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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와 영종도를 이어야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 승인 2018.05.14 19:21

[여성소비자신문]지난 달 강화에 있는 석모도의 구란(귀란)마을을 방문했다. 외포리 선착장을 지나 석모대교를 건너다 10분 쯤 가면 거북이 알을 닮았다 하는 동네가 나온다.

마을 뒷산인 상봉산에 오르니 진달래꽃과 야생화가 흐드러져 있고 황해도 해주까지 훤하게 트인 조망이 으뜸이다.

여기서 나는 유명한 박석돌은 광화문, 숭례문의 복구공사에 쓰였다. 농주인 구란 막걸리를 마시고 문화유산인 구란농악에 어울려 진달래 잔치를 하고 왔다. 남북대화에 이은 북미대화가 가져올 평화와 안정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었다. 접경인 이 곳은 사실 북한 리스크가 그 어느 곳보다 큰 곳이기에 더 그렇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배타고 20분쯤 가면 수오멘린나라는 섬이 나온다. 핀란드는 스웨덴의 650년, 러시아의 100년 통치를 받았다. 무수한 침입을 막아낸 방패가 그 섬이다. 강화도와 닮았다.

강화는 예성강, 한강, 임진강이 만나는 서울로 가는 길목이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 수없는 외침을 막는 최전선 아니었던가. 5진 7보 53돈대로 둘러싸인 군사도시였다. 작고 아름다운 돌섬 수오멘린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방문외국인의 필수코스가 되었다.(강화 고인돌이 이미 세계유산이지만) 강화 자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서 세계유산으로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요새였던 수오멘린나는 작지만 연간 수십만명이 방문하는 헬싱키 경제의 성장동력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강화도도 한반도 평화 정착 이후에 더욱 번영할 수 있는 길목에 있는 것이다.  
강화는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다. 정부는 2014년부터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 후 3년에 걸쳐 최대 25억원을 지원하며 중소도시의 관광을 독려했다.

강화군은 손님을 착실히 맞을 준비를 해왔다. 석모도에 다리를 놓고, 나들길을 정비하고, 미네랄 온천을 개발했다. 스키장과 리조트 등 젊은이들을 위한 여가시설도 이제 준비 중이다. 강화관광플랫폼을 중앙시장 3층에 만들어 유적, 맛집, 숙박 등을 365일 원스톱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강화의 시계열이나 공간계열의 자산은 입체적이다. 우리 50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강화가 가진 실제 역사와 사연은 어마어마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시대는 선사시대 고인돌, 단군시대 참성단, 고구려의 전등사, 고려궁지, 조선의 외규장각 등 수천년을 꿰뚫는다. 

공간은 서해를 접하고 세계 5대 갯벌이 있고 광활한 평야와 마니산 등 명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주어진 시간에 어디 갈지 고민스러울 정도로 여러 컬러와 스토리로 뒤덮인 볼거리의 보고(寶庫)다. 

단군이 제사를 지냈다던 참성단(사적 제136호)이 있다. 삼국시대에는 한강유역을 장악하기 위한 교두보였다. 392년 7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4만 군사를 이끌고 내려온 곳이다. 고려 때는 몽고의 침략을 피해 고종이 내려온 1232년부터 39년간 수도였다. 조선시대에는 정묘호란, 병자호란의 한복판이었으며, 구한말에는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 서양세력들의 표적이 되었다. 강화는 한강의 하구라서 강화를 장악하면 뭍의 요충지도 손아귀에 틀어잡기 때문이다. 질곡의 역사, 호국의 스토리가 곳곳에 서려 있다.

강화는 한반도의 배꼽이다. 강화의 마니산은 백두산과 한라산의 딱 중간이다. 그런데, 위치만 배꼽이 아니다. 활자로 문명을 태동시킨 자궁에 가깝다. 인천 강화도에서 서양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200여 년 앞선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탄생했고 그로부터 780년이 지난 2015년, 인천에서 ‘세계 책의 수도’ 원년이 시작되었다. 다 쌓는다면 3200m가 넘는다는 8만1258장의 대장경도 만들었다. 해인사로 옮기기 전까지 150년을 보관했다. 책에서 서술했듯이 1232년부터 1251년까지 판각한 고려인의 영혼은 지금 세계의 유산으로 피어났다.

강화는 식도락이 넘치는 바닷가이기도 하다. 강화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그 생태적인 가치와 아름다움으로 천연기념물 419호로 지정되어 있다.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염하강은 한강하구에 위치하여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곳으로, 장어가 서식하는 최적의 조건이다. 장어구이촌이 유명하다. 또 황복은 살이 쫄깃하고 맛이 시원하며 담백하기 때문에 복요리 중에 꼽힌다. 조개구이와 조개 칼국수도 별미다. 강화인삼은 특히 육질이 단단하고 중량이 무거우며 향이 강해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다.

강화는 깨끗한 자연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과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관광자원을 가진 무한한 가능성의 땅이다. 이제 관광도 화려한 쇼핑과 입에 편한 음식보다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오감(五感)을 느끼는 쪽으로 가는 추세다.

일본의 2016년 예만 봐도 도쿄, 오사카, 나고야 대도시권역의 관광객 증가보다 이외 지역의 관광객이 100만명이나 더 많이 늘었다. 조금 불편하고 멀더라도 낯설음이 사람을 더 끈다.

그런데, 인천 강화를 가려면 꼭 경기도 김포를 거쳐 돌아가야 한다. 강화가 인천에 편입된지 20년이 넘었다. 1995년 3월 1일 인천이 되었다. 인천 면적의 41%를 차지한다. 그런데, 아직도 김포시를 지나지 않으면 강화땅을 밟을 수 없다. 아이러니다.

또 주말에 강화를 드나드는 도로는 항상 정체다. 나오는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길에서 고생하기 일쑤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넓게 뚫린 도로가 아쉽다. 강화 일각에서 근래에도 경기도 복귀론, 김포시와의 합병론이 나오는 이유다.

영종과 강화 간에 연도교(連島橋)를 하루속히 놔야 한다.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15km 정도의 거리다. 강화에만 좋은 것이 아니다. 다리가 있다면 방한한 외국인들이 강화로 쉽게 오갈 수 있을 것이다.

환승객들이 잠시 짬을 내어 우리나라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인천의 사통팔달의 공항, 항만, 고속도로를 바로 공유하게 해야 한다. 교통자원과 문화자원이 서로 상승 작용을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것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쉽게 갈 수 있는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다.

또, 강화산업단지도 있다. 오는 6월 최종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강화읍 일원에 46만㎡ 규모로 조성된다. 대부분 분양도 마쳤다. 강화를 남북경협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구상 하에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 사업과 연결된다.

강화에서 개성을 잇는 45㎞와 강화 교동에서 해주까지 53㎞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확장되는 과정에 강화산단이 핵심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해빙과 맞물려 이 도로가 평화도로로서의 초석이 될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엮어내는 것이다.

강화는 더 이상 숨겨진 보석 같은 존재만 돼서는 안 된다. 전세계 사람들이 꼭 봐야 하는, 손쉽게 올 수 있는, 안전한, 우리나라의 최고명소로 마련돼야 한다. 오는 6월 12일에 있을 북미정상회담이 훈풍을 가져오길 기대한다.

강화는 이제 대한민국의 박물관에 이어 성장의 엔진이 되길 기다리고 있다.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jyb1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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