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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진 애니원 대표 "다른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기업을 만들자"가족, 직원, 이웃과 나누는 상생 경영 실천
김희정 기자 | 승인 2018.04.25 14:59
곽영진 애니원 대표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삼성전자, 화웨이 등에 방수 충격테이프를 공급하면서 방수 충격 테이프 분야 글로벌 1위에 오른 애니원.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자부품이나 가전, 자동차 특수분야에 사용되는 접착 테이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79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000억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는 강소기업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1등을 하기 위해 철저한 사업 준비를 해온 곽영진 대표(52)의 행보가 돋보인다. <여성소비자신문>은 17일 충남 천안시 5산업단지 애니원 본사에서 곽 대표의 남다른 경영철학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저는 20대 후반부터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도대체 오너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경영을 하는지, 만약 내가 오너가 된다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야 할지 이런 것들에 대해 알고 싶었어요. 그때부터 경영 관련 책을 읽었는데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경영서적을 약 1000권 읽은 것 같습니다.”

그는 30대 초반에 나름대로의 경영철학을 정립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결심을 한 것인데요. 그 첫째가 일을 즐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일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드나 게임 같은 것은 잘 할 줄 모르지만 제겐 일이 바로 게임이에요. 그래서 일을 즐기면서 하자고 생각했어요.

둘째는 사람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입니다. 사람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자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시켜서 일을 하는 게 아니고 나 스스로 일을 찾아서, 만들어서 하자는 겁니다.

또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확실한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창조성이 중요합니다.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하는데 어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지 말자, 기왕이면 좀 더 개선된 방향, 좀 더 새로운 방향이 없는지를 고민해보자. 이렇게 자주적이고 창조적으로 일을 하는 게 인간의 본질이라고 저는 정의를 내렸어요.

셋째는 내가 하는 일에 최고가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경영서적을 읽으면서 세계 1등을 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1등 기업은 오래 유지되어 100년 기업이 되고 200년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 1등을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기업이 도태되고 말아요. 우리나라도 2등 기업들이 그동안 사라진 예를 수없이 볼 수 있어요. 냉혹한 기업현실에서는 1등만이 살아남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무엇을 하든지 최고가 되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런 경영철학을 세운 뒤 지금까지 한 번도 이것에서 벗어난 생각이나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이 생각은 앞으로도 일을 하는 동안에는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와 가족, 직원, 이웃이 풍요로움을 느끼도록 하자
 
30대 중반이 됐을 때 그는 ‘사업을 할 때 막연히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분처럼 사업을 하면 좋을까, 롤모델을 정립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롤모델을 정한 사람이 바로 일본 교세라의 창업주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다.

“이 분의 경영철학은 ‘나와 내 가족, 직원과 직원들의 가족이 물질적 풍요로움을 느끼도록 하자. 그리고 거기서 남는 재화를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자’는 것입니다. 그 분은 사업을 할 때 이것이 정말 다른 사람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지, 아니면 해로움을 줄 수 있는지,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고 사업을 하셨어요.

제가 왜 사업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저도 이 분의 경영철학처럼 사업을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분과 관련된 책을 더 많이 읽었지요. 지금도 그분의 책이 나오면 서점에 가서 책을 사서 읽습니다.”

30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곽 대표는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 사업의 로드맵을 한번 그려봤다. 30대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그가 해온 일은 금형설계이었다.

“이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이 일을 가지고 사업을 할 때 먹고는 살고, 직장에 다니는 것 보다 돈을 좀 더 벌겠더라구요. 연간 2~3억 정도 벌 수가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좀 더 열심히 일을 하면 3~4억도 벌 수가 있겠더군요. 그런데 이건 말 그대로 ‘사업’이라기보다는 ‘개인사업’이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건 내가 하려고 하는 사업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 도대체 어떤 사업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 당시 한창 성장하던 사업은 컴퓨터 사업이었어요. 노트북, 비디오 같은 사업 아이템들이 막 성장하던 시절이었는데, 사람들이 두꺼운 모토로라 휴대폰을 들고 다니고 카폰이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어요. 저는 이게 앞으로 유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휴대폰 관련 일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그는 휴대폰 관련 회사에 취직을 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들어갈 재능이 안됐기 때문에 우선 1차 밴더업체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때 나중에 삼성전자가 잘될까 LG전자가 잘될까, 이런 고민도 잠시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성전자가 더 잘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삼성 관련 2차 밴더회사의 면접을 보면서 노크를 해 다행히 한 군데 취업을 했어요.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한 거죠.”

그럼 휴대폰 사업 아이템 중에서도 무슨 아이템을 선정해야 할까. 조립업체도 있고 가공업체도 많이 있지만 이런 업체는 사업 아이템으로 적절치 않은 것 같았어요. 우리나라가 조립도 잘 하고 가공기술도 발달한 나라이지만 이런 것들은 언젠가 후발국가들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선진국들을 살펴봤더니 소재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독일도 그렇고 일본은 특히 그랬어요. 일본이 ‘잃어버린 20년’ 동안 고통스럽게 견뎌왔지만 실제로 소재업체는 굉장히 활황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휴대폰이 성장하고 LCD, OLED 같은 소재사업이 성장할 때 그 소재 제품이 전부 일본 제품이었어요. ‘나도 그럼 소재사업을 해보자’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소재 종류도 엄청나게 많아서 소재 아이템을 어떤 것으로 할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그 중에 응용 범위가 넓은 소재가 뭘까를 찾다보다 보니 테이프라는 소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니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먼저 테이프를 취급하는 중간 딜러를 했지요. 일종의 무역회사 같은 것인데 그쪽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자금이 모이자 그 돈을 가지고 공장에 투자를 했습니다.”

곽 대표는 2007년에 양편테이프 등을 취급하는 무역입체인 인터맥스를 창업했다. 무역업을 통해 돈을 번 그는 2009년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마련했고 2010년 공장 구축과 함께 애니원을 설립했다.

직원들과의 상생 위해 임직원 복지재단 설립
 
곽 대표는 직원들과의 상생이나 기부 등을 통한 나눔 경영과 장학사업을 실천하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직원들이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안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졌듯이 저도 그런 차원에서 작게 실천하자는 의미에서 ‘임직원 복지재단’을 설립했어요. 이 재단은 노동부의 허가를 받은 공식 재단입니다. 회사의 이익금을 여기에 기부를 하고 재단에 기부된 돈은 임직원을 위해서만 쓸 수 있습니다.

임직원복지재단의 정관이나 규칙은 노동부의 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재작년에 1억, 작년에 1억을 기부해 지금까지 총 2억을 임직원복지재단에 기부했습니다. 올해는 재단에 3억을 기부할 예정이에요. 이 돈은 우리 직원들이 갑자기 아프거나 자녀들의 학자금 등을 지원해주게 됩니다. 또 예를들어 직원들이 집을 사고 싶은데 돈이 모자라면 집을 담보로 해서 대출도 좀 해줄 수 있구요. 이런 부분을 임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는 국가대표 어린이들이 달마오픈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지난 2년간 지원을 했다. 지난 2월 13일에는 재단법인 아름다운 동행에 동계스포츠발전기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후원금은 국내 최대 규모의 스노보드 경기인 ‘달마오픈 챔피언십 대회’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평창 올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 12명 중 7명이 달마오픈 대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곽 대표는 미얀마의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을 위해 매월 100만원씩 후원을 하고 있다. “미얀마에 부모없이 자라는 애들을 한국 분이 케어하시고 교육사업을 하는 분이 계셔요. 그 분을 3년 간 돕고 있습니다.” 또 서울대학교 우수 학생 4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장학사업도 해오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경영 실천 중요해

삼성전자 등에 납품을 하고 있는 회사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경영 실천에 대해 곽 대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저는 삼성 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많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 국가들이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대기업이 강한 나라에요.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독일에 있습니다. 화학 분야 기업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대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가 독일입니다.

대기업이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납품을 하면서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애플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우리 제품을 쓸 것 같습니까. 절대로 안 씁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면 이제 겨우 곁눈질을 합니다.

중국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삼성 같은 대기업이 없으면 중소기업이 다 죽습니다. 갈 곳이 없습니다.

경제를 모르시는 분들이 대기업이 나쁘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현실을 모르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애플에 물건을 넣으려고 하니까 “너희 회사가 3M보다 더 잘할 수 있느냐, 3M이 어떤 회사인데, 왜 너희 제품을 써야 하느냐”고 반문하더군요. 3M은 몇 백년 된 회사고 세계 1위인 회사인데 너희가 어떻게 3M 보다 더 잘 할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에서는 우리 제품을 3M과 비교 분석을 하고 테스트를 한 후 우리 제품이 더 좋으니까 사용을 하거든요.이제는 역으로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데서 우리 제품을 채용해보고 싶다고  의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대기업이 없으면 중소기업이 갈 곳이 없는데도 자꾸만 기업을 어렵게 하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저는 대기업이 잘 돼야 중소기업도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베트남에 공장 신축 계획

애니원은 올해 베트남 하노이에 공장을 신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베트남 진출 준비를 착실히 잘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공장을 지어 진출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구글, 아마존, 애플, MS 같은 공장이 중국의 광동성 선쩐(심천) 쪽에 있습니다.

이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진출하려는 것입니다. 중국과 베트남은 관세가 없는 반면 한국과 중국은 8%의 관세가 있습니다. 우리가 베트남에 진출하게 되면 이 관세가 절약되기 때문에 물류비용이나 관세 절감을 통해 10% 정도 가격인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독일 테사나 일본의 닛또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도 경쟁을 해볼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부터 3년간 600억~8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며 향후 생산투자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테이프 업계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 만들고 싶어

그는 테이프 업계로서 세계 1등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테이프 업종에서는 3M이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또 독일의 테사, 일본의 닛또, 미쯔비시 같은 회사들은 어마어마한 글로벌 대기업입니다.  
이런 회사들과 싸워야 되는데 그러려면 이 사람들 보다 시장에 좀 더 빨리 대응을 해야 하고, 시장의 니즈에 맞춰 신제품을 만들고, 그런 제품들을 만들어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중소기업이지만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R&D 인력이 35명으로 전체 직원 수가 210명인데 비해 R&D 인력 수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최고의 인재들이 여기에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출신들이 우리 회사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직원들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노력들이 앞으로 결실을 맺어갈 것입니다.”

애니원은 지금까지 성장을 계속 해왔고 세계 1등 제품을 두 개나 생산하는 기업이 되었다. 곽 대표는 “앞으로는 더 많은 세계 1등 제품을 만들어 소재 업체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램입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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