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너 죽고 나 살자식’ 치킨게임(chicken game)으로 ‘닭띠의 해’를 보내고 이제 ‘개띠의 해’라는 2018년이 열흘 후로 다가왔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는 아직도 이씨조선 왕조를 멸망케 했던 사색당파와 유사한 좌파와 우파간의 치킨게임에 빠져 허우적이고 있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우리의 주적이 아니(?) 북한은 핵폭탄을 넘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하였고 서울을 벗어나 미국 수도 워싱턴D.C.까지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성공에 축제를 벌이고 있다.

한 번만이라도 만나자는 우리 정부의 애걸복걸에도 들은 척 하지 않는 북한을 무력으로 대응 하겠다는 미국, 북한과는 혈맹관계라서 우리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다는 중국, 이러한 상황에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일본이 우리의 이웃이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평화’를 원한다는 립서비스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우리 대통령의 하소연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고 좌절하게 한다. 마치 막강한 강대국 중국 청나라 군대가 한양을 침공해 들어와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와 있는데도 ‘척화파’와 ‘화친파’간의 투쟁을 그치지 않던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 있는 것 같다.

핵무장한 적으로부터 내 땅을 지키려고 도입한 사드(THAAD) 미사일 방어체제가 자신들의 비위를 거스렸다고 갖은 횡포를 다부리는 중국을 달래보겠노라고 허울 좋은 ‘국빈방문’이라는 이름으로 방문길에 나섰다가 갖은 홀대와 수행한 우리 기자들이 폭행당하는 수모까지 감수 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게다가 중국의 대학생들 앞에 서서 중국은 ‘큰 나라’이고 우리는 ‘작은 나라’라고 아부성 강의를 하고 앞으로 조금은 잘 보아주겠다는 중국 지도자의 립서비스에 ‘실리외교’를 했다는 우리 대통령을 생각하면 참으로 기가 막힌다.

그래도 내년이 ‘개띠의 해’라니 용맹과 지혜의 상징인 개의 교훈을 통해 이 땅에 드리워진 좌절과 어리석은 골육상쟁으로부터 벗어나 자신감과 상생의 한해가 되고픈 바램속에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어본다.

사주명리학에 의하면 2018년이 무술년(戊戌年)으로 개 중에서도 ‘황금 개’띠의 해라고 한다. 그러기에 송년모임이 되면 내년에는 ‘국운 상승의 해’로 금전운이 상승하여 국민소득 3만불을 넘게 되리라는 덕담을 나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인류학 교수인 시프만(Pat shipman)박사에 의하면 35만년 간이나 지구를 통치해오던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man)들이 현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인들에게 멸종된 것은 이들이 먼저 개를 길들여 사냥꾼으로 섰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동물과는 달리 개는 사람과 눈 맞춤을 할 수 있고 인간의 하품에 같이 하품을 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 구비되어 있다. 적이나 사냥감이 나타나면 죽음을 불사하는 용맹을 보이지만 주인에게는 절대 순종하는 성실함이 있기에 오늘날의 반려동물이 된 것이다. 개는 참으로 정직하다. 개의 꼬리는 자신의 의사나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빠르고 솔직한 신체부위이다.

훈련을 잘 받은 개는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짖기 즉 목소리로 하는 의사표시를 조절하지만 자신의 의지로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없듯이 꼬리에 의한 감정 표현은 개의 의지와 관계없이 나타난다. 자신감이나 기분이 좋을 때는 꼬리가 세워지고 반대로 자신이 없거나 불안할 때는 허리가 쳐지고 꼬리를 늘어뜨린다. 겁을 먹은 개는 꼬리를 둥글게 말아서 뒷다리 사이에 집어넣거나 꼬리를 내린 채 살살 긴다. 상대방에 대한 우월감을 느낄 때나 사냥감을 향해 돌진할 때에는 꼬리를 높이 들고 열심히 흔들어 댄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 국민들의 사회적 현상이 ‘더 나은 내일이 없는 희망의 부재’라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전망이 나라를 지키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많지 않다.’라는 대통령의 고백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은 내년 우리나라 추세를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의 서양 속담인 ‘웩더독(Wag the dog)’으로 표현했다. 이는 1997년 개봉된 미국영화로서 널리 알려지기도 했는데 대통령의 성추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쟁을 기획한다는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을 말한다.

희망 부재의 시대적 상황에서 자신만의 작은 행복을 찾으려는 우리 국민들의 개인주의 성향을 만족시키고자 정부는 재정지출의 확대로 공무원 숫자를 늘리고, 기초임금을 높이며,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대기업에 의한 시장 경제를 죄악시하는 인기 영합주의 즉 포퓰리즘(populism)정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과거 일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시하였다가 불행한 결과를 낳았는데도 이 경제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꼬리에 흔들리는 몸통현상 때문이다. 세계는 기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군사 등 모든 면에서 혁명적인 변화와 갈등을 겪고 있다. 남북 간 휴전상태인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이러한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남북의 갈등이 이제는 남한 내의 이념과 지역 및 빈부간의 남남갈등으로 치킨게임이 일상화되어있다. 게다가 이를 해소시켜 달라고 뽑아 놓은 정치 지도자들이 오히려 더욱 심한 치킨게임에 빠져들고 있다. 2018년 개띠의 해를 맞이하여 우리는 용맹과 지혜의 동물인 개로부터 교훈을 얻자. 일본의 통치에서 해방 되자마자 동족상쟁의 전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출발하여 이제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는 꼬리를 쳐들은 개와 같이 자존심을 되찾자.

삼키기에만 달콤한 인기 영합주의를 단호히 거부하자. ‘나라가 여러분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지를 묻지 말고, 여러분들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어달라’고 외치던 미국 35대 케네디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는 없더라도 우리 스스로 국가 운명을 책임진다는 자긍심을 되찾는 개띠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기적인 개인주의로 꼬리가 몸통을 뒤흔들어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단연코 거부하는 황금 개띠의 해가되기를 소원한다. 힘 있다고 거드름 피우는 내 이웃, 오만함에 가득찬 이웃나라의 눈치만보며 살지 말고 좀 더 용기있고 지혜롭게 사는 한해가 되자.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Thucydides)의 교훈에 귀 기울이자. “행복은 자유함에 달렸고, 자유는 자신의 용기에 달려있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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