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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숙의 행복한 시 읽기 '가시 사랑'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 | 승인 2018.04.23 10:38

[여성소비자신문]구명숙의 행복한 시 읽기

가시 사랑
      
구이람

안아줄 수 없다
그대 사랑하는데

가슴에 찔려 아파할까
피눈물로 돌아선다

내 가시 잎이 되리라
그대 손잡고 살아갈

그대 안고 꽃피울

-시평-
  
사랑도 많이 아프다. 사랑에도 가시가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 꽃 장미에 가시가 돋쳐 있듯이, 사랑에도 가시가 있어 늘 감미롭지만은 않다. 이 세상 아프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시 “가시 사랑”은 사랑이 나를 아프게 한다면 차라리 그 잎이 되어 함께 꽃 피우며 살아가겠다는 영원한 사랑의 의지를 보여준다. 누구나 가시를 지닌 존재임을 알며, 다른 가시와 공존하여 살아내야 한다는 의미를 암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삶이 ‘고해’라는 말, 고난과 역경을 모르는 사람은 바로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혹자는 풍요롭기만 한 삶은 무의미하며, 무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천지에 다양한 삶이 펼쳐져 있지만 이런 저런 인생 모두에게 마침내 죽음은 찾아오고야 만다. 생명은 죽음이 있기에 정녕 가시를 안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시인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처럼 사랑도 가시를 안고 있으며, 그것을 극복하고 이루어내야만 사랑이 완성된다고 노래한다. “가슴에 찔려 아파할까/피눈물로 돌아선다”는 구절에서는 가슴을 찌르는 아픔, 뚝뚝 피 흘려도 버리지 못하고 사랑하는 고통, 그것이 생명 사랑임을 느끼게 한다. 동시에 그 사랑은 ‘나’로 인해 아파할까 돌아서는 인내와 희생으로 승화시켜 이루어지는 것임을 깨우쳐준다.

“내 가시 잎이 되리라/ 그대 손잡고 살아갈//그대 안고 꽃피울”이라고 노래하듯이, 차라리 가시 잎이 되어서라도 사랑하며 생명을 꽃피우고자 한다. 가시에 찔려 피 흘리면서도 마침내 한 송이 꽃을 피워내는 것이다.

사랑은 생명을 키우는 예술이며 힘이라고 하겠다. 새 생명을 낳고 기르지만 주는 사랑을 다 받아먹지는 못한다. 무조건 주는 사랑은 그릇으로 다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을 낳는 가시 사랑은 얼어붙은 세상을 따듯이 녹여주고 새싹을 틔울 것이다.

인생에서 사랑을 완성할 수 있다면, 삶은 고해를 넘어 찬란한 희망과 행복이 아닐는지. 자신의 삶은 자신이 선택한 자신의 의지이며, 사랑 또한 그렇다고 보면서 ‘가시사랑’은 ‘가시’를 넘어 사랑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을 노래하고 있다.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  k9350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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