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병원이나 의원 5곳 중 2곳이 분만사고 분담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모·신생아·태아·뇌성마비 환자를 위한 보상금에 대해 의료기관들이 미납한 것이지만 납부에 대해 강제를 못하기 때문에 재원부족이 불을 보듯 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은 10월 23일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제출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 미납금 현황’을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의료분쟁 자동개시 개정안 시행(16.11.30일)으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보상건수 및 보상금도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병·의원 5곳 중 2곳이 분만사고 분담금을 미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담금 적립목표액 8억2672만원 중 미납금 3억595만원으로 63%만 보상재원으로 적립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는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분만에 따른 의료사고의 보상을 위하여‘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를 2013년 4월 8일부터 도입·시행중에 있다. 불가항력 보상제도는 분만과 관련된 의료행위 자체에 내재하는 고도의 위험성을 고려해 누구의 잘못도 찾을 수 없는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의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되었다.

불가항력 의료사고의 청구 및 지급현황을 보면 2014년부터 2017년 6월까지 불가항력의료사고 40건이 청구접수 되었으며 산모의 사망, 신생아사망, 태아사망, 뇌성마비 등에 30건에 대해 7억 7500만원이 지급되었다.

의료사고의 내용이 사망 및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등 중상해에 해당하는 경우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도록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다. 이에 따라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청구건수가 2016년 12건으로 나타났으며 올 6월 30일 현재 12건 발생하여 보상건수 및 집행해야할 보상금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지난해 분담금 납부 대상 의료기관 5곳 중 2곳가량이 분담금을 미납했다. 연도별 미납률은 2014년 19.5%, 2015년 28.2%, 2016년 37.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분담금 재원은 국가가 70%를 감당하고 있으며 보건의료기관 중 분만 실적이 있는 기관의 분담금 30%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재원은 2013년 21억7274만4000원이 지원됐다. 보건의료기관은 분만실적이 있는 기관에 대해 분만 1건당 1160원을 분담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의료기관 종별로 적립율과 납부율을 보면, 불가항력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재원을 의료기관이 분담해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분담금 적립목표액이 8억2672만원임에도 미납금 3억595만원이나 적립되지 않아 분담금 적립율이 6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98.4%, 97.6%로 나타났으며 종합병원은 72.8%, 94.1% 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병원은 56.5%, 62.1%, 의원 62.8%, 65.0%로 나타나 병원급 기관의 적립률이 50% 대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분만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사회적 비용을 국가와 의료기관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든 제도는 일부 의료기관이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재원 부족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시도별 분담금 미납액 현황을 보면 경기도가 8282만원 수준으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이 5420만원, 부산이 3917만원 순으로 미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미납금액은 2억1300만원이며 최근 3년간 미납금액 합계은 3억595만원이었다. 미납금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에 있는 유명 산부인과(604만원)로 나타났다. 병원의 분담금은 주로 100만∼300만원, 의원은 10만∼100만원대다. 1000원에서 1만원의 분담금을 내지 않은 산부인과도 13곳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용을 의도적으로 내지 않는 것으로 볼수 있다.

김승희 의원은 “지난해 신해철법 개정안 통과이후 의료분쟁 자동개시가 급속히 늘어 보상재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미납액이 늘어 불가항력 의료보상제도 미납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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