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삼성전자가 부사장급 이하 임원 정기 인사를 끝으로 2018년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 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상황에서 이뤄진 첫 정기 임원인사인 동시에 이재용 삼섬전자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올해 삼성전자 인사의 핵심은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31일 DS(디바이스솔루션),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등 3개 사업부문장(CEO) 인사를 단행하며 50대 경영진을 전면에 세우는 등 세대교체 인사의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을, CE(소비자가전)부문장에 VD(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사장, IM(IT·모바일) 부문장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부문장 평균 나이는 57세로, 전임자의 평균(63.3세)와 비교하면 6.3세나 젊어졌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13일 사임 의사를 밝힌 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신종균 IM 부문장, 윤부근 CE 부문장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더 이상 후임 선정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들 신임 부문장들에 대해 “일찍부터 해당 사업 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아온, 역량 있고 검증된 인물들이다“면서 “이번 인사가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의 뒤를 이은 김기남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KAIST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전기공학과를 졸업해 권 부회장과 서울대 공대 선후배 사이다.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김현석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의 최고 개발 전문가이다.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구며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해왔다.

사장 승진 7명 전원 50대 '세대교체'

이어 지난 2일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도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기조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위촉업무 변경 4명 등 총 14명 규모의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사장 승진자의 평균 나이는 55.9세로, 지난달 31일 발표된 부문별 대표 3명을 포함해 전체 최고경영진이 50대로 바뀌었다.

권오현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됐다. 그는 종합기술원에서 원로경영인으로서 미래를 위한 기술자문과 후진양성에 매진할 예정이다. 사업부문장 자리에서 물러난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은 부회장이 됐다. 윤 부회장은 CR(정책협력) 담당으로 외부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게 되며, 신 부회장은 우수 인재 발굴과 양성을 지원하게 된다.

또 지난 3분기 매출 19조 9100억원, 영업이익 9조 9600억원로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50%를 넘긴 반도체 부문에서는 전체 사장 승진자 7명 중에 4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꺼번에 4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다.

이 밖에도 ▲팀백스터 북미총괄 사장 ▲한종희 소비자가전(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노희찬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이 사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옛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의 복귀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각 회사간, 사업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직을 삼성전자 내에 설치·운영하기로 뜻을 모으고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을 신임 사업지원TF장(사장)으로 위촉했다.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 사장은 과거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에 이어 인사지원팀장까지 연이어 2개 팀을 맡을 만큼 이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주의 인사원칙 재확인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부사장 27명, 전무 60명, 상무 118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5명 등 총 221명을 승진시키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승진 규모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2년 240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2013년에는 227명, 2014년에는 165명, 2015년에는 135명으로 줄어들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미뤄진 작년 임원 인사는 올 5월 96명 수준으로 진행됐다.

특히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DS부문은 승진자 221명 가운데 절반(44.8%)가량인 99명이 승진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측은 "DS부문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의 밑바탕이 된 R&D분야에서 승진 임원의 50% 이상을 배출했다"면서 "또한 과감한 발탁승진을 병행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사장 승진 폭을 확대해 향후 사업책임자로 활용할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부사장 승진자 역시 2015년 10명, 2016년 8명, 지난 5월 4명과 비교하면 2014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외국인에 대한 승진 문호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는데, 이번에도 글로벌 현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현지 핵심 임원을 대거 고위 임원으로 승진시켜 글로벌 인재경영을 가속화했다.

또 조직의 유연함과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여성인력 승진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여성은 7명이다.

회사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도 역대 최대 규모인 펠로우 1명, 마스터 15명을 선임했고, 장은주 펠로우 등 여성 기술인력을 중용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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