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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고의 성능 저하 ‘애플’ 향한 소비자들의 분노
서유리 기자 | 승인 2018.01.05 21:15

국내·외 소비자들, 집단 소송 움직임
애플코리아, 배터리 교체 지원 시작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매년 아이폰 구형 모델을 사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이폰이 일정 기간을 사용하면 배터리 충전이 잘 되지 않거나 갑자기 꺼지는 현상이 잦아지는데, 이는 애플이 소비자들에 신제품 구입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능을 떨어트리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해당 의혹이 루머가 아닌 일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나 애플을 향한 소비자들의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애플은 지난 12월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아이폰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성능을 의도적으로 저하시키는 알고리즘(특정 실행을 명령하는 순서)이 탑재돼 있다”고 밝혔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성능을 저하시켜 나머지 성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종합적인 성능과 최대한의 기기 수명보장을 포함해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아이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추운 곳에 있거나 배터리 잔량이 적을 경우 최대 전력을 공급하지 못한다. 그럴 경우 기기 보호를 위해 갑작스럽게 아이폰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아이폰6와 아이폰6s, 아이폰SE 등이 갑자기 종료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전력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며 “해당 업데이트는 IOS 11.2가 적용된 아이폰7에도 적용됐다. 다른 제품에도 추가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 소비자들, 애플 상대 집단 소송 제기

해당 사실이 공개되자,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BBC는 “속도 저하 방식을 도입하기 모든 고객들에게 이를 정확히 설명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집단 소송의 움직임도 나왔다.

CNBC뉴스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스티븐 보그대노비치와 다코타 스피어스는 월셔 로펌을 통해 캘리포니아 주 센트럴 지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고의적으로 구형 아이폰 성능을 저하시켰다”며 “우리는 애플이 아이폰 속도를 늦추도록 하는 데 동의한 적이 없었다. 이는 새 기기를 구입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이폰 성능 저하 조치를 철회하고, 그동안 자신들이 겪었던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했다.
이를 시작으로, 애플을 상대로 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소비자는 1000조원 대의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한 소비자단체는 애플에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는 소비자와 환경 보호를 이유로 기기에 대한 의도적 노후화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해당 법을 위반할 경우 경영진은 최대 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고, 벌금은 최대 30만유로(약 4억원) 또는 매출액의 5%까지 부과될 수 있다.

애플, 아이폰 성능 논란에 공식사과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구형 아이폰 성능의 고의적 저하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한다”며 “내년도 대체 배터리 교체 가격을 79달러에서 29달러로 인하,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아이폰6 사용자 또는 배터리 교체가 필요한 사용자는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보증기한이 만료된 배터리 가격을 할인받게 된다.

또한 애플은 “신제품 판매를 위해 의도적으로 아이폰의 성능을 떨어뜨린 것은 아니다”며 “아이폰의 수명을 의도적으로 단축하거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 환경을 악화하는 일은 절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충전식 배터리는 화학적 수명이 다해가거나 충전 기능이 약해지면서 효율성이 떨어지며, 충전 상태가 낮을 경우 에너지 부하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일부 상황에서 기기가 스스로 꺼질 수도 있다. 우리는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을 용인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애플은 IO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때 아이폰 사용자가 배터리의 상태를 더 잘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배터리 상태가 기기 성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도 집단소송…규모 점점 커져

국내에서도 집단 소송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한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11일까지 소송에 참여할 소비자를 모집하고 이달 중 구체적인 소송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휘명도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송위임 신청을 받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순께 소송에 착수할 계획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법률센터는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 소비자들을 원고로 한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 측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20%가 넘는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이폰 사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소비자에 대한 제조사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아이폰 속도를 늦춘 것은 구형 아이폰을 신형 아이폰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꼼수였으며 이는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애플의 이런 행위는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 또는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성능저하 업데이트' 은폐시행은 소비자기본법 제19조 제2항과 3항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코리아는 지난 2일부터 배터리 교체 지원을 시작했다.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아이폰 6, 6+, 6S, 6S+, SE, 7, 7+ 모델에 한해 10만원인 배터리 교체 비용은 3만4000원으로 인하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배터리 교체 지원에 어떠한 안내도 없어 소비자들의 화를 돋웠다. 소비자들은 “배터리만, 그것도 유상으로 지원하면서 소비자에 대한 태도가 너무 무성의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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