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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패티 햄버거 판매한 맥도날드 책임은식품안전관리 외주화가 문제...국내 법 운영도 부실
한지안 기자 | 승인 2018.04.05 16:00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4일 오후 국회에서는 ‘오염 패티 햄버거 판매한 맥도날드 책임은?’ 토론회가 개최됐다. 지나 2016년 ‘햄버거병’으로 불린 바 있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과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에 관련된 식품 안전 정책 토론회다.

햄버거병 사건은 작년 7월, 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이 한국맥도날드를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사건의 발단은 16년 10월경 돼지고기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아동이 걸린 용혈성요독증후군. 피해 발생 후 현장 조사가 시행됐지만 위생문제는 없었다.

이후에 실시된 검찰 조사에서도 피해자가 섭취한 것과 같은 일자에 제조된 햄버거 패티의 시료가 남아 있지 않아 병원성 미생물로 오염되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4명의 소비자는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로 검찰에 고소했다.

2017년 2월 검찰은 이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하고, 패티를 납품한 업체 맥키코리아의 대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피해자 측은 검찰 발표 다음 날 서울중앙지검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 햄버거병 사건의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미혁·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고, 소비자와함께,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가 주관했다.

또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황다연 변호사, 이무승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김희경 YMCA 소비자 위원, 김승한 소비자와함께 청년변호사 포럼 변호사, 그리고 김명호·안영순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김경환 소비자와함께 대표의 “식품을 어떻게 안전하게 먹을 것인지, 국민 보건은 괜찮은지가 시민사회의 지대한 관심”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시작됐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2, 3년 동안에 오늘 주제로 삼은 이 회사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그동안 수사도 많았고 많은 제안도 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를 주최한 권 의원은 “최근 식품 위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자체 검사 절차 없이 납품받고 제조업체에 대한 식품안전관리도 외부 대행업체에 용역을 주고 있어, 판매 이득은 취하면서 식품 안전 책임은 납품업체에 부담하는 ‘위험의 외주화’가 식품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늘 소비자단체, 법률가,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만큼 토론회에서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저희도 국회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허술한 제도를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동민 의원은 “작년 국감 과정에서 한국맥도날드 대표께서 나오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회사의 법적인 책임, 도의적인 책임에 대해 송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입장을 시원하게 밝힌다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적어도 국민적 논란에 직면해 있다면 그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밝힐 것으로 기대했다.”며 “대장균 오염이 의심되는 먹거리가 유통됐는데도 ‘우린 몰랐다’,‘납품업체의 잘못이다’라고 면피하면 그만인 셈이다. 돈은 돈대로 벌면서 관리·감독 책임은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일은 결코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와 시민단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 정부 부처가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며 “국민 입장 대변해 최선을 다해 법제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문은숙 대표 “검찰 수사결과와 드러난 문제점”은

이날 좌장을 맡은 문은숙 소비자와함께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토론이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표의 ‘피해자 고소에 따른 검찰 수사결과 요약’ 발표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섭취한 햄버거는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맥키코리아가 제조한 소고기 패티에서 병원성 미생물 오염 우려가 확인됐고, 피해 발생 후 실시된 현장조사에서 돼지고기 패티는 위생문제가 적발되지 않았지만 돼지고기 패티의 병원성 미생물 관련 검사 내역은 없었다는 것.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 당시 같은 일자에 제조된 시료가 남아 있지 않아 피해자가 섭취한 패티가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발표했다. 피해자들이 섭취한 햄버거 패티가 설익었는지도 같은 이유로 확인할 수 없었다.

문은숙 대표는 “장출혈성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햄버거가 근 1년, 넓게 잡아 2년 5개월 동안 그대로 유통됐다”며 “2016년 7월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쇠고기 패티가 납품된 사실을 인지한 한국 맥도날드가 각 매장에서 사용 중이던 패티를 수거·폐기한 사실이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납품된 양과 실제로 어느 정도 양이 수거·폐기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6월 말경 맥키코리아가 제조한 소고기 패티에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 이후부터는 외부검사를 의뢰하지 않고 자체검사를 하기로 맥키코리아와 협의했다”면서 “그러나 맥키코리아가 시험방법까지 바꾸면서 67회에 걸쳐 시가독소(Shiga toxin) 유전자가 검출된 소고기 패티를 납품하는 동안 한국맥도날드는 한 번도 자체검사나 점검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검사규정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고기 함량 100%인 순소고기 패티는 검사의무에서 면제되고, 돼지고기 패티는 장 출혈성대장균등 병원성 미생물 검사 의무 대상이지만 다른 종류의 패티와 함께 생산하면 검사 의무가 면제되는 상황이었다.

납품업체가 이를 악용해 오염 가능성이 낮은 닭고기 패티만 외부 검사를 의뢰해 돼지고기 패티에 대한 검사의무를 회피하고 자체검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돼지고기 패티는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소고기 패티와 같은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어 교차 오염의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식품 피해는 섭취경로, 발병 기간, 증상 등이 다양해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다. 제품 순환이 빠른 경우 같은 일자의 식품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피해자들의 발병 이후 이루어진 역학조사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장출혈성대장균 오염 패티, 지금도 유통 가능성 있어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혜’의 황다연 변호사는 혈변 등의 증상이 발생한 아동들의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의 섭취사례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하며 “오염된 햄버거 패티가 지금도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누구든지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또 “이를 유통시키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방안이 절실하다. 각 매장에서 시가독소가 비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높은 온도로 가열하도록 교육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생명공학 연구원의 이무승 박사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섭취한 햄버거가 노출되었을 것으로 우려되는 장출혈성대장균은 ‘시가독소분비장출혈성대장균(STCE)’의 하위 부분 집합체다.

이 박사는 준비한 자료를 통해 이를 설명하며 “대장균 유래 식중독이 후진국형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기후변화 및 외식산업의 증가와 단체급식의 일반화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도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발생 건수에 비해 사회적인 파급력이 강하지만 명확한 치료제가 개발되어있지 않고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 역시 아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식품안전관리 외주화의 문제점...국내 법제도 운영 부실”

이날 여러 번 언급된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김희경 YMCA 소비자 위원이 발표했다. 김 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식품에 관련된 위험의 외주화는 통상적인 ‘위험의 외주화’와는 다르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최초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치게 되어 단순히 큰 업체와 작은 업체 사이의 ‘갑을’관계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의 식품관리 규정은 ‘자가품질검사제도’로 복합되어 운영된다. 즉 맥키코리아가 스스로 품질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인데, 자가 품질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검사 후에 이것을 즉각 통보하지 않았을 때 제재 할 수 있는 장치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맥키코리아가 2016년에 자체 품질 검사를 통해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될 수 있는 패티를 생산했다는 것을 진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유통되고 있던 4500여 박스 중 11%에 불과한 500여 박스만 회수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10일 후에 통보해 그동안 2000여 박스가 판매됐다고도 말했다.

김 위원은 이에 대해 “식약처가 10일 이후에 통보받았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법 제도가 부실하기에 맥도날드가 유독 국내에서 안일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소비자 단체소송법상에 금지청구권이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무용지물”이라며 법 제도에 대해 지적했다. 신속함을 요구하는 상황에 금지 청구의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법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소비자와함께의 청년 변호사 포럼 대표인 김승한 변호사의 발표로 이어졌다.

그는 “이 사건을 통해 현행 법령이 형해화 되어 국민 건강과 식품안전보장이라는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 위생의 경우, 단순한 납품업체라 하더라도 식품 위생 등과 관련한 확인 및 검수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거나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판매업체에 대한 형사 처벌의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햄버거 패티용 식용제품 안전관리 제도 개선 내용” 발표

마지막 발언은 식약처의 김명호 안영순 과장이 맡았다. 햄버거 패티용 식용제품의 안전관리 제도 개선에 대한 발표였다. 이에 따르면 식약처는 식육 가공업 영업자가 생산한 분쇄 가공육 제품에 대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단계적인 HACCP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다.

매출액이 20억원 이상인 업체는 올해 12월 1일까지, 5억원 이상인 업체는 20년 같은 날까지, 매출액이 1억 이상인 업체는 2022년 12월 1일까지다.

식육 100% 분쇄포장육에 대해서는 “영업자가 장 출혈성 대장균 등에 대해 스스로 검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추진 중”이다.

이들은 또 “식육 가공업 영업자가 동일한 유형의 여러 품목을 생산할 때는 생산 및 유통량이 가장 많은 품목에 대해 검사가 많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등 검사 대상 선정방식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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