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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보호 강화해야 한다
연기영 동국대학교 법대 교수 | 승인 2017.11.23 14:46

[여성소비자신문]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소비시장에서 11%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년 약 10%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피해 현황

우선 우리 생활 주변에 전자상거래로 피해를 입어 문제가 되고 있는 사례를 몇 가지 들어 보자.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는 인터넷상에서 소비자에게 불공정 약관을 제시해 계약을 맺은  것이다.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등 해외호텔 예약 사이트 4곳에 7개 유형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하고, 환불불가 조항에 대해 시정을 권고했다.

이들은 전자거래 약관에 과도한 사업자 면책 조항과 더불어 서비스 일방 변경 조항, 손해배상 책임 및 청구기간의 부당한 제한 조항, 최저가 예약 후 변경 가격 소급적용 조항 등 불공정약관 조항을 유지해왔다.

또한 이들은 소비자가 예약취소를 하기 원할 때에도 예약취소 시점을 불문하고 예약 변경 내지 환불이 일체 불가능하다는 약관 조항을 근거로 소비자에게 과도한 손해가 발생하도록 부담을 지워왔다. 아울러 사업자는 웹사이트에 게시된 각종 부정확한 정보에 대해 사업자가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약관을 유지해 왔던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배달앱 가맹점주가 소비자의 정보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배달앱 사업자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소비자보호 방안을 마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했다.

배달앱 서비스 시장은 2010년 '배달통'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져 최근 이용자수가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4년 10조원 안팎이었던 전체 배달 음식 시장 규모는 1인 가구 증가, 배달 음식 다양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14조~15조원까지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배달앱 사업자는 법률상 소비자와 배달음식 업체를 단순히 중개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즉, 전자상거래법과 정보통신망법에 소비자 정보를 남용한 가맹점주에 대한 제재 근거가 있기는 하지만, 사후제재에 불과해 소비자 피해 예방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배달앱 사업자가 가맹점주의 소비자 정보 남용에 대한 예방적 조치를 의무화하고, 소비자 피해 발생에 따른 배달앱 사업자의 배상책임을 신설하도록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하라고 공정위에 권고했다.

그 밖에도 전자상거래 사기범들이 많다. 최근에 구매안전서비스 가입을 내세우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켜 가구 주문을 받은 뒤 돈만 가로챈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사기 피해도 계속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전자상거래 사기 피해자는 5541명, 피해금액은 34억21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전자상거래 사기 수단과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가격비교 사이트 최저가나 오픈마켓 등을 이용해 소비자를 유인했다면, 최근에는 주로 SNS로 인한 사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의 SNS와 블로그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전자상거래라는 것이 공간과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국제적' 피해 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피해의 예방 대책

무엇보다도 소비자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상거래는 오프라인 계약과는 달리 순간적으로 계약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계약의 취소나 해지는 어렵다. 피해 구제를 받는 것이 비교적 복잡하고 쉽지 않다.

소비자 피해를 미리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거래를 하기 전에 먼저 사업자 신원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전자상거래에도 정부 인증마크가 있다. 'e-trust', 'e-PRICE', 'I-SAFE' 등은 정부가 해당 업체의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 정도를 평가하고 구매 전 과정을 살펴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부여하는 인증마크다. 이와 함께 해당업체가 소비자피해보상 보험이나 대금예치제 같은 소비자 구매안전서비스를 제공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둘째, 거래약관을 잘 읽고 거래를 시작해야 한다. 대다수 소비자는 약관이 깨알 같이 작은 글씨로 적혀 있고 어려운 법률용어로 쓰여 있어 내용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약관을 거의 읽어보지 않고 “동의함”에 체크해 버린다.

최소한 반품 조건, 청약의 철회나 해지 절차, 배송 일정 등은 읽어보고 동의 여부를 묻는 난에 클릭해야 한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청약철회 제도가 있어서 상품을 구입한 후 일주일 이내에는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소비자가 단순히 마음이 바뀌어서 철회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때 상품이 훼손되면 철회가 어렵다. 그리고 소비자는 택배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물건이 광고 내용과 다를 때는 망가지거나 잃어버렸더라도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철회 기간은 물건을 받은 날 이후로 3개월 이내 또는 해당 사실을 안 날 이후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 이때는 반환 비용도 사업자가 부담한다. 이러한 전자상거래법상의 규정을 무시하고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해 놓은 약관에 청약의 철회를 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이나 사업자의 면책 조항을 이유로 계약의 철회나 반품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조항은 강행법규에 위반한 것으로 당연히 무효이므로 사후에 소비자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으나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셋째,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비자불만 사항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 동일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평가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터넷 상에서 확인된 주문 체결 결과를 저장하고 출력해 두어야 한다. 사후 분쟁 시 증거로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법 정책적 과제는
 
첫째, 온라인 사대폰 해킹, 파밍 등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사기, 허위 채권을 담보로 자동 대출, 명의를 도용해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인터넷 대출 등 다양한 사례가 이 범죄에 해당된다.

둘째, 통신판매중개업자 등 오픈마켓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청약 철회를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장치를 의무화하도록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이미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정위에 권고한 배달앱 사업자에 대한 책임을 신설해야 한다. 즉, 가맹점주가 소비자 정보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배달앱 사업자에게 예방적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 하고, 소비자 피해 발생에 따른 배달앱 사업자의 배상 책임을 지워야 한다.

셋째, 오픈마켓, 카페, 블로그형 쇼핑몰에서 사기 등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강화 내용을 담은 2016년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이 실효성 있게 집행되도록 하위법령을 강화해야 한다.

개정법에 의하면 공정위는 오픈마켓과 포털 사업자에게 입점업체에 대한 통신 판매 중개 중단, 카페 · 블로그 게시물 차단 등의 조치를 요청할 수 있으며. 쇼핑몰과 소비자 간 분쟁 발생 시 피해 구제신청 대행 장치도 운영해야 한다.

오픈마켓이 소비자로부터 청약 접수나 결제 대금을 받는 경우, 입점업체가 청약 철회 방법 등에 관한 정보 제공, 결제 전 주문 내용 고지 등 전자상거래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오픈마켓이 대신 이행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숙박 예약, 렌트카 예약, 항공권 예약 등 플랫폼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 확립과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하도록 강력한 현장 단속이 필요하다. 한편, 현장 조사를 공정위에만 의지하도록 되어 있으나 시·도지사·시장·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에도 항시적으로 직권조사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연기영 동국대학교 법대 교수  kyyeun@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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