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밝았다. 60년 만에 돌아온 무술년은 황금을 뜻하는 무(戊)와 개를 의미하는 술(戌)이 합쳐져 ‘황금 개띠의 해’라고 불린다. 이에 무술년 황금개띠 해를 맞아 각 분야에서 활약할 개띠 CEO(최고경영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개띠 생은 솔직하고 명랑하며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명분을 찾게 되면 책임감을 가지고 용감히 나서며, 인정이 많아 자신의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개띠의 특징은 CEO의 자리에서 더욱 빛날 것으로 기대돼 올해 개띠 CEO의 활약이 주목된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반도체 라이벌, 삼성전자 김기남·SK하이닉스 박성욱

전자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삼성전자 반도체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다.

1958년생인 김 사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나와 KAIST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하며,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사임 의사를 밝힌 권오현 부회장의 후임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을 이끌게 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매 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에는 반도체 사업에서 ‘꿈의 영업이익률’ 50%를 돌파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제조업에서 50%는 거의 불가능한 수치로 여겨진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올해 김 사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사장은 시무식에서 “작년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면서 “미래를 창조하는 초일류 기술 회사, 지속 성장 가능한 조직문화 창출,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회사” 등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제공=뉴시스>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올해 기대되는 인물이다.

박 부회장은 1984년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미국생산법인 담당임원, 연구소장, 연구개발제조총괄을 역임하는 등 연구개발과 제조를 망라하는 다양한 현장 경험을 보유한 회사 내 최고의 기술 전문가란 평가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일본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면서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RAM) 분야에서는 세계 2위로 입지를 굳혔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이번 도시바 메모리 지분 투자를 통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흡수할 경우 장기적으로 반도체 업계의 구도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도시바 메모리는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만들어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3분기까지 9조2554억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2017년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제공=뉴시스>

개띠 오너 CEO 질주 예고

대기업 오너 일가에서도 개띠 CEO의 활약이 기대된다. 특히 1970년생 동갑내기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여파로 한·중간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현대자동차는 중국 판매가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42만9000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나 급감한 것이다. 이는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4개월 연속 판매량이 두 자릿수씩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에 동행해 현지에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공개하는 등 중국 소비자와 당국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현대차 매출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정 부회장의 노력은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사드 배치의 여파로 힘든 한 해를 보냈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올해 실적회복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난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임원과 삼성에버랜드 임원 사장을 거쳐 지난 2011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해외진출 전략을 펼쳤다. 특히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면세 사업 운영능력과 그동안의 노하우를 발판 삼아 해외 면세사업 확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운영을 시작해 아시아 3대 국제공항인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면세점 사업자가 됐다.

지난 2013년부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마카오 국제공항 등 공항면세점을 중심으로 해외 면세점 운영을 시작한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11월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과 올해 4월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을 차례로 오픈하면서 해외 시내면세점으로도 진출했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해외 매출은 5000억원 규모로 국내 면세점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해외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을 제치고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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