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지난해 성탄절 연휴 기내에 14시간 대기 후 대체편 제공 없이 항공편을 결항시킨 이스타항공에 소비자들이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해당 건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예율의 김지혜 변호사는 “승객 64명이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1인 당 2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7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8일 밝혔다.

피해승객들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7시 20분 이스타항공 인천발-나리타행 ZE605편 출발예정시각에 맞춰 탑승했고, 항공사로부터 “이륙순서 첫 번째로 대기 중”이라고 전달 받았다.

그러나 수하물 탑재 지연, 항공기 급유를 위한 이륙대기줄 이탈,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출발이 지연된다는 기내방송을 들었고, 승객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다 14시간 여 만인 9시 20분께 ‘대체편 제공 없는 결항’ 통보를 받았다.
 
항공사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결항이기 때문에 보상의무가 없지만 고객 위로 차원에서 위로금 10만원을 지급하되, 그 지급 조건으로 ‘본 건에 관하여 추후 민형사상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재된 합의서 작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에 따르면,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국제운송의 경우 항공기 내에 항공교통이용자를 탑승시킨 채로 4시간을 초과해 이동지역 내 지연하면 안 된다.

또한 이동지역 내 지연 시 매 30분 간격으로 지연사유와 진행상황 등의 정보를 알려야 하며, 안전 또는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동지역 내 지연이 2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적절한 음식물을 제공해야 한다.

예율 측은 “승객들은 탑승 후 약 5시간 만에 기내에 커피와 와인을 제외한 모든 음식이 동이 났던 상황에서 약 8시간 기내 대기 후 봉지 비빔밥 각 1개와 물을, 약 11시간 30분 기내 대기 후 빵 각 1개와 음료를, 그리고 약 13시간 기내 대기 후 인스턴트 컵국밥 각 1개와 물을 항공사로부터 제공 받았다”며 “30분 간격으로 지연사유와 진행상황 등 정보를 제공받지도 못했고, 승객이 요구하기 전까지 내릴 가능성에 대해 안내받지 못하는 등 항공사의 보호의무 위반, 안내절차 미준수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좁고 밀폐된 기내에서 장시간 대기하면서도 지연 사유 및 진행상황, 운항일정 등에 대한 적절한 안내를 받지 못해 일부 승객의 경우 공황장애 증세를 나타내거나 두통이나 오한 증세를 보이는 등 극심한 피로와 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에 대해 1인당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8월에도 기체 결함 등을 이유로 같은 달 22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발-부산행 항공기를 두 번 연속 결항해 승객 119명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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