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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자 이테시스 대표 “주거의 보편적 복지 이끌어내고 싶어요”
조미나 기자 | 승인 2018.01.26 17:08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최근 쪽방촌, 여관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거복지'가 다시금 화두로 떠올랐다. 화재 위험에 놓인 거주자들은 주로 일용직 노동자, 여관 장기 투숙자 등 주거취약계층으로, 국가적,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었기 때문이다. 신축 건물의 스프링쿨러와 비가연성 재료의 의무 사용은 쪽방촌과 여관 등 주거빈민들이 살고 있는 곳과는 동떨어진 얘기다. 이러한 단면들이 드러나면서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와 국민적 관심도 높아졌다.

이와 더불어 <여성소비자신문>은 공공기관의 주거, 주택관리 등 온라인 교육대행 사업을 맡고 있는 안현자 대표를 만났다.

친근한 인상에 여유로운 미소로 필자를 맞이한 안현자(예명 안현정) 이테시스 대표는 한 기업의 대표라기보다는 다정한 선생님 같았다. 그는 그런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듣는다며 넉살 좋은 웃음을 지었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데 특별한 관심이 있었다는 안 대표는 그 관심을 주거분야로 돌려, 국내 공공기관 산업안전 관리감독 교육, 주거복지사 양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안 대표는 경비원,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시키고, 주거 취약계층에게는 주거 수준을 끌어올려 보편적 주거 복지를 실현하는 것이 꿈이라며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Q. 주거 복지 관련 사업은 다소 생소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주거복지 관련 교육 사업이다. 공공기관을 포함한 우리나라 주거 및 시설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주택관리 및 주거복지 관련 교육을 위한 국비지원 직무교육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가장 크게는 주거복지사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법정 교육이라든지, 개인정보보호, 직장인 성희롱 교육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공항, 은행 등에 근무하는 경비원 분들이나 원전 근무자 분들은 매월 4시간씩 법정 직무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에 대한 교육도 대행하고 있다.

Q. 교육 사업을 맡고 계시는데, 원래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나?

-어려서부터 누구를 가르치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누가 분필 조그만 한 걸 주면 분필을 애지중지하면서 이불 넣는 벽장문 나무에 써서 가르쳤다고 한다.

대학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는데, 남편과 같이 미국으로 가서 7년 동안 유학생활을 했다. 그동안 미국에서도 한국계입양아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고, 한국에 돌아와서 사업을 하기 전까지 대학에 겸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초중생들에게 생활영어를 가르쳤다.

아이들을 가르쳤을 때 반응이 워낙 좋아서 '나는 교육의 길을 가야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어린 아이들은 한국말을 배워도 집에 돌아가는 순간 까먹는 경우가 있지 않나. 미국의 입양아들에게 한국식 이름을 붙여주고, 단어들을 조합해서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니 절대 까먹지 않고 미국 부모들까지도 아이들을 통해 한국말을 배워서는 나에게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언어발달이 늦은 모 대기업 임원 아들에게 한글과 시계보는 법을 일깨워줘 온가족이 기뻐했던 추억을 잊지 않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교육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던 그 때의 경험이 불모지에 가까웠던 주거복지 교육을 추진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Q. 컴퓨터 ‘이러닝 교육’과 매치되는 부분이 많지만 당시에는 전공으로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었나?

-컴퓨터를 전공하게 된 것은 순전히 친구 아버지 덕분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집안환경이 어려워져 대학을 바로 가지 못했다. 그 때 가장 친한 친구의 아버지께서 저를 불러서 신문 기사를 오려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여자도 공부를 해야 된다. 여기 전자계산과라는 게 있는데, 앞으로 전망이 좋으니 여기에 꼭 들어가라”라고 하셨다. 사실 나는 사범대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됐다. 지금 돌아보면 이 전공을 선택한 덕분에 이 사업을 할 수 있던 것 같다.

Q. 일반적인 사업 분야는 아닌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뉴욕주립대에서 도시경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공공기관 연구위원으로 근무한 남편이 대학과 전경련 등과 함께 부동산 CEO과정을 최초로 개설, 붐을 일으키면서 인터넷 교육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이러닝 교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은 한 공공기관에서 강의의뢰를 받았을 때였다. 당시 담당자는 ‘많은 인원이 여러 지역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을 진행할 시간도 없고 장소도 없고 비용 등에 애로사항이 많다’면서 난감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럼 인터넷으로 한번 해 보자’ 하고 시도한 게 시발점이 된 거다. 그 때는 인터넷 강의가 지금처럼 대중화되기 훨씬 이전인 2000년 이전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노동부 온라인 원격 국비지원 사업에까지 이르게 됐다.

안현자 이테시스 대표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안 대표는 공동 주택 및 시설 관리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교육 요청이 들어오면서, 아파트 직원 구성이 그렇게 돼 있다는 걸 2006년도쯤에 처음 알았다. 인터넷 교육을 시작은 했지만 전반적인 환경은 매우 취약했다.

키보드에서 엔터를 치라고 하니 그 분들이 ‘ㅇ’을 찾아 누르는 것을 본 적도 있다. 현장에 쫓아가서 그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가르쳐 드리고, 체계가 잡히지 않은 환경에 답답해하다 보니 직무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저절로 느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취약계층은 둘째 치고, 직원들이 민원에 시달려 그 스트레스가 무엇보다 심각했다. 한마디로 폭언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거다. 하다못해 핸드폰을 수리하러 가더라도 서로 간 예의를 지키는 룰이나 매너 규정이 있지 않나. 아파트 직원들의 경우 막무가내 요구사항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대응방안이나 응대 요령도 없이 참는 것을 접하게 됐다.

그들을 위한 CS 교육과정을 표준화 하는 일에도 주력하기 시작하면서 주거 및 시설 종사자들의 현장 중심 직무교육 컨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Q. 주거 및 시설 전문 교육 사업도 하신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설명해주신다면?

-공동주택 및 공공시설의 근로자들에게 필요한 실무교육과정을 직접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공동주택 및 시설에서는 관리사무소장, 경리, 전기기사, 경비원, 미화원 등 다양한 직종에서 100만 명에 이르는 인원이 근무한다. 하지만 근무 여건상 이들을 위한 실무 집체교육을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해당 직무 교육 분야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 취득도 지원해 근무자 분들의 업무에 대한 프라이드와 직업의식을 고취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주거복지사’라는 직업은 독자들이 보기에 다소 생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직업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

-한 마디로 주거에 특화된 복지를 전문적으로 한다고 보면 된다. 주거복지사는 쪽방, 빌라, 다세대, 고시원에 살면서 공공주택의 혜택을 못 받는 자, 혹은 임대주택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대기자들에 대한 복지 지원과 같은 업무를 한다.

한편 자격이 안 되는데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부정수급 사례도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주거복지사가 일종의 암행어사처럼 실태조사를 실시해 부정수급을 막는 역할을 한다. 대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그 혜택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청년과 신혼부부는 주거분야에 있어 취약계층에 속한다. 많은 이들이 일명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에 거주 하면서도 스스로가 취약 계층임을 모르고 지원 혜택를 놓치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 이런 점들이 주거복지사라는 직업을 가진 전문가의 역할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외에도 주거복지사는 ‘주거급여’를 지원해 집을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주거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주거복지사가 되려면 필수교육과정을 이수한 다음 현장실습을 거쳐 국가공인 자격증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주거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주거복지사는 미래에 각광받을 분야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2017년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19년부터 주거복지사를 주거복지센터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Q. 주거복지가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는다는데,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받을까?

- 주택의 범위를 넘어서,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환경을 포함한 개념이 주거다. 4차 산업혁명은 주거에 상상 가능한 모든 산업분야를 접목시켜 삶의 질을 폭발적으로 향상시킨다.

장애 유무나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거형태를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그 자체가 주거복지이면서 기술혁명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독거노인을 위한 아이로봇, IOT 기반의 화재 안전 감지기 등이 주거의 질을 향상시키고, 주거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거형태를 개선하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주거복지다. 미래에는 주거가 있는 곳엔 필연적으로 주거복지가 따라올 것이다.

Q. 안 대표가 기업을 이끌어 가는데 있어 향후 원하는 청사진이 있다면?

- 저에게 더 큰 바람이 있다면 우리나라 공동 주택관리의 ‘사이버전문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다. 현재는 직무교육과 주거복지 전문 교육을 설계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주거, 집합건물을 포함한 시설관리에 종사하는 자들에 대한 현장 중심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구상에 있다. 특히 공동주택 관리 분야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더욱 다양한 전문가가 요구되는 시점에 와있다. 주거복지 문화 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관련 종사자들과의 이야기를 수시로 접하고 개선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경청하고 있다.

시간과 여건이 부족한 그들에게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체험관 또는 사이버대학교육을 통해 종사자들에 대한 현장중심의 체계화된 교육을 펼쳐나가는 것이 우리 기업의 최종 지향점이자 나의 꿈이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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