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이지은 기자] 현대상선이 올해 안으로 발주하겠다고 발표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를 되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 빅 3는 올해도 2015~2016년 수주 절벽에 따른 경영난을 최소화하기 위한 순환휴직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수주를 한 뒤 짧게는 1~2년, 길게는 3년까지 선박 건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난해 수주했던 선박 매출이 실적으로 잡힐 때까지 버티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 보릿고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에게 현대상선의 대규모 발주가 '단비'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10일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고효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2020년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2만TEU급 이상 12척과 미주동안 서비스에 투입을 검토 중인 1만4000TEU급 8척 등 총 20여척, 3조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선가상승, 조선소 도크 확보 등을 감안해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를 대상으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조선소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대체적인 견해는 현대중공업(군산조선소 포함),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에 균등하게 배분하는 식으로 발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모아진다. 한진중공업 등 중견조선사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4~5개 업체에 6000억원 이상이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선박을 수주했다고 하더라도 설계 기간을 거쳐 건조에 이르는 기간이 최소 6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매출에는 반영되지 않겠지만 내년 초부터는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각 업체들은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올해를 잘 넘기기 위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맨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일감 부족에 따른 희망퇴직을 재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조선사업부문 인력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휴직을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한 순환휴직은 지난해부터 실시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가동을 전제로 현대상선으로부터 컨테이너선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는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조선사업부문 인력 6000명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도 순환휴직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는 육상 도크 3기, 해상 플로팅 도크 4기, 해양플랜트 전용도크 1기 등 8기의 도크가 있는데 이중 2개의 도크가 비워져 있어 현대상선으로부터 일부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지 않지만 올해 수주목표 73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부터 임금반납 및 순환휴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수주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현대상선으로부터 초대형유조선 5척을 수주한 만큼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으로부터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더라도 올해 당장 매출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각 업체별로 구조조정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일감 절벽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허리띠 졸라매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n970524@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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