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칼럼
사춘기 자녀와 해결중심이론의 활용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8.02.26 13:18

[여성소비자신문]질풍노도의 시기로 표현되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참으로 힘들고 걱정이 많다.

그처럼 사랑스럽고 붙임성이 좋으며 엄마 아빠를 따르던 아이가 짜증이 늘고 대화를 기피하고 반항하면서 부모 속을 뒤집어 놓는다. 반항과 거친 언어가 거침없이 튀어나오고 심하면 비윤리적 행동이나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되며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정서적 혼란이나 불만 및 반항이 극심해진다. 오죽했으면 ‘중2병’이란 신조어가 생겨났으며 ‘중2가 무서워서’ 북한이 남침을 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겠는가?

교회학교에서 중등부 학생들을 맡았다. 럭비공 튀듯이 어디로 튈지 모를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타이르는 말투라도 보일라치면 눈빛이 바뀌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린다. 영성 훈련을 한답시고 모인 수련회에서 선생님들 몰래 야동을 보는 것은 애교 있는 일탈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휴대폰을 수거했다가 밤늦게 까지 돌려주지 않는다고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묵고 있는 방문을 발로 차서 부서뜨리는 사춘기 남학생의 반항에는 겁이 나기까지 한다.

이처럼 반항적이고 변덕스러운 10대들의 사춘기 증상은 오래 전부터 위대한 철학자나 사상가들에게마저 난감한 문제이었다. 당사자인 10대들마저 ‘내가 왜 이럴까?’라고 혼란스러워하는데 타인은 물론 이들의 부모들조차도 쉽게 이해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이러한 10대들을 무시해 버리거나 일반적인 행동교정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려 들면 감수성이 예민한 10대들에게 상처가 되고 자칫 그릇된 길로 몰아갈 수 있다.

이러할 때 부모와 교사 및 상담사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춘기 증상에 대한 근본적인 생리 및 심리학적 이해와 효과적인 지도와 상담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사춘기 증상의 원인은 신체와 생리적 변화 즉, 신체의 성장과 함께 신체 내부의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기고 아직도 완료되지 않은 뇌 발달의 변화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리 및 뇌신경과학자들의 조사연구에 의하면 일정한 나이가 되면 2차 성장을 나타내는 남성, 여성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이들 호르몬 변화는 대뇌의 부위별 발달차이를 초래하여 뇌의 부위별 재구축이 발생한다.

모든 뇌가 동시에 발달하지 않는 뇌 발달의 불균형 때문에 사춘기 증상에서 볼 수 있는 행동양식이 나타난다. 즉, 감정에 관련된 행동을 주관하는 부위(편도체, 피질하부위)는 빠르게 발달하는데 비해 감정 반응을 조절하는 전전두엽부위는 상대적으로 발달이 느리다.

그 결과 충돌조절능력, 계획 및 문제해결 능력이 성인에 비해 약하여져서 부모나 교사 및 주위사람들과 의견 충돌이 잦고 쉽게 분노하며 짜증을 부리고 난폭해지기도 한다. 자기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감, 불안감이 커지는 등 부정적인 감정이나 반응이 격렬해진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나 주의의 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이 낮고 정체성이나 가치관의 혼란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들은 이러한 사춘기 증상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와 함께 참을성 있게 포용하는 자세가 되어있어야 사춘기 자녀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정이나 학교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 사춘기 증상을 성인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성인들은 사춘기 자녀들의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도와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증상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함께 치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심리적 치료를 위한 방법으로 해결중심이론(solution focused theory)을 활용한 치료법이나 문제중심치료(problem oriented therapy)가 활용된다.

이중에서 후자는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지 그 이유나 원인 규명에 치중하지만 전자는 그 문제해결책을 동원하여 가능한 해결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사춘기 증상은 생리적인 변화의 결과이므로 원인 규명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추구하는 해결중심 치료법이 효과적이다. 해결중심의 치료법은 미국의 밀워키시에서 가정치료를 위해 한국 태생의 정신요법 의사인 인수버그(Insoo Kim Berg)와 그의 남편 드셔쯔(de Shazer)에 의해서 개발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해결중심으로는 피치료자의 동기 강화를 통하여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즉 자신의 강점, 재능, 장점 및 성공경험 등을 불러 일으켜 스스로 문제 해결에 활용한다.

사춘기 10대들의 못마땅한 행동들을 꾸짖고 야단치며 행동요인을 규명하는 노력보다는 사춘기 증상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10대들에게 다가서고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노력이 우선 되어야한다.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장점을 찾거나 비전을 세우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춘기 증상 극복에 훨씬 효과적이다.

자신도 그러한지 알지 못하는 난해한 행동(병리적 현상)에 괴로워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스스로 자신의 장점이나 재능을 인정하고 이들을 살려 나가는 자율적인 사고와 행동변화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나에게도 아들과 딸의 사춘기 증상에 무대책으로 난감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들의 변화에 화를 내고 질책하기보다는 인내로서 사춘기 증상에 대한 생리적 심리적 원인에 대해 그들과 이야기를 나눔으로 그들이 마음의 문을 열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장점과 재능을 찾도록 도와주고 50대 60대의 그들의 삶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써보도록 시간을 주었다. 부모가 도와주기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적도록 하였다. 그 후 이들의 사춘기 증상은 점차 사라지고 그 후 본인들이 사회에서 인정받는 길을 걷고 있다. 해결중심이론에 근거한 사춘기 자녀 교육의 효과를 보여준 경험사례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