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지난 10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남 여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자치권을 헌법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방자치 강화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에 의해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등은 많이 거론되어 왔지만 자치복지권은 거의 다루어지지 못했단 말이다. 그런데 이를 헌법에까지 포함시킨다는 것은 앞으로 지방자치에 있어서 사회복지가 얼마나 중요해질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제도로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리사회는 지방분권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분야도 2005년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던 67개 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했다가 정신요양, 장애인생활시설, 양로시설을 다시 국고 지원으로 환원 후 나머지 사업은 현재 보통교부세로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지방분권은 사회복지사업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한 후 공공과 민간 그리고 시민사회의 참여를 통한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국가의 책임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사회복지를 지방자치단체가 대신 부담하게 하는 수준이며 필요한 재정도 많은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부담하게 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라고는 볼 수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자치복지권은 기존의 사회복지분야의 지방분권 전략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자치복지권은 국가의 사회복지사무와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만의 복지 내용과 수준을 결정하고 이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자치복지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능력이 요구된다. 최우선적으로 재정분권이 필요하지만 재정분권은 지방자치단체 능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외로 한다.

그러나 자치입법 능력은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개선이 시급하다. 자치복지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자치법인 조례제정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조례가 마련될 때 비로소 공식적인 제도가 되는 것이며, 그 권위가 형성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조례제정 수준은 지방자치법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부분 동일한 내용적 체계를 지니고 있다. 중앙정부가 예시로 제시한 조례안 그대로 제정하거나 타 지방자치단체가 제정한 조례를 가져와 지방자치단체 이름만을 변경하는 수준으로 표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자치복지권을 위해 이제는 자치입법 능력을 갖춰야 한다. 관련 당사자들은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법으로서 사회복지조례가 입법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특성과 사회복지의 특성을 지닌 조례의 구성체계가 무엇인지 살펴 모방한 사회복지조례가 아닌 자주적 사회복지조례를 제정하길 바란다.

김광병 청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kbkim@chungwo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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