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외유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당들의 고발장 접수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10일 김 원장이 과거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해 뇌물죄 및 직권남용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바른미래당도 같은 날 오전 오신환 원내수속부대표, 신용현 수석대변인 등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고발장을 접수했다.

그동안 '로비성 출장'을 강하게 비판해온 김 원장이 논란에 휘말리자 금감원의 신뢰성도 다시 타격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서는 김 원장이 피감기관 부담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원장이 피감기관의 부담으로 다녀왔다는 출장은 여러 건이다. 문제는 이 출장들이 ‘외유성 혹은 로비성을 띄었는가’다.

그는 2014년 3월 국회 정무위원 시절 보좌관과 함께 한국거래소(KRX) 부담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김 원장과 보좌관의 항공비 210만원을 모두 부담하고, 숙박비와 식비 등을 보좌관 계좌로 일괄 지급했다.

2015년 5월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원을 받아 워싱턴DC, 브뤼셀, 로마, 제네바 등을 9박10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KIEP는 김 원장과 수행비서의 출장 관련 비용으로 총 3077만원을 부담했다. 수행비서 1명과 KIEP 직원 3명이 동행했다.

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김 원장이 우리은행이 부담하는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2015년 5월19일부터 2박4일에 걸쳐 우리은행 분점 개점행사 관련으로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항공비와 호텔비용을 부담하고 관광을 위한 편의를 봐 줬다는 것.

포스코의 지원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는 의혹도 제기 됐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10일 "김 원장이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으면 그 당시 어떤 경비로 연수를 갔는지 본인이 직접 밝히라"며 "지난 2011년에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불합리한 실태 및 개선방안'이라는 토론회가 있었는데 해당 토론회 자료에 김 원장이 포스코 돈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앞서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한국정책금융공사 일부 직원의 해외 출장에 대해 “실사 차원에서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투자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출장비를 지원받았다"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공무 출장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는 것은 '로비' 혹은 '접대' 성격이 짙다"고도 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이)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청와대의 발표는 한술 더 뜬 것“이라며 "돈은 먹었지만 봐주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식인데 제 정신이냐“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청와대에서 책임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기식 갑질 외유 진상조사단' 활동과 함께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파면 등 조치를 촉구했다.

이번 논란에 청와대도 해명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장 건들은 모두 관련기관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의원 외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거나 관련기관 예산이 부적절하게 쓰였는지 현장 조사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나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은 10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들 눈높이에서 볼 때 지적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외유성이라든가 혹은 로비성 외유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피감기관이 비용을 부담하는 출장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며 어떤 경우에도 ‘로비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 것이 느슨해졌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출장에 동행한 후 특혜로 승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비서에 대해서도 “인턴 들어올 때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고, 그래서 연구기관을 담당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 정책비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의원이 임기를 마치기 1년 안에 있을 때 결원이 생기면 통상적으로 외부 채용보다 내부에서 승진시키고, 행정비서의 경우도 9급에서 내부충원으로 승진했고 다른 인턴도 똑같이 정책비서로 승진했다는 것.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정당들은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을 계속 주장하며 10일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김 원장과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것은 김 원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국회의원들의 피감기관 지원 출장을 강하게 비판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금감원의 전임 원장이 채용비리등으로 사퇴한데 이어 신임 원장도 논란에 휩싸이자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신뢰도가 또 다시 의심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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