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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지난 6일 09:30경,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 직원 2,018명에 대해 현금배당으로 한 주당 1000원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로 삼성증권 주식 1000주를 입고했다.

28억원의 배당액이 삼성증권 시가총액 3조4000억원의 33배 이상에 달하는112조원이 된 것이다.

그 후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착오로 입고된 주식' 중 501만주를 주식시장에서 매도했다. 전일 전체 거래량인 51만주의 10배 가까운 양이다.

이로 인해 삼성증권 주가는 한때 39,800원에서 35,15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약 12%가량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거래소는 ‘전날 종가 등과 비교해 10% 이상 주가가 변동하면 거래를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변동성 완화 장치(VI)를 7차례나 발동했다.

삼성증권은 당일 9시 39분 직원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린 후, 9시 45분에 착오주식 매도금지를 공지하고 10시 8분에 전체 임직원 계좌를 주문 정지 처리했다.

또 당일 10시 14분에 착오로 지급된 주식의 입고를 취소하고, 배당금 입금으로 정정조치했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9일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5일 담당 직원이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했고, 최종 결재자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했다는 것. 그리고 그 상태로 6일 오전까지 아무도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채 주식이 지급됐다.

주식배당 입력과정에서 오류가 생겨도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고,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나 감시기능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9일 “이번 사고는 투자자 피해를 유발함과 동시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히 저해한 행위”라며 자체적으로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도 실제 잘못된 주문을 차단하는 데까지 37분이 소요되는 등 위기대응도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총 3가지다.

일부 직원이 착오로 지급된 주식을 회사의 경고메시지 및 매도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매도했다는 점. 이로 인해 삼성증권 직원의 주식 매도에 동반 매도한 일반 투자자들의 재산상 피해도 발생했다.

다음으로는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이라도 실수로 입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의 경우 일반 주주와 달리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발행회사가 업무를 직접 처리해서다.

특히 삼성증권은 발행회사로서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로서의 배당업무가 동일한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져 시스템상 오류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증권 사태의 경우 총 발행 주식 수인 8천 9백만 주의 약 31배에 달하는 28.1억 주의 주식 물량이 입고되어도 시스템상 오류가 확인되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관련 업계에서 ‘유령 주식’으로 표현하듯 존재하지 않는 주식의 발행과 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 거래 시스템 전반에 걸친 문제로, 삼성증권 사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매도주식 결제가 이루어지는 4.9.~4.10. 양일간 삼성증권에 직원을 파견하여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 조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구제방안을 빠르게 마련하고 결제불이행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투자자 보호 및 주식거래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11일에서 19일까지 중 삼성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주요 검사항목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 입고되어 장내에서 매도된 경위 ▸직원이 대량의 자사주를 아무런 제한 없이 매도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의 문제점 ▸투자자 피해 보상을 위한 대응 현황 ▸관련 내부통제 체계 및 운영현황의 적정성 등이다.

금감원은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관련자 및 삼성증권에 대해 법규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며 “삼성증권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4월 중 배당을 예정하고 있는 상장 증권회사에 대하여 배당처리 시 내부통제를 철저하게 하는 등 사고 예방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검사 이후에는 전체 증권회사와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제도개선 등 구체적인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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