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연아 기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이 지난해 10월 10일 공개한 해양수산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입국한 어업 부문 외국인 종사자의 최근 2년간 무단이탈 및 계약해지 비율이 6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현권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허가제 및 외국인 선원제로 어업분야 취업 자격을 획득하여 체류하고 있는 26132명 중 약 38%에 해당하는 9661명이 불법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2016년 12월 기준)

이들은 주변 농업, 건설업, 제조업 현장으로의 불법 재취업을 통해 국내 불법체류를 이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다양한 형태의 범죄 및 가혹한 노동에 노출되기 쉬워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주어선원 제도는 어가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의 부족으로 어업 분야 외국인력 수급 제도의 일환으로 1991년에 처음 도입되어 현재에는 선원이 종사하는 선박종류에 따라 '선원법'을 근거로 하는 외국인선원제(E-10)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하는 고용허가제(E-9)로 나뉘어 운영 되고 있다.

2017년 2월 사단법인 한국수산어촌연구원이 수행해 해양수산부에 제출된 연구보고서 '고용허가제 외국인어선원의 효율적 관리방안'에 따르면 2016년 기준 20톤 미만 어선수와 양식장 등이 7060개소가 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6700명인데 실제 배정은 2840명으로 부족 인원률이 57%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최근 2년간 외국인어선원 고용 및 이탈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단이탈 및 계약해지 비율이 63.3%에 달해 고용허가제(E-9) 외국인어선원 제도의 비효율적 운영 실태를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가장 큰 이탈 사유는 당초부터 수산에 종사 할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한국으로 입국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는 입국 이후 이들을 국내 타 업종으로 보내는 불법브로커의 성행이다. 이로 인하여 고용주들은 적기에 필요한 노동력을 상실하여 타격을 입고 있다.

그간 정부 역시 불법체류자와 그들을 불법고용하는 고용주에 대한 단속을 제대로 못한 것도 불법체류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

'선원법'을 근거로 하는 외국인선원제(E-10)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20톤 이상 어선 중 연근해어선은 상황이 복잡하다. 연근해어선에 취업하는 외국인의 경우 어려운 노동 환경에 대한 부적응과 노사 합의로 정해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 일부 몰지각한 선주들의 인권 침해적 가혹행위로 인하여 근무지 무단이탈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3년 노사 합의로 정해진 연근해어선 외국인 선원 승선 허용 총정원은 15100명 이내이고 실승선인원 10000명 이내이다.

그러나 현재 연근해어업을 위해 입국한 외국인 어선원 중 무단이탈하여 불법체류 중일 것으로 추정되는 숫자가 6000명이 넘고, 실제 연근해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외국인 어선원의 경우 2016년 말 기준 8314명 밖에 되지 않아 외국인 노동력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연근해 어업의 경우 출어에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높아서 필요한 선원을 못채우면 노동 강도 대비 성과가 급감해 선주들의 입장에서는 출어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한 어가 소득의 감소가 어업 종사 인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선주들은 승선 허용 쿼터를 늘려서라도 외국인어선원의 추가 도입을 요구 하고 있지만 쿼터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노사 합의 절차가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제때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외국인 어선원의 무단이탈 후 국내 불법체류를 막기 위한 대비 없이 외국인 선원 승선 허용 정원만 늘릴 경우 당장 출어에 필요한 노동력은 제공할 수 있을지라도 도입인원의 40%에 해당하는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제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부 어선주의 부적절한 태도가 심각한 인권 탄압을 야기하기도 한다. 외국인노동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여권을 빼앗거나, 임금 체불, 폭력행사 등의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어업종사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단기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므로 외국인 노동력이 절실한 상태인 것은 현실”이라며 “그러나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의 무단이탈 후 불법 체류는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낳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의 외국인 어선원 제도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연아 기자  penmo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