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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공감하면 친구가 된다
김진미 빅픽처가족연구소 대표 | 승인 2017.09.13 12:13

[여성소비자신문]대학생이 된 아들이 미국에 혼자 살면서 좌충우돌 중이다. 그 동안 엄마가 처리해줬던 일들을 혼자 해내느라 실수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으며 하나씩 배워간다. 

최근 기숙사에서 나와 방을 구해 이사를 하게 됐다. 이사 날짜를 맞추는데 미리 날짜를 확인하지 않아 중간에 일주일의 공백이 생겼다. 짐을 보관창고에 맡겼다. 자기는 친구 집으로, 기르던 고양이는 또 다른 친구 집으로 가야 했다. 

이후 아들은 고양이를 동반할 수 없다던 주인을 설득해서 다시 계약서를 썼고, 이사를 했고, 우편물의 주소를 옮겼다. 까다롭고 성가신 일들을 하나씩 처리해가고 있었다. 일의 순서를 챙기지 못해 고생을 두 배로 했다. 그럼에도 아이는 실수를 통해 배웠다.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저 아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것 뿐이었다. 
  
 “우리 아들 힘들겠네.” 
 “그래도 알아서 잘 하네, 기특하네.” 
  
이사 날짜를 미리 확인하지 않아 일이 복잡해졌을 때, ‘그러니까 미리 미리 알아봤어야지’는 식의 탓하는 말을 피했다. 그런 말이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사는 미국에 있는 아이 혼자서 해야 한다. 힘이 들어도 고생스러워도 그건 아이가 감당할 몫인 것이다. 

 “미리 확인하고 미리 알아보고 해라.” 
 “너는 왜 모든 일을 마지막으로 미루니?”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일이 없구나.”

부모는 안쓰럽고 속상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이는 감정이 상하게 된다. 감정이 상한 아이는 실수로 통해 배울 것을 놓쳐버리고 부모와의 관계만 나빠진다.  

아이가 감당할 몫에 대하여 부모는 그저 공감만 해주면 된다. 부모가 심정적으로 알아주고 지지해주기만 하면 아이는 스스로 배워간다. 고생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이다. 일처리 능력을 배우고 다음번에는 그 능력으로 실수를 피하게 될 것이다.  

아이의 실수를 공감하므로써 부모는 아이와 친구가 된다. 아이가 힘들 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아들은 울적하거나 뭔가 일이 꼬일 때 나에게 전화를 한다. 한 시간쯤 이야기하고는 엄마와 수다 떠는 자신의 모습이 멋쩍은지 말한다. 

“엄마, 나 여자인가 봐, 엄마랑 이렇게 수다를 떠네.”

그럼에도 아들은 고백한다. 엄마와 통화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문제의 해결을 찾았다며 기뻐하기도 한다.  

소통만 이뤄진다면,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란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상대이다. 아이는 부모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사랑하는 부모가 자기 이야기를 비판하지 않고 공감하며 들어준다면, 아이가 왜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에게 하고 싶지 않겠는가? 아이와의 좋은 관계, 친구 같은 관계는 공감의 대화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김진미 빅픽처가족연구소 대표  bigpicturefam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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