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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음식 하나 없다더니…국내산 계란도 ‘살충제’ 검출
서유리 기자 | 승인 2017.08.16 18:16
사진제공=식약처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유럽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큰 논란이 인 가운데, 국내산 계란에서도 해당 성분이 검출돼 소비자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피닐로닐 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8만 마리 규모 ‘마리농장’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6만 마리 규모의 ‘우리농장’에서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두 농가는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아 친환경 농가로 선정된 곳이다. 

‘피프로닐’이란 닭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로, 개, 고양이에서의 벼룩, 진드기를 구제하기 위해 사용된다. 다량 섭취할 경우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펜트린’은 닭의 이 구제에 사용되며 기준치인 0.01ppm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뒤이어 16일에는 강원도 철원 5만5000마리 규모의 ‘지현농장’에서 피프로닐이, 경기도 양주의 2만 3000마리 규모의 ‘신선2농장’에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 검출됐다.

또 전남 나주 소재의 정화농장에서 생산된 ‘부자 특란’과 충남 천안의 시온농장이 생산한 ‘신선 대 홈플러스 계란’에서도 비페트린이 추가 검출됐다.

해당 계란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식품부의 조치에 따라 전량 유통·판매 중지됐으며, 회수 및 폐기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계란 표면에 ‘08 마리’와 ‘09 지현’, ‘08 LSH’, ‘08 신선농장’, ‘13정화’, ‘11시온’표시가 찍힌 계란의 경우, 먹지 말고 판매처에 반품하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17일까지 모든 산란계 전수 검사를 완료하고, 잔류허용 국제기준 이하라도 피프로닐 검출 등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의 달걀은 전량 폐기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검출된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을 사용한 가공식품까지도 전량 수거·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5일까지 조사를 마치고 안전하다고 판단된 농장만 출하를 허용, 적합 판정을 받은 241개 농가는 즉시 유통을 허용했다.

대형마트 3사 등 계란 판매 중단…유통업계도 비상

살충제 계란 파문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를 비롯해 슈퍼마켓, 편의점, 농협하나로마트 등은 계란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쿠팡 등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도 생란과 구운 계란 등 계란 관련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소비자들은 불안을 호소하며 환불을 요구하거나 미리 사둔 계란을 폐기하기도 했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라는 소비자 A씨는 “아이들에게 자주 해주곤 했는데 살충제 여파로 모두 버리기로 했다”며 “이미 먹은 계란이 안전한 제품이었는지도 알 수 없어 마냥 걱정 된다”고 말했다.

달걀을 사용하는 유통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란이 들어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엔제리너스도 에그 샌드위치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자체적으로 계란이 들어간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마포구의 한 수제 디저트 전문점 관계자는 “제품에 친환경 계란을 사용하고 있지만 살충제로부터 안전하다는 확답을 받기 전까지는 계란이 들어간 제품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소비자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먹는 것 보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전수조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학교급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교육청과 부산교육청 등은 학교급식에 달걀류 사용을 중지하라고 일선 학교에 요청했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급식에 달걀 사용을 중단토록 한 뒤 결과에 따라 후속 조처를 마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 “살충제 성분 검출, 예고된 결과”

전문가들은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올 들어 이상 고온 현상으로 양계농가에 닭 진드기가 확산되면서 ‘피프로닐’ 계통의 살충제 사용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실제 지난해 소비자 관련단체의 산란계 사육농가 탐문조사 결과 양계농가 61%가 닭 진드기 감염과 관련해 농약을 사용했다는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살충제 관련 검사를 지난해에야 처음 시작했고, 이마저도 표본 60곳을 추출해 피프로닐을 검사했던 것이라 안전관리에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안일한 관리를 비판하며,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소비자가 이미 구매한 계란에 대해서는 환불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또 식용 닭고기에 대해서도 잔류농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 측은 “AI나 구제역 등 가축관련 질병이 계절과 상관없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임시방편적인 대책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관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사건이 터진 뒤 불안해하고 당국의 안일한 대처에 분통만을 터뜨려야 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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