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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신규 설비의 공동구축 및 기존 설비의 공동 활용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5G 상용화를 위한 필수 설비 중 일부는 공동구축하고 일부는 같이 쓴다는 뜻이다.

5G는 특성상 기존 LTE망 대비 4.3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하다. 주파수 도달거리가 짧고 기지국당 커버리지가 작은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기지국과 중계기, 이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관로, 그 안에 들어갈 광케이블 등 기존에 비해 더 많은 통신설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제도 개선은 통신사 간의 공동망 구축을 지원하고, 설비 개방 등을 통해 고품질의 5G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유선통신사 (KT, LGU+, SKB)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SKT)도 통신설비 공동구축에 협력하게 된다. 대상이 되는 설비는 기존의 관로, 맨홀 등 유선 설비에서 기지국 상면, 안테나 거치대 등 무선설비까지 확장된다.

공동구축의 대상이 되는 신축건물도 현행 연면적 2000m² 이상에서 연면적 1000m² 이상 또는 3층 이상의 건물로 확대될 방침이다. 5G 환경에서 기지국 설치가 소형 건물에까지 확대될 것을 고려해서다.

이에 더해 가로등이나 지하철 면적 등에도 이동통신 중계기와 통신 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도록, 17개 지방자치단체와 지하철공사, 도로공사 등 시설관리기관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설비도 확대된다. 이를 통해 5G 망을 각 사업자의 중복투자를 낮추고 자원을 절약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필수 설비와 정보를 개방해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동 통신망 구축을 위해서는 건물 위쪽과 지하 공간 등에 기지국 장비를 설치하고 이를 통신 국사까지 연결해야 한다.

망 구축 필수설비란 이때 필요한 광케이블과 관, 전주 등이다. 지금은 전기통신사업법 제35조 제2항에 따라 KT가 이를(구축한 지 3년 미만인 설비는 제외하고) 제공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대해 인입구간 병목 지역, 즉 '가입자 건물 내에서 통신케이블 등의 설비가 연결되는 최초 접속점까지'는 SKB, LGU+, SKT도 설비를 의무적으로 상호 제공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통신사가 설비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광케이블 제공 가능 여부·위치 등 각 사업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늘리는 한편, 중앙전파관리소에 설비 제공 · 이용 실태 감독 · 분쟁조정 등의 역할을 부여해 위법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정책을 통해 연간 400억원 가량의 구축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또 “새롭게 구축하는 설비를 타 통신사로부터 임차한다고 가정하고, 신규 포설비용 대비 임차비용을 비교하면 향후 10년 간 4000여억원에서 최대 약 1조원의 투자비 절감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신사 3사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핵심 사항인 이용대가가 올해 말에야 산정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5G망 구축을 위한 의무제공 대상설비의 이용 대가는 도심과 비도심 등 지역별 공사환경 등의 차이를 반영해 지역별로 차등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고 밝혔다.

향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역별 구축비용 등 자료조사, 대가산정 모형 개발, 현장실사 등을 거쳐 산정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반기에 반드시 정해져야 하는 사항은 아니다.

다만 5G 상용화를 내년 초로 목표한 상황이라 각 기업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급선무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그간 SK가 유선사업자보다 더 많은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SKT가 통신설비 공동구축의 의무를 이번부터 지게된 데 비해 통신 시장 영업 이익은 1위였기 때문이다.

또 현재 가장 많은 설비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KT와 타 통신사들이 원하는 이용대가 수준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소 임차 거리 규정에도 문제는 남아 있다. 각 사업자가 빌릴 수 있는 필수 설비의 길이가 현재의 100m에서 얼마나 줄어들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사용 거리가 100m보다 짧아도 최소 거리 만큼의 비용을 지급해야 했던 만큼 이 또한 민감한 사항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이용대가 산정 과정에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공통적으로 "적정한 이용대가, 조건 등이 정해질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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