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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 명시적으로 보장해야성평등헌법 개정을 위한 전략모색 토론회 개최...성평등 명시한 헌법 만들어라...성별에 의한 차별금지라는 소극적 틀에서 벗어난 헌법 만들어야
김희정 기자 | 승인 2017.09.25 15:04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1987년 제9차 헌법 개정 이후 30년 만에 제10차 대한민국 헌법 개정을 위한 닻이 올랐다.

그동안 국회는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헌법개정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최근 국회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헌법 개정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의견 수렴을 위해 국민여론조사와 더불어 국민대토론회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및 개헌국민투표의 동시 실시를 위한 개헌시계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12일 국회에서는 성평등헌법 개정을 위한 전략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토론회에서 “성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성평등 헌법은 여성의 권익보호를 넘어 보다 강한 민주주의를 구축하는 일이다”며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역할과 기여는 확대되었다. 그렇지만 헌법상의 여성은 보호대상으로서의 여성에 머물렀고 이들의 권리 또한 성별에 의한 차별금지라는 소극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 어디에도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를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실질적인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내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30년전 만들어진 현행 헌법은 이제 성평등과 남녀동수라는 21세기의 시대정신에 맞게 개정되어야 하며 남성과 동등한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 서의 여성의 주체적인 권리를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성평등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번 토론회의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 모인 여성계 관계자들도 “여성계의 지혜를 모아 성평등헌법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남녀의 동등한 권리보장,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적극적 조치 및 남녀동수이론‧동일 임금의 실시를 담은 성평등 헌법 개정을 촉구하고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개헌특위는 개헌에 관한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자 지난 8월말부터 9월까지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논의과정에서 국민들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내기엔 한계가 많아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여성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권미혁 의원은 “성평등 헌법 개정이 지향하는 가치관이 심각하게 왜곡되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현실에서 경험하는 차별과 정치, 경제, 가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성평등을 염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성평등 가치는 개헌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핵심이슈 중 하나이다”며 “여성인권 향상과 성차별 해소를 위해 수십 년간 활동해온 여성시민운동계와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성평등 헌법개정이 실현가능하도록 전략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주 소장은 서울시민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500여명에게 헌법개정 필요성에 대한 직접 면접조사를 지난 8월 12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4%가 헌법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헌법개정 이유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본권 보장(20%), 직접 민주주의의 확대(16%), 국민참여적 헌법개정절차 구축(14%) 순으로 나타났다.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은 “그동안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와 국회의원 연구모임 그리고 개헌 관련 학계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개헌에 대한 활발한 국민적 논의가 있어 왔지만  개헌을  주도할 만한 충분한 동력이 확보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개헌특위의 주요쟁점은 양성평등 또는 여성의 권익보호 규정 강화 여부 등이다. 일반적 평등원칙 규정과 별도로 성평등에 관한 별도의 조항을 신설할지의 여부, 임신 출산 양육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 규정을 신설할지 여부, 공직 전칠 등에서의 동등한 참여 보장을 명시하는 규정을 신설하지 여부 등이 주요 논거였다.

이중 성평등의 경우 다른 영역보다 보장할 필요성이 크므로 별도의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별도로 성평등 보장 규정을 신설하는 것은 성평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밖에 모성보호의 필요성이 점차 크게 대두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와 관련한 법 조항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공직과 선출직 등에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진출하도록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의견들이 개헌특위의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성평등 보장 규정을 신설하는 것에는 대체로 공감이 있었다. 임신, 출산, 양육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 규정 신설에 대해서는 EU 기본권 헌장과 같이 적극적인 권리의 하나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상세한 규정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또 공직 진출 등에서의 동등한 참여보장 명시 규정 신설에 대해서는 선언적 의미에서라도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의견과 고용에서의 성평등 명시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김은경 소장은 “실질적 성평등 보장 및 적극적 동등실현 조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회의 평등’이나 ‘실질적 평등’과 같은 이전의 평등 개념에서 ‘실질적 평등’을 추구하는 현대의 평등 개념에 맞게 국가의 적극 평등실현 의무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 기본법에는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가 실제적으로 실현되도록 지원하고 현존하는 불이익이 제거되도록 노력한다”고 되어 있다.

이어 김 소장은 “출산과 양육이 여성에게만 한정된 의무로 이해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출산 양육을 위한 권리의 보장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EU 기본권 헌장에는 “모든 사람은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도록 모성을 이유로 한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및 자녀의 출산이나 입양 후 유급의 출산 휴가 또는 양육 휴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여성의 권익보호를 위해 성평등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평등권의 내용 중 가장 대표적인 권리로 개별 조항에 산재한 관련 내용을 체계화해 권리보호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찬성하는 견해와 있었다.

반면 이 같은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은 “차별금지 사유로 성별에 따른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으며, 평등원칙 외에 별도로 성평등 규정을 신설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답했다.

김 소장은 “성평등 조항의 신설 및 강화는 여성의 권익 증진 차원을 넘어 현존하는 남녀 간의 명백한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현행 헌법 32조의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는 규정은 여성을 남성과 다른 특별한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는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고 현존하는 불이익을 개선하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한다. 남녀평등은 고용, 노동, 복지, 재정 등 모든 영역에서 보장되어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새로 신설되거나 강화되어야 할 조항으로 ‘국가는 선출직‧임명직 공직 진출에 있어 남녀의 동등한 참여를 촉진하고 직업적‧사회적 지위에 동등하게 접근할 기회를 보장한다’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국가는 자녀의 출산 양육을 지원하여야 한다’ ‘국가는 모든 사람이 일과 생활을 균형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는 조항들이 신설되거나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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