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최근 인텔이 만드는 중앙처리장치인 CPU에서 심각한 보안 결함이 발견되면서 국내·외에서 집단소송 움직임이 포착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대부분 인텔 반도체 칩을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최근 10년 동안 판매해온 CPU 칩인 ‘x86’ 프로세서에서 해킹에 취약한 결함인 ‘멜트다운’(Meltdown)과 ‘스펙터’(Spectre)가 발견됐다.

특히 인텔 측이 작년 6월 이를 미리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달 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오랜 기간 치명적인 약점을 숨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텔은 보안결함 수정패치를 배포했으며, 자사 제품의 보안 취약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텔의 수정패치로 해킹 공격을 100%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CPU의 성능 저하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리건, 인디애나주 등 3곳에서 인텔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접수됐다.

이들은 불법 거래 행위, 부당 이득 축적 등의 혐의를 적용했으며, 반도체 칩의 해킹 취약성 및 인텔 측의 정보 공개 지연 등으로 입게 된 손해의 배상을 요구했다.

또한 인텔의 주요 고객사들인 애플·구글·아마존·삼성·LG전자 등도 앞으로 피해보상과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집단소송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담우는 집단소송 홈페이지를 통해 인텔 ‘CPU 보안 결함’ 관련 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담우는 “인텔은 멜트다운(Meltdown) 결함을 숨겨 CPU 사용자로 하여금 심각한 컴퓨터 성능저하, 상시적인 해킹 위험에의 노출, 지속적인 패치의 필요성 등을 통해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해외 로펌과 연계해 집단소송을 제기하고자 준비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긴급보안패치를 배포했지만 이는 임시적인 것에 불과하고 사용자 CPU의 성능에도 상당한 저하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멜트다운 결함은 CPU 자체의 잘못에 기인한 하드웨어적인 것이어서 보안패치를 통해 완전히 제거될 수 없으므로 향후 이로 인한 지속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담우는 집단소송 참여 희망자의 규모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집단소송 추진 계획을 수립한 후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소송위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