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차지 정부에 가장 바라고 있는 정책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여성정책정책연구원이 대학, 연구관, 정부부처 1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위가 ‘일?가정 양립 정책의 확산’(33%)이었다.

다음으로 여성 일자리의 양적확대와 질적 개선이 21.3%로 2위를 차지했고, 다양한 가족지원 내실화 및 돌봄 인프라 구축이 9.3%로 3위, 생활속에서 공감하는 성평등한 문화조성이 역시 9.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유희정 기획조정본부장은 “여성부가 지난 10여년간 여성정책 전담 기구로서 여성 이슈를 제도화하고 국가의제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호주제를 폐지하고 성매매방지법, 건강가정기본계획 등을 도입해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그러나 여성정책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성문제는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과 성 평등을 위한 많은 법제 개정이나 기구의 설치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여전히 성 차별의 완전한 해소와 동등한 지위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안의 증가와 함께 여성 일자리 창출 능력이 지속적으로 떨어되고 있으며 선진국에 비해 여성 인력 활용률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이 같은 여성취업난과 남녀 임금 격차, 여성의 하위직 집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경력 단절 현상이 심하고 29세 이하 여성 청년층 실업률이 가장 높아 전반적인 여성 취업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직업을 가져도 여전히 가족돌봄을 주로 책임지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중 역할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장시간 근로 관행이 여전하고 일과 가사를 모두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 부담에 대한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취업 여성들의 경우 자녀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자녀의 심신발달과 가족의 안정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저출산이라든가 여성 경력 단절 현상이 일어나는 주된 원인은 바로 아동보육에 대한 어려움 때문이다. 맞벌이 부모의 경우 아동보육의 어려움 때문에 경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힘든 형편이다.

국공립 보육시설이나 직장보육시설은 맞벌이 부모의 선호도가 높은 보육시설이긴 하지만 이들 시설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종일 보육을 필요로 하는 맞벌이 부모에게 우선적으로 이용권리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서 국공립 보육시설 서비스 이용시간과 비용을 맞벌이 부모에게 적절한 수준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
2011년 6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직장보육시설 의무 사업장의 설치비율은 62.9%에 불과하다.

반면 스웨덴은 보육시설 중 73.2%, 일본은 48.1%가 공공보육시설에 해당한다. 프랑스는 3세 이후 유아학교 100%가 모두 공공시설이며 보육시설 중 73.2%가 공공시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상시 근로자가 500명 이상이거나 여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 직장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잘 준수하고 있는지 정부가 보다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직장 여성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사회, 가정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이를 위한 정책 수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을 정착하기 위해선 먼저 취업 부모에 대한 보육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