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산업부는 17일 오후 삼성전자가 신청한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전문위원회’ 회의를 다시 개최한다. 논의결과는 회의 이후 9시쯤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이날 법원이 삼성전자에 제출케 한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반도체 분야의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는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들은 앞서 16일 같은 주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검토할 보고서의 양이 많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온양, 기흥, 화성, 평택의 반도체 공장에서 지난 수년간 작성된 작업환경보고서를 제출했다.

16일 논의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산업부에 요청해 진행됐다. 지난 2월 대전고등법원이 백혈병으로 사망한 직원이 근무하던 아산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고용노동부가 아산 외 공장의 보고서도 공개하라고 요구해서다.

노동부는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는 질병을 얻은 노동자의 산재를 증명하는데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노동자의 생명·신체와 직결된 정보라면 영업상 비밀이라 해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공개를 막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하고 법원에는 행정소송을 냈다. 보고서가 공개되면 중국 등 경쟁기업에 영업비밀이 노출돼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도체전문위가 보고서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발표하면, 삼성전자는 이를 전체공개를 막기 위한 소송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결정이 노동부나 법원의 판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오늘로 예정됐던 행정심판을 잠정 연기했다. 국민권익위는 "추가 검토가 필요해 잠정 연기됐다"면서 "일정이 확정되면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보공개 집행정지신청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행정심판위원회에서 판단한다.

삼성전자가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한 행정소송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재심리된다. 앞서 법원은 지난 13일 첫 심리에서 정보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의 판결을 유보한 바 있다.

재판부가 참고 자료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전문위원회가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발표하면 이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