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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이를 두고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던 노동계와 기업계는 모두 개정안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앞서 25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과 교통비·식비 등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포함하는 개정안을 의결, 국회 본회의로 전달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1월부터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매달 최저임금의 25%를 초과하는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를 넘어서는 복리후생 수당만이 포함되게 됐다.

다만 상여금과 복리후생의 최저임금 초과 비율은 2020년부터 점차 축소될 예정이다. 2024년 이후에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과 현금으로 지급하는 복리후생비 모두가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재석 의원 198명 중 찬성 160표, 반대 24표, 기권 14표로 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 다수가 동의했고 이날 재석한 의원 중 한국당은 김태흠 의원, 민주당은 우원식·정재호 의원만 반대표를 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환경노동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저임금 대비 300% 상여금 받는 사람을 보호하고 7% 정도 복리후생비를 받는 노동자를 보호하고자 했다"는 것.

또 환경노동위 소속 신보라 의원은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등을 최저임금에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는) 대기업의 경우 연봉 4000만원만 넘어도 법을 위반하는 상황이 된다"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저임금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삭감되는 부분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여의도 국회 앞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최저임금법 개악을 강행하면 대정부 투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최저임금법 개악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인 민주당이 강행처리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존중에서 노동개악으로 선회하는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총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개정안은 무리 없이 본 회의를 통과한 상태다.

이에 한국 노총은 개정안 통과 다음 날인 2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최저임금 개정안에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국회에서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사형선고를 한 것”이라며 대통령 면담을 요청, “대통령이 최저임금법 개악 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최저임금 개정안은 기업계와 소상공인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선 소상공인연합회는 연봉 2400만원 미만의 근로자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어 단기 근로가 많은 소상공인 업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으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큰 소상공인들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안이라는 것.

연합회는 또 “주휴수당이 산입범위에서 제외되어 이중부담을 안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처지는 개선되지 않아 앞으로 전개될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5일 개정안에 대한 성명을 통해 “최저임금법 개정 합의를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일정 한도 이상의 월 정기 상여금만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점은 올해 고율 인상으로 경영의 어려움에 시달리는 영세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바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설정을 위한 환경노동위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의결된 개정안에는 여전히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최저임금의 혜택을 고임금 근로자에게 집중시켜 오히려 근로자 임금 양극화를 악화할 소지가 많다”며 “노조가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근로자 간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하고, 불합리한 노조 기득권을 강화해 기업 경영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여지마저 있다”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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