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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 고려대학교 흉부외과 교수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진료시대에도 의사의 경쟁력은 따뜻한 인성”
김희정 기자 | 승인 2018.03.26 14:41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얼마전까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고려대학교 흉부외과 의사로 복귀한 선경 고려대학교 의대 흉부외과 교수.

의료인이자 바이오와 헬스를 접목하는 첨단의료 산업진흥재단의 이사장으로서 의료와 바이오 산업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장본인이다.

선 교수는 의사였다가 조직을 이끄는 수장을 무사히 마친 데 대해 “병원에서 조직관리 업무를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2005년 의료원 대외협력실장과 2007년 고려대 의무기획처 처장을 맡으며 대내외 소통의 중심역할을 했다. 2010년에는 한국보건한업진흥원 R&D 진흥본부장도 맡으면서 의료산업 연구개발 관련 조직을 관리했다. 1981년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선 교수는 고대안암병원 흉부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고려대학교 부설 인공장기센터 소장으로도 활동했다.

특히 선 교수는 한국형 인공심장개발과 생명구조장치 국산화 연구에 매진한 공로로 보건산업기술대상과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 및 전문위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 대한의용생체공학회회장, 대한흉부외과학회이사장을 역임했다.

선 교수는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년간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첨단의료산업의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 기관인 보건복지부산하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산업발전(바이오헬스분야)을 이끌어 왔다.

다양한 대내외 경력으로 경영능력은 물론 전략적 리더십을 겸비한 의과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경 교수를 만나 발빠르게 변하는 의료산업의 현실 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흉부외과 의사로의 생을 살아온 그의 삶을 재조명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후 고려대학교 흉부외과 의사로 복귀하셨다. 이 기관 이사장으로서 가장 신경을 쓰고 추진한 사업은 무엇인가. 성과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시설이 준공되고 난 후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보니 가장 시급한 것이 조직의 틀을 잡는 것이었다. 따라서 제일 먼저 재단의 미션과 비전을 명확히 설정하고 실행전략과 목표를 구체화하였으며, 그를 위한 자원 확보와 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첨단복합단지사업에 가장 중요한 연구 인력을 3배 이상 확보했으며, 조직과 규정을 정비해 과거 정부부처 별로 분산된 의사결정 거버넌스 구조를 재단 중심체제로 일원화했다. 그 과정에서 법규의 개정과 대대적인 규정의 개선을 비롯하여 법률 개정도 추진했다."

-국내 최고의 흉부외과 전문의가 되시기까지 의사로서의 길을 걷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가정환경은 어떠하셨는지 궁금하다.

“아버님께서 고려대학교 교수로 40년을 근속하셨다. 형제 5명이 모두 고대를 졸업했고, 제 아들도 고대를 나왔다. 집사람도 고대 교우이다. 말 그대로 고려대 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다. 고대의 상징이 검붉은 크림슨 색이라, 저 같은 사람을 고대에서는 ‘뼛속까지 빨갛다’라고 한다.

저는 원래 공대를 가고 싶었고, 특히 건축 설계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좀 아련하다. 그래서 건축학 개론이란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혼자 여러 번 보았을 정도이다.

의과대학 지원은 특별한 동기가 없었기에 처음에는 의학 공부에 적응을 못하고 많이 힘들었다. 심각하게 다른 과로 전과를 고민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임상의학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학생 때부터 심장을 다루는 외과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시간만 있으면 흉부외과 선생님들을 열심히 쫓아다녔다. 지금도 흉부외과를 선택한 것은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심장병 환자의 완쾌율은 어느 정도인가.
 
“대한민국의 심장병 치료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심장병 뿐 아니라 암과 같은 중증질환의 치료결과도 아주 뛰어나다. 정말 우리나라의 의학수준은 국민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게다가 치료비도 저렴하지 않은가. 미국과 비교하여 20분의 1도 안되는 치료비에 결과는 우리가 우수한 경우도 많다. 한국 의사들이 뛰어나기 보다는 한국사람 자체가 우수한 것 같다.”

-의사로서 기억에 남는 수술이나 환자가 있는가.

“많은 심장수술 환자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몇 분이 계신다. 대동맥이 터져서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밤새워 응급수술로 살려내고 새벽에 혼자 연구실에 앉아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 놓으면 온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아드레날린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외과의사는 그런 재미로 하는 것이다.

최고령 심장수술 기록으로 92세 되신 할아버님이 계셨다. 다행히 잘 회복되셔서 퇴원하셨는데, 왜 심장의 혈을 뜷었는데 정력이 회복되지 않느냐고 불만을 가지시던 기억도 있다.

또 법대 여학생이 판검사가 되기 위해 고시공부를 하다가 도서관에서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 왔다. 심내막염으로 뇌경색까지 발생한 상태였고 어렵게 응급수술로 살려냈지만 반신 마비로 퇴원했다. 오랜 재활 끝에 지방도시의 9급 공무원으로 취직해 첫 월급을 탔다고 인사를 온 날도 기억이 난다. 의사라는 직업은 자기가 한 일의 보람을 눈 앞에서 느낄 수 있는 멋진 직업이다."

-좋은 의사란 어떤 의사라고 생각하시는지.

“그간의 의학 수련은 질병 치료기술만을 가르쳐 왔다. 그러다 보니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소통이 안되는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의사는 최선을 다했는데 환자나 보호자는 불만에 가득 차서 부딪히게 된다.

의학은 사람을 다루는 인문학이다. 좋은 의사가 되려면 치료기술에만 치중하는 기술자로 머물러서는 아니된다. 의사는 환자를 대할 때 질병이 아닌 사람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직업이기에 항상 공부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청진기가 사라진다’라고 한다. 과거에 의사의 판단에만 의존하던 의료가 막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의사들의 경쟁력은 더욱 따뜻한 인성이 될 것이다.

미래의학을 이야기하는 이때, 좋은 의사란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모 개인병원 의사가 고대병원 응급실 당직의사한테 전화번호 하나를 남겨서 전화를 걸어봤더니, 그 환자를 보낸 협력의원 의사였다.

자신이 보낸 60대 여성 환자가 궁금해서 어떤 이유로 보냈는지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참된 의사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나는 정말 감동을 받았다. 개원의가 응당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녹록치 않은 의료현실에서는 그런 절차들은 일상적으로 무시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도 가끔 그 때 생각이 나는데, 이런 좋은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는 ‘좋은의사연구소’라는 정식 연구조직이 있고 연구성과도 내고 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일 것이다."

-요즘은 의료 기술이 인공지능과 연계한 헬스케어 사업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른 병원들도 이런 부분에 주목하고 있던데 고려대학교병원이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까지 준비하고 있는가.

“고대병원은 인공지능에 대비해 교수들 수십명이 모여 인공지능(AI) 센터를 만들어서 분야별로 연구에 힘쓰고 있다. 이미 작년에 정밀의료 관련 빅데이터 사업단을 확보해 수백억 원의 국가지원을 받고 있다. 정부는 전국에 10개의 연구중심병원을 선정했는데, 그 중에 2개가 고려대학교 소속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국내외에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학교병원도 발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실제로 고대의료원은 산하 병원의 연구기능을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연구지원팀과 병원단위에서 연구수행을 돕는 연구관리팀을 두고 있고, 연구대상자보호팀을 신설해 더욱 안전한 연구수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했다.

더불어 국가지정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어 연구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국가지정임상시험센터,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의과대학 연구지원센터 등의 입체적인 연구지원 조직이 사방에서 연구자들을 돕고 있다. 이러한 인력들만 약 100여명에 이를 정도다. 이는 의료수익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관의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연구에 대한 파격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12월 세계최고 연구분야 국제 인증기관인 AAHRPP(Association for the Accreditation of Human Research Protection Programs)으로부터 의료원 산하 3개 병원 모두가 전면 인증을 획득해 그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이 인증은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연구대상자의 권리와 복지를 보호하기 위한 임상연구 규정과 체계를 국제적 수준으로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연구의 질 향상은 물론 윤리적 신뢰성을 증대시키고 글로벌 임상연구 기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넓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그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형 인공 심장 개발에 기여해오시고 생명구조 장치 국산화 연구에도 매진해 오신 것으로 안다. 인공심장 개발로 인해 새 생명을 얻는 환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회는 어떠한가.

“평생을 사업으로 바빴던 환자 분이 심장혈관이 막혀서 심근경색증으로 사망 직전 상태로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한국형 인공심장을 이식하고 전신상태가 극적으로 회복되면서 의식도 돌아오셨다. 아쉽게도 다른 병으로 3개월 만에 사망하셨는데, 환자분의 부인께서 찾아오셔서 의료진에게 감사한 내용은 남편이 지난 3개월 동안만큼은 온전하게 자기만의 사람이었고 평생 처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인공심장 수술에서 치료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의 판단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와 가족의 몫이라고 믿는다.”

-한 해에 몇 명 정도가 고려대 흉부외과를 통해 인공심장 소생 수술을 받는가.

“인공심장의 종류는 다양하다. 넓은 범위에서 인공심폐기나 심실보조장치, 에크모 같은 생명구조장치 까지 포함하면 수 백건이 된다. 좁은 의미의 전통적인 인공심장은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 상용화 제품이 없는 실정이다. 외국산 제품을 수입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수 억원 대라 너무 비싸고, 국산 인공심장은 저렴하고 성능도 우수하지만 임상시험과 상용화 과정이 남아 있다.”

-첨단의료기기와 인공지능이 더욱 발달하게 되면 의사들의 할 일이 점차 줄어든다고 봐야 하나.

“그렇지 않다. 의사의 업무 중에 상당 부분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치할 것은 맞다. 그 결과 전문의 분야 중에 몇 개는 역할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컴퓨터가 주판을 대치하면서 경리 업무가 변화되는 상황을 돌이켜 보면 상상이 될 것이다. 그 보다 미래를 위한 의사 인력을 지금부터 양성해야 하는데 교육시킬 의대교수들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였던 비노드 코슬라는 현재 의사가 하는 일의 80% 정도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실제로 현재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이 도입되어 암 진단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왓슨 클라우드를 우리나라는 현재 6개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내년쯤 중국은 1000여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모인 의학적 데이터들이 모여 세계 연구진들이 공동연구가 가능해지고 신약개발도 이런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의료에서의 의사의 역할은 더욱 다변화되고 넓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 맞춤형으로 이루어지는 미래형 의학의 실현이 성큼 다가왔고, 인공지능 의료, 빅데이터 의료, 정밀의료, IoT의료, 원격의료, 클라우드형 판독의료, 알고리즘 의료, 유전체 의료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각종 미래의료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인으로서의 의사의 역할은 더욱 다양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바이오와 헬스 케어가 접목하는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걸맞는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바이오와 헬스는 서로 차원이 다른 분야이다. 바이오는 기술 중심의 접근이고 헬스케어는 목적 중심의 접근이기에 융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오던 IT 산업을 대치할 미래 동력은 바이오헬스 영역에 있다. 단순한 화두가 아니라 산업의 성격 자체가 우리한테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국내에서 다양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문제는 바이오헬스 산업화 과정은 다른 산업에 비해 오래 걸리고 도중에 유명한 ‘죽음의 계곡 (valley of death)’ 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화 생테계를 구축하는 것도 기술 개발 만큼이나 중요하다.”

-4차 산업 혁명 부분에서 유망한 헬스케어 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병원 및 의료 시설을 중심으로 여성 일자리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교수님의 고견은 어떠하신지.

“헬스케어는 서비스 산업으로 고용창출 측면에서 제조업에 비해 우월하다. 특히 헬스케어의 특성상 여성의 섬세함과 정밀함이 적합하며,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여성 리더십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성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어질 것이다.

우리는 의료의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환자 개인마다 다른 유전자와 신체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융합의료가 실현될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3D프린팅, 모바일기기 등 과학기술이 의료분야에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새로운 영역은 외과 중심의 초대형병원의 틀 안에서 여성의학자 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규제가 심한 편이라고 보시는가. 이것이 창업을 억제하고 의료 산업에서의 확장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는데 장애가 되는 정도라고 보시는가.

“바이오헬스 영역은 양면이 존재한다. 흔히 보건과 복지라고도 표현되는데, 산업의 부분(보건)과 인간의 기본권을 위한 부분(복지)가 서로 균형이 맞아야 한다.

더구나 바이오헬스 산업화의 결과물은 인체에 직접 사용되는 것이므로 상용화 전에 건강과 생명에 문제가 없는지 정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규제로 표현되는데, 이런 것들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걷어내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기에 옥석을 잘 가려야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6년부터 신약 연구개발이 시작된 이후 물질특허출원, 전임상시험, 기술수출, 임상시험, 국내외 신약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신약개발과 같은 바이오헬스 산업은 보건의료기본법, 제약산업발전법, 생명공학육성법, 산업발전법, 과학기술기본법, 산업기술혁신촉진법, 약사법 등 각종 연구개발 관련 법률과 제도들을 살펴서 진행해야 한다.
아직 많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이 또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법률 들이다.

다만, 4차 산업 바이오 거시경제시대에 걸 맞는 맞춤형 규제완화가 시행되고 신규 입법 등을 통한 품목허가 등의 법안이 잘 처리된다면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분야의 잠재력은 가히 폭발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로켓엔진’ 같은 것이라 그 미래도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교수님은 바이오 헬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어떤 의미인가.

“우리나라는 아직 반도국가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있고 북쪽은 바다보다 더한 장벽이 막고 있다. 특히 인구 5000만의 내수시장 규모나 인력, 원천기술, 인프라 들을 고려할 때 방대한 바이오헬스 산업의 모든 요소들을 산업화하거나 혹은 연구개발의 전체 과정을 국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산업분야에 따라 혹은 제품의 종류에 따라 기술 개발에서 fast track vs. slow track 전략, 연구 투자에서 segmentation 전략들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정부투자의 효율성을 위한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의 NIH가 대표적인 사례이고, 일본의 경우 의료산업화를 위해 총리실 산하에 A-MED라는 일본판 NIH 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선택과 집중은 전략의 기본인데, 그 실체는 선택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것이다.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기로 결정하였다면 K2나 몽불랑은 쳐다보지 말아야 한다. 설사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아도 말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벨리(Silicon Valley)는 원래 양질의 포도주 생산 지대였다.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실리콘밸리로 불리게 된, 벤처기업 밀집 지역이다. 2015년 기준 이곳엔 총 기업 수가 약 40만개가 넘고, 1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600여개,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이룬 기업 수는 130개가 넘는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150개 기업의 총수익은 1030억 달러(약 110조)에 달한다. 실리콘밸리 주민의 연평균 소득은 11만6033달러로 미국 전체 연평균 소득은 6만1489달러의 두 배에 가깝다.

고려대학교병원 근처에도 ‘홍릉벤처벨리’라는 것이 있다. 고대안암병원 주변에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6개의 대학 등 10여개 이상의 국책 연구소, 대학병원 등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런 기관들을 모아 메디컬 클러스터를 만들어 바이오·의료지구로서 핵심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을 말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방기술품질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산업연구원(KIET), 영화진흥위원회 등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들의 공간을 포함한 이 지역을 헬스와 바이오 특구로 지정하고 서울시와 중앙부처가 중지를 모은다면 특화 밸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며 기업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양질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고, 이 드라이브가 성공한다면 국부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판 ‘K-바이오헬스벨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고려대학교와 고려대학교병원의 연구역량이 한 몫 한다면 홍릉 일대에서 큰 혁신을 일궈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한 말씀.

“국내 사립대학들의 공통된 문제는 재정 위기이다. 등록금에 의존할 수도 없고 자선 형태의 기부금이나 발전기금 모금도 한계에 봉착했다. 따라서 차세대 경제성장동력이라고 하는 바이오헬스 산업화의 메가트렌드를 타고 나가야 한다. 이제는 국내대학도 투자형․조건부 기부 혹은 기업과의 공동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본인은 바이오헬스 산업화의 전문가로서 모교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자 한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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