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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이 15일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일시 중단과 관련해 “대정부 투쟁을 시작하며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주민들과 협력회사 역시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한수원 노조는 “이전 정부에서 원전이 필수라고 했던 한수원 이사진들이 정부가 바뀌었다고 졸속으로 건설 중단을 결정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한수원 노조는 3개월 공사 중단에 따른 비용 1000억원을 회사가 떠안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이사회의 기습 결정에 반대했다.
노조는 “서둘러 이사회 결정 무효 소송이나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며 “탈원전 논의는 충분한 전력과 신재생 에너지를 확보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수원 노조 측은 “법적 조치는 법률을 검토해서 이사회 무료 가처분 신청이나,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필요에 따라서는 배임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장 근로자들은 임금보전과 고용대책을 촉구하며 작업 중단을 이어가고 있다. 600여개 협력회사는 구체적 손실비용 보전을 요구할 방침을 세웠지만 공론화 이후 결론에 따라 대처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원전공사 중단 반대 범울주군민대책위 이재원씨는 “주민들은 개탄을 금치 못한다. 졸속처리한 것은 정부의 독재적인 판단으로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 발족 시부터 3개월간 공사를 일시중단한 것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17일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7월 14일 경북 경주시 북군동에 위치한 스위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5, 6호기 공사의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공사 일시중단 기간은 정부의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발족 시점부터 3개월간이며 3개월 내에 공론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다시 이사회를 열어 추후 방침을 재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공사 일시중단 기간 중 기자재 보관, 건설현장 유지관리, 협력사 손실비용 보전 등에 약 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수원은 구체적인 손실비용 보전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협력사와 강구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공사가 일시 중단되더라도 향후 공사재개 시 품질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노무인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사현장 점검, 기자재 세척, 방청 및 포장 등 특별 안전조치를 수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자로 건물 마지막 기초(3단)는 원자로 안전에 매우 중요한 부위로서 원자로 품질 확보를 위해 마리 작업이 불가피하므로 일시 중단 기간에도 최단 시일 내(8월 말)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온 상태에서 공기업의 입장에서 거기에 맞춰 나가는 상황이라는 입장도 내비췄다.
새 정부가 크게 탈원전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진들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일시 중단에 대한 잠정 결정을 내렸지만 최종 결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공론화 기간을 거쳐 신고리 5. 6호기 공사가 계속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만 이사회에서 일시 중단을 결정한 것은 정부의 정책방향 때문이다. 신고리 5, 6호기 영구 중지를 위한 포석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공론화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의견 조정을 통해 우려하는 사태가 최소한 해소되도록 노력하고 노조와의 갈등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그는 “국민들이 원전 지속 건설의 필요를 느끼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으며 이사회가 모든 것을 최종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7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가 우려한 것처럼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소신있는 입장을 전했다는 일부의 소리를 듣기도 했다. 신고리 5·6호기가 영구 중단될 경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반대 입장을 적극 개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짓고 있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취소될 경우 1조6000억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계속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사들도 일시중단을 결의하면서 (취소 결정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다만 신고리 5·6호기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부지가 안전하고 설비 개선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 정부가 가졌던 정책의 기조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새 정부는 혁신을 내세워 기존 정부의 것을 몽땅 뒤집고 각 부처 장관 역시 새로운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장들로 몽땅 바꾼다. 이렇다 보니 정작 공무를 수행하는 각 부처 공무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취재 과정에서 한수원 역시 산자부에서 지침을 내려 보내온 터라 어쩔 수 없다는 식이었다.
탈원전은 지속 가능사회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핵없는 세상을 표방하는 가장 이상적인(?) 정책인지 모른다. 이 운동만 수십년을 해온 운동가들을 통해 기자도 그 의의에 대해서는 동감하는 바이다.
그런데 일본은 최근 원전을 다시 건설 및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원전을 없애고 지내는 동안 전기값이 너무나 오르고 막대한 전기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름철 전기가 모자라 갑자기 주요 시설이 가동 중단되는 것을 경험했지 않은가. 원전의 위험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 산업적인 측면을 너무 간과한 측면이 있다. 이미 신고리 5, 6기에 28%의 공정이 이루어진 만큼 우리 건설사들은 건설이 전면 중단될 경우 국가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시민단체의 이익과 노선이 정반대로 배치되는 것은 어디 원전 분야 한곳 뿐이겠는가. 금융, 노동계, 산업계, 교육계 등 각 분야와 지자체들이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아우성이다.
여기에 한국 산업계를 이끌어온 대기업은 그동안 고속 성장을 통해 혜택을 누려오고 혹은 정경유착으로 이루어왔던 모든 것들이 도미노가 되어 돌아오면서 연신 두들겨 맞는데 이골이 났다.
이제는 그 타겟이 중견기업과 더욱 작은 기업들에게 옮겨 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엄습해온다. 썪은 것을 도려내는 것은 훌륭한 의사가 해야 할 마땅한 처치다. 하지만 곪지 않은 것 마저 건드린다면 그것은 돌팔이 의사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각 분야 혹은 각 부처 마다 기존에 해왔던 정책들 중 부패되지 않은 것은 그대로 지켜가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 아닐까.
김희정 발행인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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