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평등한 사회, 모든 주민이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여성친화도시는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 있어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으며 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실현될 수 있는 지역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09년 익산시를 비롯한 8개 도시가 선정된 이래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편익 증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도시다.
또한 성 평등과 다양한 존중, 사회 통합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미래도시 이념을 담고 있는 도시모델이다. 여기에 안전한 도시, 풍요로운 도시,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 배려의 도시를 기본 목표로 다양한 추진전략과 방안이 덧붙는다.

여성가족부는 각 기초지자체가 수립해 제출한 향후 5년간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 추진계획을 통해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기반 구축정도, 추진계획 내용의 충실성과 적절성, 추진으로 인한 기대효과 등을 종합 평가해 여성친화도시를 선정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성 인지적 지역정책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함과 동시에 타 지역의 자발적 참여와 확산을 도모하고 중앙 차원에서의 성 평등정책을 지자체에 종합적으로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여성친화도시는 지자체와 각계의 전문가, 여성단체와 지역주민이 모두 함께 만들어간다. 지역주민 스스로 위험한 환경을 개선하고 여성과 아동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야 말로 ‘여성친화도시’의 주요과제인 것.

또한 여성의 취업과 창업을 돕고 지역 주민 스스로 돌봄 공동체를 구성하는 등 정부에서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지역 주민의 참여가 중요한 사업이다. 이에 여가부는 제4차 여성친화도시포럼을 광주광역시에서 개최하고 광주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성친화적인 도시계획의 현황과 발전방향 등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가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각계의 관심과 이해를 확산시키고 여성친화도시 사업이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여성친화도시 포럼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앞서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산광역시 사상구, 충청북도 청주시 등 3차례 개최되기도 했다.

광주시 여성친화형 도시계획 설계

박태원 광운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여성친화적인 도시계획에 대해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목표로 사용자로서의 여성의 욕구를 반영한 상향식 주택단지 조성을 위한 기초모델로서의 의미와 가능성을 담고 있다”며 “여성의 관점에서 안전하고 편안하며, 보육친화형 주거공간이 조성된다면 저출산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보금자리로서의 주택단지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정된 주거와 주택단지계획이 갖고 있는 단위계획으로서의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지구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교통, 고용, 여성복합시설에 대한 계획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성 친화형으로 구분되는 체육시설을 여성친화형 공간으로 재인식시키는 노력도 일고 있다. 정대경 광주광역시 체육진흥과 사무관은 “광주시는 ‘시민이 주인 되는 아름다운 야구장 건설’을 목표로 편리한 야구장, 친환경 야구장, 문화복합 야구장, 시민중심 야구장 등 네 가지를 건립 콘셉트로 정해 사업을 추진했다”며 “편리한 야구장이란 성별, 연령,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한 사용 환경을 만드는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해 여성 친화형 야구장으로 건립한다”고 밝혔다.

정 사무관에 따르면 실제로 여성 야구 관람객 수는 지난 2011년 39.2%에서 2012년 40.8%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 기존 남성 위주의 야구장 설계에서 여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설계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여성 친화형 야구장을 건립하기 위해 기존 담을 철거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 등의 활동이 가능케 했다. 또한 수유실, 놀이방, 장애인 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했으며 여성관중 증가를 고려해 여성화장실의 비율을 늘리는 등 여성친화형 야구장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 주민이 함께 만드는 도시

‘여성친화도시’는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사업 중 하나다. 광주시 마을기업 중 광주시 서구 화정동 주민카페 ‘화사한 꿈틀이’에서는 지렁이를 테마로 녹색생활 실천과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모여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문화를 공유하는 작은 공동체 모임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는데 이런 돌봄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통해 따뜻한 마을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경미 광주여성노동자회 회장은 보육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역사회 통합 돌봄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현재 핵가족화, 맞벌이가구 증가 등으로 마을공동체가 해체돼 아동보육은 전적으로 가정의 책임이 됐다”며 “특히 여성은 양육의 주책임자가 돼 일과 양육 중 선택을 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으며 저소득층 여성은 양육 문제 때문에 임시직, 파트타임, 부업 등 불안정고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많은 여성들의 공통된 고민으로 일과 양육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마을공동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광주여성노동자회는 지난 2010년부터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라는 슬로건으로 마을 보육 공동체운동을 하고 있는 광주여성노동자회는 아동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 맞벌이 가구가 밀집된 아파트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마을보육센터’를 설치하고 안전한 아동 돌봄과 일하는 부모들이 안심하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광주지역은 맞벌이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도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을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국공립보육시설은 2.3%로 공공성 면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다.

이에 저소득 맞벌이 가구가 밀집된 아파트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마을보육센터’ 설치에 나섰다. 이를 통해 안전한 보육과 보육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일하는 부모들이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주민사랑방, 강좌, 장터 등 다양한 주민사업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마을보육사 등 여성일자리 창출에도 큰 성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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