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와의 첫 공식 만남에서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이뤄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7월 2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7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기업인과의 대화'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는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당시 경제인과의 차담회에서 “조만간 경제인과 만남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일간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는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개 그룹과 우수 중견기업으로 선정된 오뚜기가 각각 27일 28일 나눠서 참석했다.

27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각각 참석했다

또한 28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통령과 만났다. 삼성, 한화, 현대중공업과 오너가 없는 KT, 포스코를 제외하면 모두 총수나 총수 일가가 참석한 것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동참 의지 밝혀

이틀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회동에서 재계 총수들은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에 관해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정부 측에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첫날 회동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골목상권과의 상생,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약속했으며, 구본준 LG 부회장도 2차, 3차 협력업체를 직접 지원할 예정임을 밝혔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신고리5·6호기 중단과 관련 “(신고리5·6호기가)중단 된다면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 우려된다”면서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이 “충북 태양광 사업단지의 상시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부에서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달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제너럴일레트릭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해 어떻게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포스코도 소재 에너지 분야를 바탕으로 융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매출 감소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서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2차 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 200개 지원을 통해 고용 창출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GS 리테일 가맹점주에 대해 최저수익보장제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가 40%의 인력을 여성 인재로 채용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려온 점을 강조하며 서비스 산업 육성 대책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또 "앞으로 3년 동안 롯데의 정규직화 전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공계 인력 양성, 반도체 소재 장비 중소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황창규 KT 회장 역시 4차 산업과 인력 양성을 위해 관련 교육 센터를 대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지원할 것을 건의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조선업의 위축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조선업의 불황 극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고 인력 양성, 해양기자재 개발 등을 위한 정부 지원을 건의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는 최근 재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부자 증세’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 증세’란 연간 영업이익 2000억 이상인 초(超)대기업에 대해 법인세율을 올리겠다는 방안이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