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TV에서 눈으로만 보고, 소문으로 전해오던 ‘옥수동 선생’의 그 놀라운 요리, 따라 하고픈 깊고 그윽한 맛이 비법이 여기에 다 있다.

이 책은 밥류 14, 육수류 6, 양념류 15, 김치류 24, 요리와 반찬 118가지를 포함한 남다른 맛을 내는 한식 대가의 비법 205 가지가 이 책에서 소개된다. 다음은 한식의 대가가 꼼꼼히 챙긴 우리 요리의 비밀 옥수동 선생, 심영순 저자와의 미니 인터뷰다.

-제목이 독특하다. 왜 밥상 차림인가?

“우리 밥상은 기본적으로 밥과 반찬이 함께 있어야 한다. 요새는 다들 바쁘다는 이유로 단품으로 끼니를 때우고 넘어가는 추세가 강한데, 한식의 일품요리들도 기본적으로는 반찬이다. 골고루 먹어야 맛이 어울린다. 게다가 단품요리를 반복적으로 먹을 경우 영양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니 하나만 빼서 배우면 안 된다. 밥상으로 먹어야 한다. 그래서 밥상 차림을 제안하게 되었다. 밥상 하면 가짓수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가짓수가 적어도 다양하고 건강하게 풍성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한 방법을 이 책에 담아,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는 밥상을 만들어봤다. 100명이 먹으면 100명이 좋아할 만한 그런 음식을 골라서, 평범해 보이지만 먹는 순간 ‘이거 어떻게 만들어요?’라는 말이 튀어나오도록 했다.”

-그렇다면 왜 사계절 음식인가?

“한식의 특징인 절기 음식, 명절 음식도 모두 계절 음식이다. 예로부터 이렇게 음식을 먹어온 이유가 있다. 우리의 신체적 밸런스가 계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동지에 액막이를 위해 먹는 팥죽은 실상 겨울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한 것과 같다. 환절기에 맞는 곡류만 잘 찾아먹어도 면역력을 키울 수가 있다. 물론 지금은 4계절 내내 재료가 풍족하게 넘쳐나서 옛날 같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계절은 변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컨디션도 변하잖아요. 언제 먹으면 더 좋다는 건 분명히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계절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보는 것은 한식을 이해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사계절 밥상을 주제로 했다.¨

-심영순의 요리는 품이 많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맞는 말이다. 저는 방송에 나가서도 생략하는 단계가 별로 없다. 이번 명절 주간에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향신양념과 꽈리고추조림, 삼색나물, 삼색전, 갈비찜, 소고기 떡국을 선보이는데, 거기서도 그랬다. 그런데 그게 다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서이다.

책에도 실려 있지만, 제가 하는 갈비찜은 ‘기름을 빼고 조리한 것’이다. 고기의 기름을 빼면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분명히 그렇게 조리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그걸 건너뛰면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저는 시금치나물을 데쳐서 양념을 한 후에 한 번 더 짠다. 양념을 한 번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나물이 쉽게 상하지 않고 2~3일은 가는 편이다. 그만큼 더 오래 더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그래도 이번 책을 내면서 많이 내려놓았다. 이왕이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자는 주변의 설득에 시대에 맞춘 심영순 요리책을 내보려고 노력했다. 보관에도 신경을 쓰는 요리법이라서 외려 제 책이 혼자 사는 사람이나 적은 수의 가족들에게 더 유용할 수 있다.”

-음식 담음새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멋스럽던데, 특별히 의도하신 바가 있나?

“한식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느낌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정갈한 담음새도 중요하다고 본다. 누가 봐도 맛있게 느껴지도록 깔끔하게 음식이 돋보이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외에 가서 식당을 하는 프로그램을 보니 외국 사람들이 달걀지단 올린 것을 보고 예쁘다면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았다. 바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보이는 것도 신경을 썼다. 깔끔한 음식을 보여주기 위한 조리법에 예쁜 그릇에 잘 담아내 보았다. 우리 한식의 멋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보면 된다.”

-방송에서 밥 짓기를 강조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밥 짓기가 왜 중요한가?

“밥 하나만 잘 지어도 한 끼가 확 달라지는 법이다. 밥맛이 좋으면 반찬도 맛있어진다. 우리 밥상의 주인은 밥이다. 그러니 밥부터 신경 써야 한다. 우리말로 유독 밥만 ‘만든다’고 하지 않고 ‘짓는다’고 한다. 제가 운영하는 요리연구원에서도 가장 처음 배우는 것이 밥 짓기이다. 그래서 책에서도 밥 짓는 법을 우선적으로 소개했다. 밥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분명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밥 짓기 법이 있다. 불리기, 물 양 맞추기, 불 조절하기 이 세 가지만 잘 지키면 윤기가 흐르고 단맛이 나는 밥을 지을 수 있다.”

-그간 숨겨왔던 비법까지 있던데, 이렇게 다 공개해도 되나?

“세상에 비밀은 없다. 비밀을 가지고 간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김치와 장류 부분은 정말 숨기고 숨겨온 비법을 다 내놓았다, 이걸 보고 다 공개하면 어쩌냐는 걱정을 딸들이 많이 했다. 그런데 저는 제 비법을 나눠줌으로써 한식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많은 사람이 한식을 즐기게 되었으면 좋겠다. 밥 짓기 비법은 물론이고 저의 향신즙, 향신장, 향신유부터 김치와 장아찌, 장 담그기까지 모두 정리해 책에 담았으니 많은 사람들이 저의 비법을 많이 많이 아시고 따라 해보셨으면 좋겠다.”

“저 요리, 어떻게 하지? 나도 맛보고 싶다!”
‘수요미식회’에서 MC 신동엽이 토종닭으로 만든 밥(계반)을 먹어본 이야기를 했을 때 방송을 본 많은 사람들이 침을 꼴깍 삼켰다. 어디 그뿐이랴. ‘옥수동 수제자’에서 나온 국물 없는 불고기와 초계탕,‘해피투게더’에 소개된 수박김치국수 또한 많은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이렇듯 방송에 나와서 선보이는 요리마다 “나도 한 번쯤 먹어봤으면” 하고 집중하게 하는 이, 바로 ‘옥수동 선생님’으로 유명한 한식연구가 심영순이다.

대한민국 대표격 요리 방송인 EBS의 ‘최고의 요리 비결’을 비롯해 올리브TV의 ‘한식대첩’, ‘옥수동 수제자’ 등에 출연해 한식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해온 심영순이 17년 만에 요리책 저자로 돌아왔다. ‘심영순의 사계절 우리밥상’은 “그의 요리책을 보고 싶다”는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탄생한 책이다. “그 요리 어떻게 만들어요?”, “선생님의 향신즙과 향신장은 정말 색다른데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방법 없나요?”, “방송에서 소개한 밥 짓기의 비법을 배우고 싶어요”라는 요청에 답하기 위해, ‘잘 차려진 한 끼’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때에 제대로 된 맛을 찾기 위한 조리법을 알려주기 위해 심영순 50년 내공을 담아 펴냈다.

어려울 것 같은 한식 만들기의 편견을 깨고, 심영순만의 깊고 그윽한 맛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도록 그의 한식 비법을 꼼꼼하게 정리해 알차게 구성했다. 옥수동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그의 요리 수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리의 기본기까지도 놓치지 않고 챙겼다. 훔치고, 익히고, 해보고 싶은 옥수동 선생만의 비법, ‘심영순의 사계절 우리밥상’에서 만나보자.

최근 바쁘다는 이유로 단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식은 기본적으로 밥과 반찬이 함께 상에 오른다. 여러 맛을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한 동시에,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기에 정말 좋은 방식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음식을 함께 내는 한식은 음식 간의 ‘궁합’이 중요하다. 어떻게 상차림을 하느냐에 따라서 함께 낸 음식들이 상승효과를 내기도 하고, 외려 건강에 해를 끼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식은 다른 요리와 골고루 먹어야 영양과 맛이 어울리게끔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밥상으로 먹는 것이 좋다. 따라서 이 책은 ‘밥상 차림’에 대한 제안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거나 가짓수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적은 가짓수로도 다양하고 풍성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심영순의 사계절 우리밥상’에서는 누구나 따라 하고 흉내 낼 수 있도록 가짓수를 줄인 밥상을 제안한다. 맛있게 지은 밥과 늘 상에 오르는 김치에 한두 가지 요리만 더하면 되도록 구성했다.

동지에는 팥죽, 한식에는 쑥, 삼복에는 닭 등 우리는 예로부터 절기마다 먹어온 음식이 있다. 이는 계절마다 변하는 신체적 밸런스를 고려한 것이다. 봄에는 겨울에 부족해진 비타민을 채우기 위해, 여름에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가을에는 떨어지는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겨울에는 부족해진 영양을 채우고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각기 제철에 나는 재료로 건강한 계절 음식을 해먹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4계절 내내 재료를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언제 먹으면 더 좋다는 것은 분명히 있다. 따라서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계절 밥상을 차려보는 것만큼 한식 요리를 이해하는 데 좋은 방법은 없다.

‘심영순의 사계절 우리밥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별로 기본 밥상 7가지와 별미 밥상 3가지를 제안해 총 40가지 계절 밥상을 선보인다. 이 40가지 밥상만 제대로 익혀도 무려 118가지 요리를 해낼 수 있다. 이뿐 아니다. 한식의 가장 기본인 ‘밥 짓기’와 매일 우리 상에 오르는 갖가지 밑반찬, 즉 김치와 장 같은 발효음식 만드는 법도 꼼꼼히 챙겼다. 따뜻한 밥에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계절 음식, 건강하고 깊은 맛을 담은 심영순만의 발효음식을 따라 만들고 상차림을 하다 보면 한식의 기본을 갖출 수 있는 것은 물론, 요리가 쉽고 빨라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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