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산모들이 원인 미상의 급성 폐질환으로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원인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됐다.

어린이와 임산부에게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의 실태에 대해 유 의원은 “정부가 유가족과 환자들의 억울함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아 환경단체의 힘을 빌려 자체 역학조사를 하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조속히 발표하고 책임 소재를 밝혀 보상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50세 이상 고령 산모 문제와 학교 정수기에서 검출된 로타바이러스 문제 등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유재중 의원과 함께 보건 관련 여러 이슈들을 진단해 봤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인한 피해자들의 현황과 사후 대책마련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실린 최근 논문을 보면, 시민단체와 피해자모임에 총 174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는데, 이 중 사망한 사례가 52건(30%)에 달했다. 장기이식을 받고 가까스로 생존한 환자들도 있었다.

 이들이 100%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피해자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가족단위 환자가 전체 피해건수의 40%를 차지한다는 점을 봐서는 어느 정도 개연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피해자들과 업체관계자들을 국회에 출석시켜 이런 실태를 재조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한 채, 피해자와 업체 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보다 정확한 역학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책임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재판과정에 반영됨으로써 충분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50대 이상 고령 산모가 급증하고 있다. 고령산모의 건강을 위해 어떤 것들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보나.

“최근 서울 아산병원에서 만 57세의 최고령 산모를 발표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도에 61세에 출산한 산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고령산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출산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산모가 2008년도 32명에서 2010년도 62명으로 2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출산은 가족 차원의 기쁨인 동시에 우리사회의 축복이기도 하다. 고령 산모들의 안전한 출산을 돕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고령출산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의과대학과 병원에 대한 연구·지원을 장려하고, 고령출산에 필요한 추가적인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복지부는 UN 권고에 따라 15~49세에 해당하는 산모만 출산 통계를 작성하고 있어 정확한 통계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 국민이 잘못된 정부를 접하고 있는 데도 복지부가 바로 잡기는커녕 통계상 관리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확인 조차 하지 않고 있다. 고령 출산이 많아지는 사회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통계 기준을 검토하고 이에 맞는 저출산 정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 3월 충남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방학동안 고여 있던 학교 정수기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정수기 관리는 그후 어떻게 개선됐나.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책임이 있고, 이러한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안내하지 못한 질병당국도 문제가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를 통해 이러한 보건위생사고 사례를 전국의 초·중·고교에 전파하도록 조치하였다. 관리업체에서도 이런 사례를 참고해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된 것으로 보고 받았다.

학교는 학생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인 만큼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고 질병관리본부는 위와 같은 사례를 집단 급식소, 학교, 보건소에 알려 철저히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교복 비용 지원 등을 위한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것으로 안다. 발의하게 된 동기는.

“교복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학교가 대부분인데, 교복 가격은 수십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가정경제에 부담을 준다. 교복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인기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교복모양을 조금씩 변형해 가격을 올려 받기도 했다. 교복업계가 과당경쟁과 상술을 부리는 동안 교육당국은 사실상 이를 방치하다시피 했다.

최근 교복공동구매나 교복 물려주기 운동 등도 전개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최소한 가정형편에 상관없이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교

복구입비용 뿐 아니라 교육에 필요한 제반비용을 점진적으로 국가의 몫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얼마전 유엔아동 권리 협약 이행을 위한 굿거버넌스 모색을 주제로 한 ‘2012 아동권리 포럼’을 개최했다. 유엔아동권리 협약에서 인정되는 권리가 실현되기 위해 효과적으로 아동권리 침해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조정하고 수립하는 체계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창 꿈을 키우면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야 할 우리 아이들이 성범죄,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등 각종 사회범죄에 노출돼 있다. 특히 부모님의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빈곤아동과 가출청소년들의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은 범죄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2011년 6월 23일 새누리당 의원 103명이 발의하고 본회의에서 가결된 ‘아동의 빈곤 예방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시행규칙을 빈곤현장의 요구에 맞춰 제정하고, 빈곤아동청소년의 실태파악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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