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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이제는 경제다
황인자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 승인 2017.11.23 14:54

[여성소비자신문]양성평등을 지속가능개발 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는 유엔은 2030년까지 50:50 남녀동수를 향하여 올 한해는 특히 여성의 경제적 권한에 중점을 두어 왔다. 디지털 기술혁신이 이끄는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일의 세계가 요동을 치면서 여성의 일과 경제적 권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며칠 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 2017’은 경제활동에 있어서 남녀 간 격차를 해소하는 데 앞으로 217년이나 걸린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적 성 격차가 해소되면 국가마다 GDP가 상승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미국의 경우 1조7500억 달러,영국은 2500억 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 프랑스와 독일도 3000억 달러 이상 GDP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직업적 성별 격차 해소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심해 여성은 돌봄 경제에, 남성은 신기술 분야에 지나치게 몰려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남성은 교육, 보건, 복지 분야에 과소 진출해 있는데 반해 여성은 엔지니어링, 제조, 건설, 커뮤니케이션, 기술 분야에 과소 진출해 있다는 것이다. 직종 간 성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점에 있어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임에도 여성의 경제적 권한은 수년째 세계 100위권 밖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0%선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OECD 평균에 못 미친다. 성별 임금격차, 소득격차도 크고 성별 직종분리현상도 심한 편이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저임금, 하위직, 비정규직에 많이 몰려 있다.

여성의 경제적 권한과 관련하여 전 세계적으로 무급 가사노동과 비공식부문 노동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말부터 주부의 가사노동 가치평가가 시도됐으며 1999년부터는 국민생활시간 조사를 통해 가사노동시간을 측정하기에 이르렀다.

맞벌이 가정의 가사노동시간은 아내가 3시간 20분인데 비해 남편은 40분에 불과하고, 홀벌이 가정의 아내는 6시간 16분을 가사노동에 쏟았지만 남편은 고작 47분이다(통계청, 2016 일·가정 양립지표). 한국의 남성은 일본이나 인도 남성보다도 가사노동시간이 짧다.

육아, 간병, 청소, 요리 등 대부분 여성이 감당하는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월 113만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7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기도 하고(1999년 생활시간 조사자료 활용), 두 자녀를 둔 30대 전업주부의 경우 월급 약 371만원, 연봉 약 4452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오기도 했다(2008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그러나 현재 전업주부 가사노동의 가치는 법원 판례에 따르면 일용직 건설노동자의 일당(약 10만원) 수준이다.

한편, OECD 주요국을 비교한 한 연구(2015년)에 의하면 가사노동과 같은 돌봄 경제에 GDP의 2%가 투입되면 가사노동의 부담이 줄고 고용이 2.4%~6.1% 증대되는데 일본의 경우 350만개, 미국은 1300만개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는 비공식부문 가사근로자도 노동권 및 사회보장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ILO 가사근로자협약 가입과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권고한 바 있다.

가사근로자는 개별 가정에 가사, 육아, 간병 등 가사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근로자로 비공식부문 가사근로자는 공공부문 가사근로자(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보조인 등 20만명)와 달리 개별적으로 고용하는 근로자로 약 30만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대부분 중장년 여성들이다. 차별과 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된 이들에게도 경력단절 대신 일가양득(일·가정양립)이 절실하다.

바야흐로 여성, 이제는 경제적 역량 강화와 경제적 권한 증대에 매진할 때이다.

황인자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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