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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14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등의 경영정상화 기자 간담회가 취소됐다. 한국GM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기습시위를 벌여서다.

조합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인천 한국GM 부평본사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기습적으로 들어와 "비정규직 해결없이 정상화는 기만이다",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고싶다"며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조가 주장한 바는 모든 공장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천지법의 판결이다. 이들은 "그럼에도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 사용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 노동자들이 문제제기를 했던 이전가격과 고비용 이자문제 등이 공개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해고를 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전환해 이뤄져야 한다"며 "공장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관심 가져달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조가 기습시위를 한 후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등의 기자회견을 참관하겠다며 회견장에 머물자 기자회견이 20분 가까이 지연되다가 취소됐다. 이에 한국 지엠 측은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본사의 입장을 후일 다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듣고 싶었다며 기자회견을 취소시키기 위해 시위를 벌인 것이 아니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른바 ‘한국GM 사태’는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가 결정된 지난 2월 이후 3개월여 만에 7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방안 확정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GM은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산업부-GM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관계장관회에서 한국GM 관련 협상결과 및 부품업체·지역 지원방안'이 ▲GM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한국 유치 ▲2023년까지 GM 지분매각 제한 ▲한국지엠에 대한 산업은행의 비토권 회복 등의 내용으로 확정한데 이은 것이다.

또 산업은행은 11일 GM 측에 구속력 있는 확약서(LOC)를 발급하면서 7억5000만 달러를 한국GM 우선주에 신규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M 본사는 설비투자를 위한 28억 달러와 구조조정 비용 8억 달러를 대출하고 기존 대출금 28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게 됐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에 대해 동종업계 대비 엄청난 투자를 감행한 것이라며 GM의 한국 잔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경영정상화 방안이 잘 되면 GM은 내년부터 흑자가 될 수 있다고 하고, 우리도 2022년부터는 흑자구조로 돌아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이는 인건비를 포함한 원가율이 경쟁사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산은은 이에 더해 강제 주주감사권을 확보하고 분기별 임시주주총회를 의무적으로 열어 GM이 약속한 설비투자 등을 점검하고 경영 계획 등도 보고 받게 된다. 이 회장은 이를 두고 "정상적으로 보면 17% 지분만을 가진 주주에게는 절대 주지 않는 권리"라며 "GM이 과거 잘못을 했다는 점에 인정을 했기 때문에 경영 정보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얻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 권리가 강화된 것이라는 평가다.

이 회장은 또 GM의 신규설비투자는 구속력 있는 계약이라는 입장이다. 어길 수도 있지만 그 경우 소송에 들어갈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10년 동안 마지막 해(2027년)까지도 2000억~3000억원의 설비 투자가 들어간다”며 “이후에도 한국에 남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해석했다.

이 회장은  "일각에서 '먹튀'라는 표현을 쓰는데 64억 달러를 투자한 곳이 뭘 먹고 튀겠나, 돈을 안내고 튀어야지"라며 "우리가 투자한 7억5000만 달러가 손실이 날 경우 GM도 36억 달러 손실을 본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더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오는 것인데 그걸 먹튀라고 하면 되겠느냐. 그렇게 얘기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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