매트리스 사태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인산석고와 산화타이타늄 등은 공정부산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게 시민 방사능 감시센터의 지적이다.

이들에 따르면 천연 방사성 핵종은 생활 및 사무용품, 건강제품, 가축 자재 등에 사용된다. ‘음이온이 발생하는 기능성’ 지압 매트, 단열재, 페인트, 목걸이, 속옷 등이다. 김 운영위원장은 특히 음이온 생리대와 토르말린 입욕제, 화장품 등을 지적했다.

생활 주변 반사선 안전관리법이 지정하는 가공제품의 안전 기준에 따르면 ‘가공제품에 포함된 천연 방사성 핵종을 함유한 물질’은 공기 중에 흩날리거나, 누출되거나, 사람에게 전이 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운영위원장은 “입욕제와 화장품 등은 분말 형태로 이는 공기 중에 흩날리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해당 법이 있음에도 이런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천연방사성핵종 이용에 관련된 각 부처 중 “식약처가. 혈액 순환 등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음이온을 방출하는 각종 의료기기에 허가를 내준 것이 국민들이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고 착각하게 하는 주요한 근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원료 물질 또는 공정 부산물 취급자 등록제도를 지적했다.

‘공정부산물을 처리, 처분 및 활용하려는 자’는 취급자로 등록해야 함에도 원안위가 밝힌 등록업체는 이번 대진침대 매트리스 사건과 관련, 모자나이트를 66개 업체에 공급했다고 알려진 A사 단 한 곳뿐이라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운영위원장은 “현재 IAEA는 방사성물질이 의도적으로 첨가된 소비재에 대하여 방사화에 의해 의도적으로 혼합 또는 생산하거나, 전리 방사선을 생성하거나, 특별한 감시나 규제 없이 판매 또는 사용 할 수 있도록 제조된 물품으로 정의한다”며 “또 미국 원자력규제 위원회는 모나자이트등 희토류 광석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음이온 팔찌, 목걸이 제품들을 방사성 핵종이 포함되어 있으며 폐기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운영위원장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정부 종합 발표의 문제와 제안’을 통해 8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자나이트 관련 수입 판매 유통 전반에 대한 대책 부재 ▲방사능 오염 범위를 라돈 피폭만으로 축소 ▲음이온 제품에 가장 흔히 쓰이는 토르말린과 일라이트를 관리 대상에서 제외▲음이온 제품 특허 및 인허가에 대한 근본적 계획 부재 ▲성분표시 의무화 회피 ▲라돈 침대 피해자의 건강 조사와 추적관리에 대한 대책 부재 ▲천연방사성핵종 함유 광물 수입업체 관리계획 부재 ▲음이온 가공제품의 안전관리 기준치와 일반인 연간 피폭 기준치의 배치 등이다.

한편 이날 토론에 참여한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부장은 정부 대처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안위가 매년 안전관리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방호 종합 계획도 수립했지만 생활 속 가공제품들에 대한 조사와 관리는 미흡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안 부장은 “음이온 발생 제품에 대한 종합적 대응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안위등 정부 발표가 토르말린 등 다른 원료는 제외하고 모나자이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등록 이외 업체 등이 공급하는 가공제품에 대한 확인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침대, 모나자이트 등에 국한하지 말고 가공제품 18만 개의 전수검사와 개선방안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방사성물질 함유 광물의 불필요한 가공제품 원료 사용 금지 및 등록 관리, 방사능 검사, 이력 추적 등과 성분 물질 및 경고 문구를 표시하게 하라”며 정부와 국회가 제도 개선에 협력해 검사시스템을 점검하고 인력, 장비 등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담회 참석한 피해자 모임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한편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대진침대 라돈 피해자 온오프라인 통합 모임’은 “정부와 대진 침대 측에 9개의 요구사항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라돈 방출과 관련한 최초 보도 이후 원안위를 포함한 관련부처, 대진침대 측의 대응 속도와 대책의 효과성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모든 모델의 대진 침대 매트리스에 대해 각 모델이 안전하다는 발표가 있을 때까지 사용을 중지할 것을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경고하라”며 “감마선을 포함한 방사선 방출 여부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그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피해자 모임은 또 원안위의 2차 발표 당시 외부 피폭에 대한 언급이 제외되어 있었다며 ‘피해자 모임의 감마선량 측정결과를 보면 기준치를 초과하는 노출을 일으키는 검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대진 침대 매트리스의 조속한 수거 및 폐기, 교환을 제외한 방식의 피해보상, 대진 침대 사용자와 생산 노동자의 건강검진 및 질병 발생 여부에 대한 역학조사와 추적관리 등이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이민석 피해자모임 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라돈을 포함한 다른 위험 물질의 안전에 관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떠올랐다. 특히 학교, 유치원 등 어린이들이 있는 공간에서 라돈과 같은 위험 물질이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함에도 실질적으로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피해 배상 및 유사 위험 물질 오염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장단기 정책 마련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슈에 대해 정부가 피해자들과 협의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하라”는 게 피해자 모임의 입장이다.

이날 시민 방사능 감시센터는 “생활 주변 방사선안전관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원료 물질부터 제품까지 추적 조사할 수 있는 등록 의무제 확대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일상 생활용품에 모나자이트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또는 천연 방사성물질에 대한 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 한국소비자단체 협의회도 “사업자인 대진 침대, 원안위 등 관련 부서와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며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한 대진 침대 회수피해보상, 건강 문제 등에 관한 문의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피해 소비자 1,518명 중 대진 사업자와의 전화에 성공한 것은 16명뿐”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침대 회수를 완료하도록 지원 대책과 피해보상 기준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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