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왕성상 기자] ‘시 쓰는 산림공무원’ 최병암(52·시인) 산림청 산림복지국장이 나무·숲·산에 공직의 희로애락을 접목한 시집 ‘나무처럼’(168페이지)을 냈다. ‘어느 숲지기의 꿈’이란 부제가 붙었다. 나무, 산과 함께 해오며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84편의 시가 4개 주제(초목, 산림, 자연, 인생)로 나눠 실렸다.

영국 리즈대 환경대학원(생태경제학 석사)을 졸업하고 산림청 산림정책과장, 산림이용국장, 산림보호국장 등을 거친 최 국장의 시집은 ‘4월 식목의 달’을 맞아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시집에 나오는 나무와 숲은 그의 일터이기도 한 자연(산림)에 대한 경외는 물론 동료의 이미지, 추억, 바램을 아름다운 시어(詩語)로 풀어냈다. 어떤 시에선 산불, 재선충병 등 산림현장에서의 어려움과 아쉬움도 얘기하고 있다. 중앙대 법학과 졸업 후 1993년 행정고시(36회)에 합격, 산림청공무원으로 25년간 일해온 최 국장은 공직과 삶의 여정을 나무와 숲을 통해 담아냈다.

시집 제목이자 주제시(主題詩)인 ‘나무처럼’은 산림공무원 길을 걷게 된 이유를 말하고 있다. 최 시인은 2010년 ‘산림문학’ 신인상(시 부문)을 받으며 등단했지만 결이 다르다.

등단 전부터 산림청 직원들에게 시로써 마음을 전하는 ‘헌시(獻詩)공직자’로 알려져 있다. 근무부서, 직급 관계없이 함께 일하다 떠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시를 써줬다. 그렇게 써준 게 100편을 넘는다.

그는 “퇴임식, 환송회 등에서 의례적으로 선물을 주는 자리가 뭔가 아쉽다는 생각에서 시를 써준 게 1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위로와 격려, 고마움과 즐거웠던 추억, 만남과 헤어짐도 시에 녹아있다. 요즘엔 쓴 시를 액자에 넣어 선물한다. 최 국장은 “시에 담긴 내용이 그 때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소중한 기록이자 삶의 흔적”이라며 “나무, 숲, 산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시인은 인천 출생으로 ‘조약돌’ 등 히트곡을 부른 인기가수 박상규(작고)가 외삼촌이다. 최 국장 어머니도 남편이 작사한 노래의 음반을 낸 ‘숨은 가수’다.

왕성상 대기자  wss4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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