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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 소비자 구제는 글쎄…
서유리 기자 | 승인 2017.10.24 13:49
사진=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캡처.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 지난 4년간 평균 301일 소요

분쟁사건 처리 기한, 법정처리기한의 4배가량 초과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이 소비자 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4년간 집단분쟁조정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데까지 평균 301일이 걸렸고, 분쟁사건 평균처리일수도 118.6일로 법정처리기간인 30일을 4배 가까이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되레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

또한 조정결과가 나와도 다수 기업들이 이를 상습 거부하는 탓에 실질적인 소비자 구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공개한 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집단분쟁조정을 신청 받아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데까지 평균적으로 301.2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요청이 접수된 뒤 분쟁조정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정하는데 10개월 이상이 걸렸다는 것이다.

실제 2014년 KT의 개인정보 유출 당시 분쟁조정의 경우 분쟁조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되기까지 2년 4개월(872일)이란 시간이 걸렸다.

2014년 한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분양 허위광고에 관한 건도 636일 지난 뒤에서야 분쟁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고, 2013년 CJ CGV의 영화관 멤버십 포인트 소멸 건의 경우에도 552일이 지난 뒤에 분쟁조정을 하지 않기로 해 절차가 종료됐다.

현행 소비자기본법에 의하면 집단분쟁조정이 접수되고 그 절차가 개시되면 30일 이내에 조정절차를 종료하도록 하고 있다.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신속하게 일정을 진행해야 하지만, 조정위원회가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법으로 정한 바가 없다 보니 실질적으로 분쟁조정절차를 거치는 데만 장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개시 여부가 결정되더라도 사정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이 분쟁사건을 처리하는데 법정처리기한을 무려 4배가량 초과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소비자 분쟁조정 사건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쟁 사건의 평균 처리일수는 118.6일로, 소비자기본법에서 정하는 법정처리기간인 30일을 4배가량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미결사건은 2012년 558건에서 2016년 1473건으로 약 3배 급증했고, 조정관 1인당 사건 수도 같은 기간 102.3건에서 158.9건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 소비자 A씨는 지난 2016년 8월 골프회원권 계약 해지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지만 사건처리지연으로 올해 1월 31일 사건 조사에 착수하던 중 피신청인이 지난해 10월 7일 폐업한 것을 확인, 사건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소비자 B씨 역시 인터넷 교육 수강료 환불과 관련해 지난해 3월 소비자원에 구제를 신청했지만 소비자원은 올해 2월에서야 조사에 착수, 지연기간동안 증빙자료가 모두 삭제돼 분쟁조정 자체를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베이, 인터파크 등 소비자분쟁조정결과 상습 거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을 내려도, 오픈마켓 업체들은 소비자분쟁조정원의 조정결과를 상습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실에 따르면 오픈마켓인 이베이, 인터파크 등이 소비자분쟁조정원의 조정결과를 상습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소비자분쟁조정원의 조정을 거부한 기업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이베이와 인터파크는 전년대비 순위가 각각 6단계(7위→1위), 11단계(13위→2위)씩 급상승했다.

특히 이베이의 경우 최근 4년간 분쟁조정거부 다발기업 명단에 연속으로 10순위권 내에 들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막심한 요주의 업체로 꼽혔다.
애플코리아는 5년 연속 46건의 분쟁조정 거부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분쟁조정을 거부한 상위 10개 기업에 속했다.

정재호 의원은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판매자와 구매자간 분쟁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구제에 소홀할 수 있다”며 “최근 기존 소셜커머스 회사들이 오픈마켓으로 전환하거나 확대 진출함에 따라 소비자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소비자원이 오픈마켓에서의 소비자분쟁조정 성립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기본법 개정안’ 소비자원 기능 강화될까

한국소비자원 내 소비자분쟁조정 처리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또한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거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경우에는 인증이 취소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중심경영 인증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소비자 정책 위원회 위상을 강화하는 내용의 소비자 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서는 소비자중심경영을 도입한 기업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인증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하고, 인증 절차 방법, 취소 사유 등을 규정했다.

인증 유효기간은 2년으로 하되, 부정한 방법의 인증과 소비자 관련 법률을 위반할 경우에는 인증이 취소된다.
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위원 수는 기존 48명에서 145명으로, 상임위원은 2명에서 5명으로 증원된다. 소비자분쟁조정 처리기간을 단축하고 비상임위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또한 소비자 정책 위원장을 국무총리로 격상하고 공정거래위원장을 간사위원으로 변경했다.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위해(危害)가 발생해 복수의 중앙행정기관에 의한 종합 대책이 필요한 경우 긴급 대응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외국에서 리콜이 발생하면 반드시 결함 내용을 중앙행정기관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등 리콜 규제도 강화된다.
사업자가 판매하는 것과 같은 물품이 외국에서 리콜 되면 사업자는 그 결함 내용을 소관 중앙행정기관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중앙행정기관장이 결함이 있는 물품 등에 대해 리콜 명령을 하면 해당 사실을 직접 공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소비자기본법 개정을 통해 소비자 정책위원회가 실질적인 범정부 컨트롤 타워로서의 기능을 갖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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