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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못 견디고 중국 떠나는 유통업체...베트남 등 동남아로 거점 옮긴다
김성민 기자 | 승인 2017.09.15 17:50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이 6개월 넘게 장기화되면서 현지 진출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지만, 최근 사드가 추가 배치되면서 오히려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

이에 지난 1997년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가 20년 만에 중국 시장에서 손은 뗀 데 이어 롯데마트도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현지 매장 매각 작업에 착수하면서 국내 유통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더스(China Exodus, 중국 탈출)'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 112개 점포 중 87곳 영업정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롯데마트 처분을 위해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매각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협상 조건에 따라 중국 내 매장의 일부 혹은 전체를 파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롯데마트의 어려움은 지난해 9월 정부가 사드 배치 부지를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으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후폭풍으로 중국과의 외교 관계뿐만 아니라 대중 수출 및 관광, 유통 산업이 타격을 받았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에서 불매운동에 직면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 3월 중순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에 위치한 롯데마트 등 영업정지가 시작됐다. 소방 규정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난 10여년 동안 소방과 위생점검 문제로 일부 벌금을 낸 적은 있었지만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현재는 중국 내 112개 매장의 77%인 87곳이 영업정지되거나 임시 휴업 중이다. 그나마 영업을 하고 있는 나머지 점포도 중국인들의 불매운동 등으로 매출이 75%나 급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연말까지 피해액만 1조원 추산

연말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노동법상 매장의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임금의 70% 안팎을 종업원들에게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매장 임차료, 상품대금 등이 매달 나가기 때문에 월평균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소요된다.

지난 3월 이후 롯데마트의 피해 규모는 5000억원에 이르며 연말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도 그동안 롯데 측은 “일부 매장에 대한 점포 재배치 등 사업 효율화는 몰라도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롯데마트가 철수하게 될 경우 롯데백화점,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등 계열사가 진행하는 사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긴급 운영자금을 수혈하면서 중국 롯데마트의 운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애썼다.

지난 3월 출자와 차입으로 중국 롯데마트에 긴급 운영자금 3600억원을 투입했으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최근 홍콩 롯데쇼핑 비즈니스 매니지먼트가 수출입은행을 보증사로 3억달러(약 3400억원) 채권을 발행하면서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홍콩 롯데쇼핑 비즈니스 매니지먼트는 롯데마트 중국법인과 롯데백화점 중국법인을 소유한 중간 지주사격 회사이다.

이런 롯데가 철수 작업에 도입한 것은 한·중 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정부는 성주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설치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외 다른 사업도 사드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그룹이 2008년부터 3조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도 지난해 12월 중단된 후 재개될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중국 사업서 손 터는 이마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롯데마트뿐만 아니다.

이마트는 중국 내 점포 5곳을 태국 CP그룹에 매각하고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의 중국 사업과 관련, "중국에서 이마트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 상하이 소재 취양점을 시작으로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다. 한때 중국 내 매장을 27개까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하는 듯 했지만, 중국의 배타적 문화에 따른 현지화 실패, 높은 점포 임차료 부담, 입지 선정 실패, 중국 경기 둔화 등 시장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최근에는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화차오점 등 6개 점포만 운영하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드 여파까지 겹치면서 이마트는 결국 지난 5월 중국 시장 내 완전 철수를 결정한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중국에서는 사업을 철수하지만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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