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고정 소득이 없는 노인들, 50대에 시작되는 직장 은퇴자 및 더 이상 사업장을 유지하기 버거운 영세업자들을 유혹하는 사탄의 달콤한 목소리가 있었다.

매달 7~10%의 수익을 보장하는 수익형 부동산 즉, 분양형 호텔이다.

몰려오는 중국관광객, 정부기관의 지방이전, 산업공단의 육성, 동계올림픽 개최 등의 이유로 비즈니스형 호텔의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서 정부가 나서서 장려하고 있는 ‘집합건물형 숙박업’이란다.

중국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한 제주도에서 시작되어 정부기관의 이전과 산업공단이 들어서기 시작한 나주, 세종시, 청주, 평택을 거쳐 이제는 서울 근교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 이르기까지 무려 170여개의 분양형 호텔이 들어서 문을 열거나 건축 중에 있다.

자식들의 교육과 결혼비용으로 평생 모은 은퇴자금은 바닥이 나고 있는데 쥐꼬리만한 연금 소득과 물가상승을 따르지 못하는 은행이자에 노인들은 불안하다. 빨라지는 은퇴시기를 바라보는 우리나라 직장인들 또한 은퇴 후에 삶이 막연하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촛불’ 덕분에 정권을 잡은 이 정부는 촛불의 주역들인 젊은이들에게 잘 보이려고 최저 임금을 대폭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일차적으로 노인들은 일용직마저 잃고 기업들은 일자리 줄이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동네에서 치킨집이나 편의점이라도 하나 열어 볼가 하지만 문을 닫는 가게는 늘어나고 나이 들어 창업은 자살 행위라는 주위의 권고에 주저하고 있을 때 “10년간 월 100만원을 연금처럼 따박따박~”이라는 분양형 호텔 광고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었겠는가.

일반 호텔과는 달리 분양형 호텔은 각 호실이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개인들에게 분양되고 개별 등기가 이루어진다. 즉, 시행사인 건설사나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일정기간의 고정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로 투자자(수분양자)들을 모집하여 호텔을 건축한다.

그리고 건축 후에는 별도 운영사에 호텔 운영을 위탁하고 따라서 투자자인 수분양자들은 수익금 보증기간과 수익률 등을 운영사와 계약한다.

그런데 대부분 이러한 계약이나 약속들이 지켜지지 못하고 각종 분쟁과 비리 및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마치 허가 받은 복마전을 보는 것 같다.

투자자인 수분양자(구분 소유자)에 대한 수익금이 줄거나 연체, 시행사의 사업 중단으로 인한 건축회사의 공사비 미지급, 운영사와 구분 소유자(투자자)간의 분쟁으로 인한 호텔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등 다양한 형태의 갈등과 분쟁들이 드러나고 있다.

부도덕한 시행사가 정부의 산업 정책을 악용하여 미래에 대해 불안이 큰 계층의 서민들을 유인하여 벌이는 비리의 복마전인 셈이다.

중국의 고전인 수호지에 나오는 ‘복마전’은 108명의 마귀왕들이 숨어있는 궁궐로서 각가지 음모와 악행이 끊임없이 자행되는 근거지를 일컫는 말이다. 온갖 권모술수, 배신, 비리가 일상화되어있는 우리나라 정치계가 복마전으로 불리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인가만 받으면 허위과대광고로 투자자들을 모아 수익형 부동산개발 방식으로 호텔을 건축하고 호텔영업은 운영사와 객실수분양자(구분소유자)가 운영위탁계약을 맺게하고 호텔운영 수익을 구분소유자에게 나누어 주는 과정에서 허위광고, 불공정계약, 부당내부거래, 계약불이행 등 각종 거짓, 비리, 악행이 반복되는 복마전으로 변한다.

중소건설업체를 보호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고정수익을 높이면서 증가하는 비즈니스호텔의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좋은 취지의 분양형 호텔 산업이 복마전으로 변하게 된 데는 몇 가지 예상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정부내 소관부처가 명확치 않다. 국토교통부의 건축법시행령에 따라 숙박시설 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지만 호텔 관리는 법무부 소관의 ‘집합 건물법’에 따른다. 그리고 운영은 보건복지부 소관의 공중위생법을 따르게 되었다,

두 번째는 정부의 규제완화와 감독소홀로 호텔산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신규 분양업자 및 분양사기 전과가 있는 건설 및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시행사로 등장하여 이름뿐인 시공사, 운영사 법인을 만들어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불공정한 공급 및 운영계약을 체결하는 데도 별다른 제제가 없다.

세 번째로는 시행사, 시공사만 계약 당사자로 되어있는 아파트나 오피스텔과는 달리 분양형 호텔은 공급과 운영 두 가지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의 과대광고 불공정 계약들을 투자자들이 꼼꼼히 읽고 이해하기기 너무 어렵다.

즉 공급계약은 시행사, 시공사, 신탁사, 수분양자간의 4자 계약이고 운영계약은 운영사와 구분소유자(객실분양자) 간의 양자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투자자인 수분양자들은 시행사가 직접 시공하여 호텔운영까지 책임진다는 시행사 말을 믿고 투자를 하지만 호텔 건축 후 부실운영이 발생하고 객실 소유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페이퍼컴퍼니인 시공사나 운영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재산 압류가 어렵게 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허위 과대광고 이 외에도 호텔 내 공용부대시설을 운영사의 소유로 등기해서 알박기를 하고 운영사와의 5~10년간 장기 계약에 운영사의 경영을 관리 감독할 관리단을 운영사가 결정하는 불공정계약을 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운영 미숙을 핑계로 구분소유자 대표와의 상의도 없이 다른 운영사에 영업권을 넘기고 새 운영사는 경영상의 애로를 핑계로 수익금 지불 계약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페이퍼컴퍼니인 운영사를 통하여 돈을 빼돌리고 수익금을 갈취하는 악덕 시행사도 있다.

이처럼 부도덕한 시행사의 온갖 비리와 악행이 난무하여 복마전이 된 분양형 호텔의 병폐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철저히 조사한 후 근절대책을 세워야 한다.

소관부처를 명확히 지정하고 ‘분양호텔 특별법’을 제정하여 투자자는 물론 고용노동자 및 시공사들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분양형 호텔에 관련된 불공정 거래를 조사하여 즉각 시정조치해 은퇴자와 노인들의 노후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