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금융권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잇달아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에도 CEO 리스크가 드리워졌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또한 특혜채용 의혹에 휘말리면서 기 완주 여부를 두고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농협금융지주 본점의 김 회장 집무실과 자택, 수출입은행 본사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지인으로부터 합격문의를 받은 지원자가 합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채용기준을 변경하고 채용인원을 늘렸던 것이 감사원에게 적발됐다.

이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은 김 회장으로부터 ‘수출입은행 부행장 아들 A씨의 필기시험 합격 여부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원자가 합격 대상에 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 씨는 채용 인원을 늘렸고, A씨는 합격했다.

검찰은 이에 김 회장을 ‘참고인’으로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김 회장은 의혹이 불거진 당시부터 인사 청탁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또한 의혹 당시가 청탁금지법 시행 전이기 때문에, 김 회장에 대해 혐의점을 두거나 사법처리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금감원 발 검찰 수사가 금융권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금융권 수장들이 도의적 책임을 피하고 있지 못해 김 회장 또한 이슈 자체가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 국정감사에서 신입사원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에서 당행에 지원한 금감원, 국정원, 대기업 간부 등의 친인척과 지인 16명의 명단을 작성해 내부적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손태승 부문장이 일상 업무를 위양받아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우리은행은 내부혁신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인사시스템 및 기업문화 혁신을 꾀하는 상태다.

금감원 또한 본격적인 인사쇄신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제2차 임시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제청에 따라 유광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과 원승연 명지대학교 교수를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에 임명했다. 금감원은 이외에도 부원장과 부원장보 등의 임원을 전원 교체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임기 완주 여부가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로 약 5개월여가 남은 상태다.

김 회장은 지난해 빅배스(부실채권 정리)를 선언, 대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적자를 빠른 시일 내 흑자로 전환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금융지주 최초로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다만 압수수색에 이어 김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까지 이뤄질 경우, CEO 리스크가 금융지주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는 만큼 임기 유지가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NH농협금융의 자회사 사장들이 대거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회장 교체는 지주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임기 완주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