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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연 지 22년 만에 문을 닫는다. 군산공장은 지난 31일 희망퇴직을 신청한 근로자들의 퇴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공식적으로 폐쇄됐다. GM이 구조조정을 결정한 지 석 달여 만이다.

1996년 12월 대우자동차의 ‘누비라'로 출발한 군산 공장은 GM이 회사를 인수한 2002년 이후 라세티, 라세티 프리미어, 쉐보레 올란도, 올 뉴 크루즈 등을 생산하며 전북 경제를 견인했다. 2011년에는 군산시 수출의 52.5%, 전북 수출의 30.4%를 담당할 정도였다.

군산공장의 생산량이 줄기 시작한 건 2013년 쉐보레가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에서 철수하면서부터였다. 2011년 26만8000대에 달했던 생산량은 2013년 14만5000대, 2015년 7만대, 2017년 3만3000대로 떨어졌다. 가동률이 20%대까지 낮아진데 이어 내수부진까지 겹치자 GM은 지난 2월 결국 군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던 크루즈와 올란도 역시 단종이 결정됐다.

한국GM은 지난 4월 공장 폐쇄에 합의하고 신청한 직원들에 한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계약 만료된 직원들과 희망 퇴직한 이들을 제외하고 남은 612명 가운데 200명은 오늘(6월 1일)부터 부평공장을 비롯해 창원, 보령공장으로 전환 배치됐고, 나머지 400여 명은 3년 동안 무급 휴직한다.

무급 휴직자들은 올 12월까지 정부로부터 180만원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고 이후 30개월 동안 월 225만원의 생계보조금을 지원받게 되고, 연말 생산직에서 정년퇴직으로 인한 결원이 발생할 경우 그 인원수 만큼 추가 전환 배치된다.

한편 군산공장의 남은 문제는 협력업체들과 지역경제다.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공장 폐업의 여파로 1·2차 협력업체 150여 곳 중 50여 곳이 문을 닫는다. 상황이 어렵기는 문을 닫지 않고 남아 있는 협력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통해 근근이 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쉽사리 미래를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현재 군산시는 지역 주민의 16% 가량이 한국GM 공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도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이어 한국GM 공장도 문을 닫으면서 지난 4월 정부가 군산을 '고용위기·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했지만, 그 효과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게 지역사회의 평가다.

군산시와 군산상공회의소, 군산시의회는 정부에 군산공장을 제삼자에게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등 재활용 방안을 마련해 줄 것 요구하고 있다. 지난 30일 시의회는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6000명의 근로자를 포함한 1만여명 이상의 인구가 군산을 떠나 군산 지역경제가 초토화된 상태에서 정부와 GM이 군산공장 정상화 방안을 배제한 기본계약은 지역 차별"이라며 "정부는 군산공장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활용 방안을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지역 경제를 회생시킬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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